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332

연이은 충전기 뽐뿌, UM2와 유그린_20241222

무신 바람이 들었는지 근래 연이어 충전기를 영입했는데 UM2 65W, 45W, 200W 충전기에 이어 유그린의 100W 충전기, 그리고 차량용 165W 고속 충전기까지 근 반 년 사이 이렇게 몰취향에 빠졌었다.특히 12월 한 달 동안 두 개의 충전기도 모자라 48,000W 유그린 배터리까지 따진다면 그야말로 정신이 홀렸을 정도였는데 차량 충전기와 배터리를 제외한 충전기의 공통점, 아니 요 몇 년 동안 구입한 충전기의 공통점은 단 하나로 귀결되었다.바로 접지!기분 나쁘게 찌릿하면서 아이패드 펜슬로 그리는 선을 막가파 수준으로 만드는 이상 전류(?)가 접지 하나로 순둥해지는 걸 느낀 뒤 충전기는 오로지 접지가 구매 요소의 첫 번째 기준이 되어 버렸다.그렇다면 두 번째 요소는 멀티 포트로 주변에 수많은 돼지털..

늦은 밤에 불멍 때리기, 동탄 힐링 숲 카페_20241206

동탄에 불멍카페가 있다는 조카들의 말에 은근쓸쩍 호기심이 피어올라 저녁 식사 후 곧장 카페로 향했다.사람들이 많을 거란 귀띔과 달리 마지막 타임이라 카페엔 두 팀이 떠나자 텅 비어 예약 시각보다 좀 더 일찍 자리를 잡았다.카페 내에서 미리 음료와 간식거리를 사고 쥔장이 주는 불꽃 분말(?)을 받아 텐트와 같은 지정 장소에 들어가자 캠핑 느낌이 물씬했다.일반적인 카페에 비해 고구마 하나를 사도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색 경험에 지불하는 거라 다들 기분이 업되어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비교적 시간이 걸리는 고구마를 불에 올려놓고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첫눈이 폭설로 내린 여파로 한파가 매서워 더욱 불길이 따스하게 느껴지던 밤, 같은 시간대 우리 팀만 있었는데 어느새 두 팀이 들어와 각자 자리를..

3일 동안의 아침 동거, 맥도날드_20241120

대전에서 3일간의 교육 동안 항상 아침 맥모닝을 챙겨줬던 맥도날드는 이른 아침 시간에 한적했고, 잠시 앉아 음악이나 유튭 시청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었다.그렇게 3일 동안 아침마다 들렀다고 정이 들었는지 마지막 셋째 날 교육 때 아쉽기도 했다.여기서 맥모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바로 뎁따시 큰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려가면 점심 때꺼정 든든했던 덕분에 3일 교육은 내게 있어 유익한 시간이자 추억이 되었다.그나저나 초겨울 기습적인 추위치곤 3일 내내 매서워 만만하게 챙겨 입은 댓가를 톡톡히 치른 추억도 곁들였다.

숙소 불청객, 바퀴벌레_20241120

대전 교육에서 급히 잡은 숙소는 첫인상이 깨끗하고 친절해서 만족할 뻔했다.적어도 3일 중 이틀 동안은.근데 마지막 날 짐을 챙겨 나오기 전에 뭔가 보여 무심히 쳐다봤고, 보편적인 극혐의 대명사 바퀴벌레였다.설마 3일 동안 뒤엉켜 잔 건 아니겠지?여기 기나긴 머리카락이 어찌나 많던지 첫인상과 달리 청결 상태에서 인상을 찌푸리긴 했다.그나마 여행으로 다져진 무심한 성격이라 그때마다 휴지통에 털어내긴 했지만 바퀴벌레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저걸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녀석은 눈치를 까곤 황급히 침대 밑 좁은 틈으로 몸을 숨겼고, 벌레 같은 기분으로 짐을 챙겨 황급히 숙소를 벗어났다.다음엔 겉모습에 속지 말자!

대전에서 먹은 오마니 집밥, 교동면옥_20241119

대전에서 교육 첫날부터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고, 열공에 대한 의욕이 앞섰는지 시간 흐르는 줄 모른 채 첫날과 이튿날 오전 교육이 끝났다.마땅한 점심 끼니를 채우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있어 막무가내로 들어간 곳은 개업 이틀이 지난 곳이란다.그래서인지 점심을 주문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식사가 나왔는데 그나마 양은 넉넉해서 포만감은 느꼈다만 맞은편에 자리 잡은 어르신은 식사 주문도 쉽지 않았다.주문을 했는데 바쁜 나머지 그걸 잊어버렸고, 다시 주문드리는 과정에서 어르신도 조금 감정을 드러내셨는데 웬만한 사람 같았으면 몇 번은 쌍욕 난사했을 법했음에도 점잖으신 분이라 끝까지 신사적으로 표현하셨다.냉면 나오기 전에 추위를 잊게 만드는 육수를 마셨고, 그게 괜춘해서 몇 그릇 마셨나 모르겠다.이러..

