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들 3521

기찻길과 물길이 만나는 오지 협곡, 삼탄역_20250805

박하사탕의 촬영지 이전에 강원도까지 가지 않아도 오지의 정취를 간직한 삼탄역과 유원지는 퇴근과 동시에 1시간 조금 되지 않아 도착했고, 폭염의 촉수로 인해 산과 산 사이의 좁은 협곡조차 영원할 것만 같던 여름이 무겁게 내려앉았다.치악산에서 발원한 제천천이 삼탄을 지나 충주호에 합류하기까지 바다에 대한 염원을 가득 실은 물결은 깊은 산세도 막지 못하여 굳이 비좁은 협곡을 만들었을까?여름은 기나긴 낮을 선물 했지만 열정도 빼앗아 기대를 품고 찾았던 짧은 여정이 아지랑이처럼 진면목이 흩어졌다.삼탄역은 1959년 2월 15일 배치간이역으로 개업하였고 역명은 주포천을 구성한 광천소여울, 소나무여울, 따개비여울에서 유래되었다.1967년 7월 1일에 보통역으로 승격되었고 1976년 4월 16일에 수소화물 취급이 중지..

일상, 용설호수_202050804

낮에 내린 비가 무색할 정도로 떨어진 기온을 극적으로 떠받친 습도로 가만히 앉아 숨만 쉬어도 땀은 비 오듯 흘렀고, 체력은 쪼루였다.그래도 호수는 좀 시원하지 않을까 싶어 용설호수를 찾았지만 시원하기는 개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온천에 온 기분이 들 정도로 어디를 가리지 않고 더운 건 매한가지였다.여기 오면 늘 주차하던 장소에 차량을 모셔놓고 첫걸음은 경쾌하게 내디뎠지만 얼마 못 가 후회막급, 그나마 뻥 뚫린 호수 주위 아기자기한 전경에 위안을 받았다.수변산책로를 조금 걷자 바로 옆 카페에서 공들여 키운 수국이 화사하게 맞이했다.호랑나방도 더위에 지쳤는지 땅에 주저앉아 날개만 미세하게 움찔거렸다.너도 덥고 나도 더워 서로 괴롭히지 말자!

냥이_20250802

한 동안 힘들어하던 녀석의 초롱초롱 살아난 눈빛이 반가워 손에 있던 폰으로 사진 몇 컷.난 주말 휴일에만 봐서 손이 거의 가지 않았지만 집에 있는 집사들은 녀석에게 얼마나 지극정성이었는지.도통 가출한 입맛으로 거식증에 걸려 밥 한 술 입에 넣지 않아 걱정이 많았었는데 그럴수록 뭐든 먹이려고 츄르와 마구로쥬레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 그나마 잘록하던 궁뎅이에 살이 붙고 털에 윤기가 나기 시작했다.

소보로빵에 반한 가성비의 빽다방 빵연구소_20250802

오색둘레길을 돌며 종종 지나쳤던 곳으로 명명된 빵연구소를 곧이곧대로 믿어 제빵 R&D센터로 착각하며 여기에 올 거라 생각을 전혀 못했건만 사우의 이야기를 듣고 카페 베이커리라 알게 되었다.큰누님 놀러 온 빌미로 오전에 도착하자 너무 한적해서 내 세상인 줄 알았는데 정오가 지나면서 댐에 수문을 연 것처럼 사람들이 몰려와 그리 작지 않은 공간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꽉 차버렸다.소프트한 식빵에 연유 삘이 나는 빵과 소보로빵을 뜯어먹는 순간, 그리고 배경지식을 압도한 점보빵 크기에 가격은 오산시장의 터무니없는 빵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매료되어 식사로 채워진 배를 잊고 빵으로 포식해 버렸다.집중 폭우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흙막이가 붕괴되며 덩달아 옆으로 지나는 도로가 폐쇄되는 바람에 어설픈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길냥이_20250730

마땅한 저녁 식사 자리를 찾던 중 지역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드나들던 돈까스집에서 왕돈까스를 시켜 배도 채웠고, 느끼함에 식욕이 수면 모드로 들무렵 식당 밖을 나오자 입구에 어린 치즈 냥이 하나가 얌전히 쉬고 있었다.너무 귀여워 손꼬락을 들이밀자 '웅~'하는 소리를 내며 휴식을 방해받은 듯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 손을 거두곤 녀석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았다.

세상 위 사찰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음성 가섭사_20250730

선택근무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이른 퇴근으로 곧장 음성 가섭사로 향했고, 다행히 가는 길이 막힘없어 오후 5시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절에 잠시 들렀다 이내 절에서 벗어나 산길치곤 잘 포장된 길을 걸어 가섭산 정상으로 향했으나, 방송 시설이 들어차 있어 정상을 찾지 못하고 바로 내려와 절에 들어서자 지난번처럼 적막과 평온이 가득했다.정상까지 완만한 오르막길로 10여 분 정도, 그 씁쓸한 욕망을 절에 멋진 자태로 서 있는 나무에 하소연하고, 경직된 마음은 경관에 털어놨다.[이전 관련글] 음성이 간직한 절경 보따리, 가섭사_20250710이번 동호회 목적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음성의 가섭사를 찾았다.굳이 가섭사를 목적지로 둔 이유는 산정상까지 차량으로 오를 수 있는 흔치 않은 사찰이란 것과 음성에서 맛집으로..

일상_20250726

주중부터 민생 소비 쿠폰이 지급되어 다른 주말에 비해 거리에 사람들이 많았고, 버스를 타고 오산 시내에 도착하여 도보 여행을 하던 중 소비쿠폰이 통용되는 버거집은 배달과 대기 손님이 꽤 많았다.돌아오는 길엔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궐동으로 걸어왔는데 오산 버스의 불편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더해 배차 간격이나 도로 정체 등의 문제로 꽤 불편했고, 주위 사람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라 짜증을 삭이며 집으로 돌아왔다.오산 성당을 지나던 중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앉는 저녁 광경을 바라보며 집으로 걸어갔는데 궐동은 꽤 번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