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261

간현 출렁다리_20180226

무한 도전의 여파인가?간현 출렁다리가 매스컴을 한 번 타고나서 거의 신드롬에 가까울 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단숨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몇 년 전 청량리에서 중앙선 열차를 타고 원주 방면으로 가던 중 열차 창 너머 나름 소박하게 미려한 풍경을 보고 바로 맵을 열어 알게된 간현에 출렁다리가 생긴다는 소식은 이미 접했던 터라 언젠가 방문 하겠다던 의지를 갖고 있었는데 엄청난 인파를 목격하고 나서 무한 도전에 소개 되었단 걸 알았다.예까지 와서 발걸음을 돌릴 순 없고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큰 맘 먹고 온 만큼 인파의 틈바구니에 끼어 출렁다리에 몸을 실어 봐야지. 중앙선이 리뉴얼 되면서 직선화 되기 전, 이 철길이 중앙선이 었다.지금은 외형만 이렇게 덩그러니 남아 옛 추억을 상기시키는 역할 외엔 아무..

남한강을 품은 카페_20180226

썬밸리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점심 무렵 체크아웃하여 이내 고팠던 커피 한 잔을 채운다.때마침 가까이 전망 좋고, 내 취향의 맛 좋은 커피 브랜드가 보여 거기로 지체 없이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유유히 자리를 잡고 있는 남한강 유역의 신륵사와 도자기 엑스포공원이 한 눈에 여과 없이 들어와 넋을 놓고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예전에도 몇 번 들렀던 곳이라 조금 감흥이 지칠 만도 한데 여전히 장엄한 한강의 경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같이 왔던 사람도 이 장관에 넋을 놓고,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커피에 대한 기억도 잊어 버린 표정이다.하긴, 서울과 수도권의 젖줄인 한강의 위세를 이렇게 면밀히 지켜보는 날이 얼마나 되려나.유구한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억겁 동안 문명을 떠받힌 강인데 앞으로도 그 이상의 역..

여주 남한강의 너른 강변_20180225

해가 저무는 여주 한강변.사진과 달리 세찬 강바람에 노출된 피부가 금새 한기를 느낀다.처음 찾아간 곳이라 지도를 보고 비포장길을 거쳐 오후 느지막이 도착했지만 거대한 공원의 공백이 을씨년스럽다.가끔 지나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마주친 사람도, 눈에 띄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끝자락 겨울을 무색하게 만드는 강바람의 위세에 아직은 사람들이 움츠러드는 시기 였다. 멀찌감치 차를 세워 놓고 걸어온 길은 공원의 규모가 커서 꽤나 멀어 제법 많이도 걸었다.그나마 대화를 주고 받느라 거리와 피로를 느낄 수 없었고, 어느 정도 걷던 중 텅빈 벤치에 앉아 적당히 음악을 틀어 놓고 흥얼거리며 공간을 즐기기도 했다. 세찬 바람과 추위에도 날파리들은 연신 눈 앞을 휘젓고 다니다 카메라 렌즈캡을 열자 거기에도 달라 붙었다 다시 날..

가을의 안동호반_20171107

집으로 돌아가는 날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늘 그렇듯 주위를 둘러 보며 시간을 추억으로 아로 새긴다.아이가 일기를 쓰고, 세일즈맨이 다이어리에 지났지만 간과해선 안될 포인트를 기록하듯.아침 일찍 일어나 한 차례 적막한 호숫가를 둘러 보고 뒷정리를 마무리한 뒤 또 한차례 가족들과 함께 흩어진 시간들을 정리하는 것과 같다면 제대로 된 감정 전달일 수 있겠다. 이른 아침과 달리 호수와 숙소 주변을 가득 메웠던 안개는 다른 세상으로 던져 놓은 것처럼 일제히 걷히고, 전형적인 가을의 화사함이 자리를 떠나려는 사람들을 반긴다.호수에서 바라본 숙소는 숲의 일부인 양 나무 숲에 뒤엉켜 빼꼼히 고개를 내민 부끄럼 많은 막내 같다. 휴양관에서 호수는 한달음에 당도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실상은 운동에 가까울 만큼 걷는 양이..

