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1 8

사우의 초대형 지름신, 레인지로버_20190302

사우가 입버릇처럼 내뱉던 레인지로버를 드뎌 뽑기 했다. 난 차에 욕심이 별로 없음에도 이쁘고 탐스럽긴 하다.남자가 재산을 탕진하는 취미 중 대표 선수 3가지는 차, 렌즈, 오디오라는데 조금 발을 들여본 입장에서 이제는 도구에 별 미련이 없다.실력이 문제라 아무리 좋은 도구를 들여도 제대로 활용이 안 되는데다 본질은 사진, 오디오, 차가 아니라 여행과 음악이니까.저질러 본 자만이 깨닫는 자기 합리화거든. PS - 레인지로버에 오디오는 메르디안, 난 벤틀리에 들어가는 네임 오디오 쓰니까 내가 더 좋은 거지?!

일상_20190226

곡성에서 동탄까지 오신 학우이자 행님과 저녁 식사로 계절밥상 외엔 대안이 없었다. 전라도 음식을 능가할 맛집이 거의 없는데다 빕스 가기엔 너무 내 이기적인 취향이라 선택한 건데 그래도 제대로 접대를 못 한 거 같어.식사 후 커피 한 사발 나누고 바로 내려가시는 분 뒷 모습에서 너무 송구스런 마음 뿐인게 오신 지극 정성에 비해 접대로 너무 소홀하다 싶었거든.저녁 6시에 동탄역 도착, 11시 곡성 열차로 내려 가셨는데 대단한 분이셔!선량함의 표본이 바로 이런 분이구나 싶다.셀카를 찍으니까 직원 분이 오셔서 사진 찍어 주시겠단다.같은 자리에서 두 분의 배려를 접한 날이기도 하다.학교 다닐 땐 가까이 있어 절실함을 몰랐는데 이렇게 오래 못 보면서 그리움을 느낀다.이 생퀴 같은 사람 감정이란...

인천 유명 랭면집, 백령면옥_20190226

인천에 가서 하루 꼴딱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급 생각난 백령면옥으로 늦은 아침을 해결, 추가 사리까지 뽀개 버렸다.비냉과 추가 사리까지 합쳐서 9천5백냥~ 10년 만에 들린 집이라 주위가 다른 세상이겠거니 찾아 갔지만 의외로 통째 바뀌지 않았다.백령도식 랭면이라 남북한 맛이 적절히 섞여 있는 백령면옥은 닝닝하지만 여운이 남는 북한식과 달싹하면서 새콤한 남한식에 면은 질기지 않은 메밀 사리라 전형적인 랭면이라기 보단 막국수에 가깝다.랭면과 콩국수, 아니 면요리 애찬자라 뭔들 맛 없을려구?

칼끝 벼랑에 서다, 하늘벽 구름다리_20190217

전망대에 텐트를 쳐 놓고 크게 음악을 틀어 놓은 채 불륜 행각을 벌이던 사람들의 이기심에 기분이 '드그브자!'였지만 내 아까운 시간을 마냥 희생시킬 수 없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하늘벽 구름다리로 출발한다. 전망대에서 비집고 들어가 겨우 건진 사진을 확대해 보면 구름다리가 어렴풋이 보인다.물론 처음엔 저게 구름다리라고 생각도 못했고, 눈에 들어 오지도 않았다.또한 사진엔 없지만 이정표 상에 전망대 0.1km가 하늘벽 구름다리 0.9km를 조금만 지나 전망대 바로 앞과 구름다리로 갈라지는 갈림길 이정표 상에는 구름다리가 0.5km 남았단다.실제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리고 이정표 수치를 봐도 안맞다.이 날 구름다리를 가며 사진을 찍는 도중 거기 가겠다고 어느 정도 가야 되는 건지 묻는 분이 계셔 0...

칠족령 설화가 남긴 절경_20190217

칠족령에 대한 설화. 백운산 자락 근교 제장마을의 한 선비가 옻칠을 하는 옻칠쟁이었는데 그 선비 집에 누렁이란 개가 살고 있었다. 그 누렁이가 저녁 때만 되면 마실 나갔다가 항상 새벽 이슬을 맞고 집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수상히 여긴 옻칠쟁이가 도대체 누렁이가 어디를 갔다 오나 하고 궁금하여 하루는 누렁이 집 앞에 옻칠통을 잔뜩 갔다 놨다. 그날도 변함없이 누렁이는 옻칠통을 밟고 마실을 나갔다. 누렁이가 나간 사이, 옻칠쟁이는 누렁이가 밟고 나간 옻칠을 따라 찾아 나섰다. 옻칠을 따라 가다보니, 백운산 자락에 험하고 가파르다는 무늬마을로 내려가는 산길이었다. 누렁이는 매일 이 험하고 가파른 산을 넘어 밤새도록 걸어서 건너편 무늬마을에 무늬라는 암케를 만나고 또 밤새도록 걸어서 새벽에 집에 도착한것이었다...

오래된 곤드래밥집, 동박골_20190217

정선에 오면 곤드레밥을 줍줍해야 되지 않겠어?정선으로 들어오던 중 자동차 전용 도로가 생겨 얼떨결에 그걸 타고 정선을 지나쳐 버렸다.다시 돌아서 정선으로 들어오던 길은 처음 차로 정선을 들어오던 평창에서 정선으로 진입하는 길이었다.15년 전 아무런 지식도, 네비도 없이 퇴근 후 늦은 밤에 정선으로 첫발을 들였던 날, 평창 지나 이길로 오는 과정은 힘들었다.9시 좀 넘어 연당으로 빠져 불티 하나 없는 밤길을 운전하는데 이게 맞는 길인가?앞에 거시기한 뭐시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이러다 산사람 되는 거 아닌가?안개 같은 의심을 뚫고 가리왕산을 굽이치는 이 자리에서 정갈하게 켜져 있던 가로등을 보고 월매나 반갑고 안도 했던가!다시 이 자리에 수 없이 많이 지나쳤지만 급작스레 튀어 나오는 회상을 어찌 막으랴.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