종종 딤섬을 즐기는 곳, 페럼 몽중헌_20241102

저녁 약속을 깜빡하고 오산 세교에 있었는데 다행히 약속 시간을 1시간 늦추자는 전화를 받고 서둘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몽중헌에 온 게 얼마 만인지 생각이 가물거릴 정도로 오래 지난 거 같은데 그나마 경부고속도로가 비교적 적게 막혀 1시간 반 만에 도착했고, 미리 예약된 룸에서 허기진 배를 정신없이 채웠다.내부는 술파티가 벌어졌는지 비교적 시끌벅적했지만, 혀 끝을 간지럽히는 딤섬과 코스에 맞춰 줄줄이 나오는 음식은 여전히 정갈했고, 식사 말미에 나온 짬뽕은 역시나 칼칼하면서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었다.식사가 끝난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사진을 하나 찍었는데 후식도 욕심이 날 만큼 괜춘했다.식사를 마치고 동탄으로 돌아오는 길은 서울로 갈 때와 달리 한적해서 느긋한 드라이브를 즐겼던, 정말로 정신없..

촉촉한 11월의 비처럼 찰진 오송 김가네 한정식_20241101

오송 출장길에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짧은 일정을 끝내고 점심까지 준비된 자리라 네비를 찍고 찾아간 곳은 작은 언덕 넘어 한적한 가을 전경이 짙게 서린 철길 옆이었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정갈해서 대부분 빈 그릇으로 만들었고, 식사가 끝난 후 간단한 취지를 발표한 뒤 빗길을 헤쳐 회사로 도착했다.최근에 갔던 집 부근 한정식당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가성비에 가짓수보다 대체적으로 음식이 푸짐한 데다 단맛이 조금 강하긴 해도 컨디션이 괜춘했다.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회사 짬밥이 꽤 괜춘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갓 지은 밥과 같아 쌀알이 혓바닥에 그대로 굴러 다녔고, 특유의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회사 짬밥이 아무리 좋아도 단체 급식의 태생적 한계가 밥이 쪄서 떡밥 아니더냐.

세숫대야 짬뽕을 봤나!, 진천 짬뽕왕_20241031

푸짐한 비주얼로 눈이 즐거운 짬뽕에 큰 재미를 못 봤는데 진천에 온 뒤로 그나마 짬뽕다운 음식을 먹은 곳은 뜬금없이 시골마을이었다.여긴 짬뽕 내용물의 비주얼보단 세숫대야 같은 대접이 압권이기도 했다.내 손이 정말 귀엽게 보일 정도로 대접 사이즈가 웬만한 그릇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인데 그렇다고 인천의 화평냉면만큼 양이 있는 건 아니라 기 죽을 필요까진 없다.10월 마지막 밤을 가성비 괜춘한 짬뽕으로 채운 뒤 숙소 인근의 비교적 번화한 펍에서 마무리했다.지난번 만뢰산 생태공원으로 가는 길목이라 때마침 겨울 만뢰산 능선길을 계획한 상태였는데 가는 길에 이곳 짬뽕집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제대로 심취할 만한 여정을 나서야 되겠다.요즘 워낙 찰진 탕수육을 먹어서 그런지 평범한 탕수육보단 통통한 새우살의 깐쇼명하..

가을 복사골 카페, 음성 카페이목_20240928

충주 능암온천에서 약 1시간 가량 온천욕을 즐긴 뒤 금왕을 거쳐 진천에 도착하자 하늘에 이따금 흐르던 구름이 무리를 이루어 자욱하게 흘렀고, 그런 가을 전경들이 못내 아쉬워 광혜원 인근 카페를 찾았다.광혜원과 경계가 불분명했는데 어느새 음성이었고, 그것도 인척인 대소가 아닌 삼성이라.이 작은 땅에 선을 그어 이 동네, 저 동네 나누는데 반해 하늘은 그 경계도 없거니와 인위적인 선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더없이 맑고 넓었다.카페이목은 앞서 방문했던 스몰콤마나 뤁스퀘어보단 규모가 작았지만 복숭아밭을 배후에 두고 탁 트인 전망에 어스름 기운 구릉지대에 서 있어 땅이면 땅, 하늘이면 하늘 모두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지형적 특성을 교묘하게 활용했다.카페 너머 남쪽과 우측인 서쪽은 온통 복숭아 과수원이라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