새벽 물안개 세상_20171107

그리 이른 아침이 아님에도 안개들은 달아날 기미가 없다. 가족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가을 아침의 추위만 피할 요량에 간단한 차림으로 호수를 바라고 나섰다.깊은 숲인 양 인적이 전혀 없는 공간을 채우는 건 아침을 깨치는 경쾌한 새들의 지저귐 뿐. 깊은 가을이라 늑장을 부리는 햇살을 눈치챈 안개가 자욱하고, 전날 가족들만 공간을 채운 휴양관 일대는 적막이 그칠 줄 몰랐다.호수로 가는 길에 뒤를 돌아보자 휴양관의 추위를 막아 주는 형상의 안개가 이불처럼 무겁게 깔려 있다. 휴양관에서 부터 관찰할 수 있는 호수가 짙은 안개로 뒤덮혀 야자매트가 깔린 길을 한참 걸어야 볼 수 있다.가는 길엔 심심하지 않게 작은 연못과 주위를 휘감은 산책로가 있다. 호수 위로 떠 있는 산책로에 들어서면 바로 발치에서 부터 끝 간..

지나는 가을의 길목_20171106

이튿날 부시시 잠에서 깨어 서둘러 떠날 채비를 한다. 각자 가고 싶어하는 곳이 달라 의견이 분분 했지만 오마니 의견에 따르기로, 그러자 모두 동의하여 하회마을로 향했다. 이틀을 묵어야 하니까 휴양관 일대 안동호 구경은 에너지가 어느 정도 소진된 후에 하기로 했다.가까운 곳에서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리면 정작 가봐야 되는 곳은 출발 전에 의기소침 해져 버리니까 에너지가 충만할 때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 하회마을을 앞뒤 돌아보지 않고 재촉해야만 했다.휴양관에서 나오는 길에 미련만 남겨둔 안동호수를 훑어 보자 전형적인 가을의 따가운 햇살이 하염 없다. 하회마을은 2개월 여 전 경북도청 신청사 방문 때(낯설던 예천과 친해지다_20170901) 인근이었단 걸 알고 잠시 들릴려다 지체할 수 없는 사정으로 차후를 기약..

모두가 잠든 호반_20171106

오마니와 가족과 함께 찾아간 안동호반휴양림은 늦은 출발로 느지막이 도착해서 체크인도 쉽지 않았다.휴양림내 휴양관에 자리를 잡고 짐을 푸는 사이 자정이 지났고, 밤 늦도록 대화가 끊이지 않아 혼자서 잠시 빠져 나와 주위를 둘러 보기로 했다.규모가 제법 큰 곳이라 휴양관 일대만 둘러 보는 것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휴양관 뒷편이 산림교육관인데 일부 출입이 가능해서 혼자서 둘러 보다 사진도 몇 장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평일에 찾은 덕인지 휴양관 통틀어 우리 가족 뿐이라 무인도처럼 뚝 떨어진 곳에 음악을 크게 틀어도 민폐가 되지 않아 볼륨도 제법 올려 쌀쌀한 가을 공기와 함께 온 몸으로 감상했다.외등이 몇 개 있긴 했지만 인척이 전혀 없어 조금 무섭기도 하고 좀 앉아 있는 사이 한기가 몰려와 추위를 못 참고 가..

청풍호처럼 흘러간다_20170917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야 될 하루의 아침엔 무거운 발길을 끌어 붙잡는 가을 하늘이 세상을 온통 뒤덮고 있었다. 하루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거지만 '어떻게 보냈는가'를 동력의 원료로 하여 '얼마나 만족 하였는가'라는 최종 결과에 따라 극단적인 기분이 표출되는 게 아니겠나.언제나처럼 거대한 호수에 또 하나의 하늘이 펼쳐져 있고, 물결은 거울처럼 다소곳 하기만 한 청풍호를 뒤로 한 채 하늘에 구름이 미끄러지듯 고속도로를 살팡살팡 달려 보금자리로 왔다.

화사하고 역동적인 변화, 상동_20170916

흔적과 더불어 기억 또한 잊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상동을 찾고 뒤이어 밤이 되면 제천을 잠시 찾기로 했다. 상동에 오면 시간도 고갯마루를 넘기 힘들어 잠시 머무르는지 과거의 흔적을 한 걸음 늦게 지우고, 지워지기 전 남아 있는 그 흔적들에 대한 호기심과 흩어지려는 기억을 다시 추스리기 위함이었다. 시기적으로 완연한 가을이 내려 앉기 전이라 여전히 여름 색채가 강했지만 미묘하고 사소한 변화는 여름조차 막을 수 없는 순응이었는지 미세한 가을 파동은 조금만 주시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사라진 광산마을, 상동_20150912 동화처럼 단아했던 모운동을 뒤로 한 채 더 깊은 산중으로 뻗어난 한길의 끝엔 또 다른 한 때의 부귀를 누리던 탄광마을이며 오늘의 최종 목적지였던 상동이 있었다. 한때 세계 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