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7 10

울진에서 먹는 뼈해장국_20190314

여행을 떠나 보면 식욕은 무척이나 왕성해진다.예전 해물짬뽕의 기억을 되살려 찾아간 집은 뼈해장국으로 바뀌었고, 발걸음을 돌리기 귀찮아 걍 먹기로~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식당안은 북적이길래 묘한 호기심도 한 몪 했다.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식당 사람들이 뭐 이리 딱딱해?돈을 갖다 바치고 동냥 하는 사람 같다.하는 수 없이 줍줍하고 바로 뜨지만 역시나 지역 사람들의 친분을 뛰어 넘지 못하는 싸비스 마인드.근데 이거 프랜차이즈 식당이었구만.

학마을의 봄_20190314

기상하자마자 주저 없이 출발하여 울진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한다.창원, 부산으로 향할 때 반갑고 고마운 지인들 만나는 게 첫 번째 의미 였다면 두 번째는 이번 기회를 빌어 동해의 봄을 맞이하는 거다.물론 어디를 지정해 놓은 건 아니지만 추억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동선을 발견하고 거기에 충실해 지기로 했다.그래서 울진에서 에너지를 보충한 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7번 국도를 따라 하늘처럼 깊은 바다와 그 바다에 인접한 곳을 접하기로 한다. 덕구에서 울진으로 가는 길에 가던 길을 멈추고 지극히 평화로운 마을에 잠시 한길을 벗어났다.뒷산엔 학이 살고, 앞 너울은 이랑이 굴절된 햇살이 넘실대고, 마을 어귀엔 화사한 매화가 미소 짓는 곳.일상적인 시골 마을의 목가적인 풍경임에도 봄은 생동과 수줍음을 동시에 불..

7번 국도 울진 도화 공원까지_20190313

부산에서 출발해서 포항까지 오는데 한참을 걸려 17시반 정도로 늦어버렸다.학교 공직 생활을 하는 야무진 동생을 만나 커피 한 잔 나누는 사이 무심한 시간을 지칠 줄 모르고 흘러 이내 헤어졌고, 7번 국도를 따라 오는 사이 시간은 꽤나 많이 흘러 10시 정도가 되어서야 울진 도화공원에 도착했다.가뜩이나 울진하면 오지라는 인식이 강한데다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라 이 시각도 한밤 중인 시골 시계를 감안 했을 때 공원은 밝혀 놓은 불이 아니라면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텅빈 우주와 같았다.비 내리던 어제와 달리 미세 먼지로 대기가 뿌옇게 흐려 조금은 우려를 했지만 어찌하오리.이따금 텅빈 공원의 주차장에 차가 들어오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가 버리면 공원 전체는 아무런 소리도 전달되지 ..

창원과 부산 여정, 남은 건 사진 하나_20190313

전날 창원으로 가게 된 건 작년 학습에 자료를 제공해 준 분께 감사의 표현이자 받은 자료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기 위함이었다.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선뜻 자료를 전달해 주시면서 많은 분들이 그 자료를 통해 합격의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선행에 너무 감사했다.같이 공부하던 학우들 중에선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고, 필요에 의해 없는 건 제공 받을 지언정 가지고 있던 자료는 꽁꽁 숨겨 혼자, 아니면 가까이 친분을 둔 학우들과 공유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상대 평가도 아닌데 많이 합격하면 심사가 뒤틀린다는 심보려나?그렇게 순수한 선행이 고마워 택배로 자료를 보내기엔 감사의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거 같아 직접 찾아 뵙겠다고 미리 밝히고 내려가는 길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보은을 지나 속리산 부근으로 지..

봄이 오는 소리_20190310

밀려나고 밀어내는 게 아니라 다음을 위해 양보하고 함께 대지를 살찌우는 자연과 계절.아쉬움은 여기까지, 기대와 설렘은 지금부터.모든 계절이 윤택한 축복을 빗방울처럼 골고루 나눠주는 자연의 포용을 누리던 하루.달콤한 늦잠을 잠깐 참으면 좀 더 광활한 계절의 파동을 뿌듯하게 느낄 수 있다. 길가에 핀 흔하디 흔한 버드나무의 강아지가 잠시 고개를 돌려 관심의 안경을 쓰자 이런 아름다움이 있었나 싶을 만큼 잊혀진 기억을 되살려 준다. 봄의 첨병과도 같은 산수유 꽃망울이 품고 있던 탐스런 노랭이를 한껏 발산시킬 의지를 펼치고 있다. 냉이꽃?한 순간의 화려함 대신 오래, 꾸준하고 쉽게 변하지 않는 소박함을 선택했다. 하늘 향해 한껏 팔을 벌려 계절의 풍요를 흡수하는 나무.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석양은 정해진 시간에..

