2019/08 104

고프로 영입_20190320

작년 가을부터 입질하던 고프로를 드뎌 영입했다.결정적으로 아이폰 OIS가 독이 되어 액티브한 환경에 떨림이 너무 심해서 고심 끝에 선택한 액션 캠인 고프로는 배터리 조루와 터치 작동시 버벅임, 폰과의 불안정한 연동 등 단점 투성이지만, 화질과 하이퍼스무스, 직관성으로 만회되는 괜춘한 도구다.소림 무술에서나 볼 법한 연장봉과 자유 관절 3단 셀카봉, 헤드 스트랩과 체스트 하네스 등 잡다디한 액세서리들도 같이 장만해서 성능 시험해 보니까 작은 사이즈가 무색할 만큼 만족스럽다. 차량 블랙박스 언저리에 장착해서 길섶 풍경 촬영이나 연장봉 같은 걸루 도보 중 셀카 촬영 시 하이퍼스무스의 탄탄한 성능에 특히나 감탄하게 되는데 이제는 소심하게 걷거나 운전하지 않아도 되겠다.근데!!!!!!!!!!!!!!!!!!!!!!..

일상_20190320

비가 내리기 전날, 이다지도 화사한 봄 소식이 내리는 비로 주눅들지 않을까 싶어 고개 내밀어 둘러 보다 비마저 봄의 전령사 였음을 알게 되었다.심술난 바람이 사정 없이 흔들어 대지만 초점은 벗어날 지언정 봄 동무들이 반갑게 만난 결속은 바람이 어찌할 수 없다.질투의 심술은 신뢰만 소진시키고, 소유의 욕심은 등 돌린 뒷모습만 비춰질 뿐. 언제 부턴가 동탄에도 매화가 활짝 피었다.전날 미세 먼지에도 아랑곳 않는 매화는 그래서 더욱 화사하게 보인다.

삼척 바다와 산을 품은 공원_20190314

바다는 뭍을 그리워 하고뭍은 바다를 그리워 하여한데 어우러져 만나 자연 내음 가득한 해안을 만들었다.신록이 싹 트는 해안에 서서 쨍한 햇살과 순도 높은 바람 소리를 듣노라면아득한 봄날의 그리움과 기다림 속의 설렘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울진에서 아점을 줍줍하고 7번 국도를 따라 도착한 임원항은 봄의 나른함이 빼곡히 젖어 들어 그냥 자리 깔고 앉아 그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 보더라도 마음 가득 봄이 들어찬 것만 같다.7번 국도의 쉼터에 들러 멀리 보이는 임원항과 그 언덕 위에 자리 잡은 공원이 이번 목적지라 마음과 달리 한 아름에 쉬지 않고 달려 갔다.근데 멀리서도 선명한 엘리베이터를 보면 역시나 한 위용 하신다. 홍매화라고 했던가?처음 공원이 조성 되던 시기에 차로 들렀던 길을 따라 도착하던 중 발목을 붙잡..

울진에서 먹는 뼈해장국_20190314

여행을 떠나 보면 식욕은 무척이나 왕성해진다.예전 해물짬뽕의 기억을 되살려 찾아간 집은 뼈해장국으로 바뀌었고, 발걸음을 돌리기 귀찮아 걍 먹기로~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식당안은 북적이길래 묘한 호기심도 한 몪 했다.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식당 사람들이 뭐 이리 딱딱해?돈을 갖다 바치고 동냥 하는 사람 같다.하는 수 없이 줍줍하고 바로 뜨지만 역시나 지역 사람들의 친분을 뛰어 넘지 못하는 싸비스 마인드.근데 이거 프랜차이즈 식당이었구만.

학마을의 봄_20190314

기상하자마자 주저 없이 출발하여 울진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한다.창원, 부산으로 향할 때 반갑고 고마운 지인들 만나는 게 첫 번째 의미 였다면 두 번째는 이번 기회를 빌어 동해의 봄을 맞이하는 거다.물론 어디를 지정해 놓은 건 아니지만 추억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동선을 발견하고 거기에 충실해 지기로 했다.그래서 울진에서 에너지를 보충한 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7번 국도를 따라 하늘처럼 깊은 바다와 그 바다에 인접한 곳을 접하기로 한다. 덕구에서 울진으로 가는 길에 가던 길을 멈추고 지극히 평화로운 마을에 잠시 한길을 벗어났다.뒷산엔 학이 살고, 앞 너울은 이랑이 굴절된 햇살이 넘실대고, 마을 어귀엔 화사한 매화가 미소 짓는 곳.일상적인 시골 마을의 목가적인 풍경임에도 봄은 생동과 수줍음을 동시에 불..

7번 국도 울진 도화 공원까지_20190313

부산에서 출발해서 포항까지 오는데 한참을 걸려 17시반 정도로 늦어버렸다.학교 공직 생활을 하는 야무진 동생을 만나 커피 한 잔 나누는 사이 무심한 시간을 지칠 줄 모르고 흘러 이내 헤어졌고, 7번 국도를 따라 오는 사이 시간은 꽤나 많이 흘러 10시 정도가 되어서야 울진 도화공원에 도착했다.가뜩이나 울진하면 오지라는 인식이 강한데다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라 이 시각도 한밤 중인 시골 시계를 감안 했을 때 공원은 밝혀 놓은 불이 아니라면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텅빈 우주와 같았다.비 내리던 어제와 달리 미세 먼지로 대기가 뿌옇게 흐려 조금은 우려를 했지만 어찌하오리.이따금 텅빈 공원의 주차장에 차가 들어오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가 버리면 공원 전체는 아무런 소리도 전달되지 ..

창원과 부산 여정, 남은 건 사진 하나_20190313

전날 창원으로 가게 된 건 작년 학습에 자료를 제공해 준 분께 감사의 표현이자 받은 자료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기 위함이었다.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선뜻 자료를 전달해 주시면서 많은 분들이 그 자료를 통해 합격의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선행에 너무 감사했다.같이 공부하던 학우들 중에선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고, 필요에 의해 없는 건 제공 받을 지언정 가지고 있던 자료는 꽁꽁 숨겨 혼자, 아니면 가까이 친분을 둔 학우들과 공유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상대 평가도 아닌데 많이 합격하면 심사가 뒤틀린다는 심보려나?그렇게 순수한 선행이 고마워 택배로 자료를 보내기엔 감사의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거 같아 직접 찾아 뵙겠다고 미리 밝히고 내려가는 길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보은을 지나 속리산 부근으로 지..

봄이 오는 소리_20190310

밀려나고 밀어내는 게 아니라 다음을 위해 양보하고 함께 대지를 살찌우는 자연과 계절.아쉬움은 여기까지, 기대와 설렘은 지금부터.모든 계절이 윤택한 축복을 빗방울처럼 골고루 나눠주는 자연의 포용을 누리던 하루.달콤한 늦잠을 잠깐 참으면 좀 더 광활한 계절의 파동을 뿌듯하게 느낄 수 있다. 길가에 핀 흔하디 흔한 버드나무의 강아지가 잠시 고개를 돌려 관심의 안경을 쓰자 이런 아름다움이 있었나 싶을 만큼 잊혀진 기억을 되살려 준다. 봄의 첨병과도 같은 산수유 꽃망울이 품고 있던 탐스런 노랭이를 한껏 발산시킬 의지를 펼치고 있다. 냉이꽃?한 순간의 화려함 대신 오래, 꾸준하고 쉽게 변하지 않는 소박함을 선택했다. 하늘 향해 한껏 팔을 벌려 계절의 풍요를 흡수하는 나무.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석양은 정해진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