일상_20190309

미세 먼지로 맑음에도 찌뿌둥하던 나날들이 모처럼 안개 걷히듯 화사해진 대기가 반갑다.하늘이 되찾은 제 본연의 빛깔이 반가워 꽃샘 추위도 덩달아 반갑던 주말, 귀한 손님 맞이하러 가는 기분으로 나선다.더불어 연지곤지 찍은 고장의 새색시 마냥 봄기운 젖어든 계절이 향그롭다. 오산천 너머 잿빛 미세 먼지로 본래의 색을 빼앗겼던 하늘이 예의 그 고유한 빛을 되찾았다. 벚꽃 눈망울이 곧 찾아올 절정의 봄을 위해 꽃잎 향연을 준비 중이다. 여전히 빛바랜 갈대는 남아 있지만 신록이 길을 헤매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다 때가 되면 고스란히 새로운 갈대를 위해 양보하겠지? 한결 같을 거란 하늘이 문명의 이기로 난색을 표하는 날이 빈번해지고 있다.봄이 오는 이 시기에 불청객 같던 꽃샘 추위가 이제는 효자인 양 미세 먼지가 장..

어리버리 찾아간 소머리 국밥_20190309

인천은 자주 가거나 아님 회사 업무로 가는 일이 없어 어쩌면 내게 있어 가깝고도 먼 동네나 진배 없다.때문에 한 번 가게 되면 아예 하루 자고 오는 식의 큰 맘을 먹어야 되는데 결국 이번에도 그렇게 됐다. 다음 날 점심 추천을 받는데 무조건 따라 오라는 동생의 꽁무니를 쫓아 계산동으로 넘어 갔고, 주차 공간을 찾아 한참 헤메던 동생 눈빛을 애써 외면하는 척!하며 겨우 주차를 한 뒤 국밥 한 그릇 해치웠다.가성비 좋은 국밥이란 게 이런 거 아니겠나.약간의 조미료향은 감수해야 될 터, 푸짐한 건데기와 적지 않은 양.대접해 주고 커피로 답례를 받았다.

맥북을 위한 C타입 메모리 리더기_20190306

늘어나는 메모리 카드는 책상 서랍에 점점 쌓여 가고, 그렇다고 당장 꺼내어 쓰기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단위는 '쌓이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왜 그런고 하니 처음에 우후죽순 난립하던 메모리 카드 규격이 점점 SD 진영의 통일로 재편되다 모바일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마이크로 SD가 표준이 되어 버렸다.1G만 해도 '떡'을 치던 용량이 멀티미디어의 고화질, 고음질로 인해, 그리고 IT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대중화와 맞물려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금은 128G도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게 되었다.결정적으로 내가 맥북을 영입한 이후 USB-C 포트가 젠더나 허브라는 거추장스런 장비가 더해지면서 귀찮은 과정에 신물이나 점점 고용량 메모리로 몇 장을 교환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록 상대적으로 저용량 메모리들은..

숨겨진 다슬기 해장국 고수_20190305

몇 년 전 회사 임원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다슬기 맛집이 황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몇 번 방문 했었지만 가족 모시고 오긴 처음이다.중부내륙 고속도로, 당진영덕 고속도로 개통으로 황간은 굳이 목적지로 두지 않는다면 거쳐 갈 일이 없어 얼마 만에 방문인지도 모르겠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고 오며 가며 눈에 보이지 않아 이런 사실도 잊고 있었다.올라 가는 길에 조금만 다른 길로 택하면 되는 것을, 그렇다고 멀리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워째 이리 무심 했던가.주위에서 다슬기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데다 어른들은 더더욱 다슬기에 묘한 의미가 많다.예전 공원에서 번데기와 다슬기는 이동식 가게-수레 식당-의 단골 메뉴 였고, 시골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보양식 중 취향을 거의 가리지 않는 음식이기도 했으니까. ..

작별, 그리고 아버지 성묘_20190306

대구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일어나 오마니 뫼시러 합천으로 향하는데 최악의 미세 먼지 습격이다.대기가 뿌옇게 짓눌려 있는 건 기본이고 마치 자욱한 안개가 끼인 양 텁텁한 공기 내음까지 한 몫 한다.근래 들어 전국적으로 최악의 미세 먼지 농도란다. 합천에 오마니 모시러 가는 길, 지도가 가르쳐 준 길을 따라 카페에 들러 잠시 여유와 따스한 향에 취해 본다. 처음 만난 친지-외가 쪽이라 외삼촌, 외숙모-를 모시고 따스한 진지상 한 번 대접해 드리겠다고 했더니 마실에 만만히 다니시는 백반집으로 가신다.백반도 좋지만 평소 잡숫는 식사보다 좀 특별한 대접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한사코 거기로 가시는 고집을 어찌 꺾을 소냐.헤어질 시간이 다가와 작별 인사에 또다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께 뒷모습을 보이며 터벅터벅 걸어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