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 104

상경한 순천 학우_20190112

학우들과 서울에서 만날 약속을 했는데 서울에 3명과 순천에서 올라온 학우 1명만 모였다.조촐하게 모여 소주 한 사발 때리자는 의견으로 곱창 집을 선택했다. 잔뜩 올려 놓은 부추가 뽀얀 살결의 곱창을 가렸지만 가열됨에 따라 노릇한 곱창이 제 속살을 드러냈다. 저 비쥬얼 보소!얼마 만에 먹는지 기억도 가물하다.간혹 여기에 들러 점심 식사만 해결했지 곱창집인 줄 알면서도 그리 기대감이 없어 지나 쳤었다.멤버 추천으로 장소 변경을 단행 하면서 까지 여기를 찾아 큰 사이즈 하나 시켜 놓고 몇 병을 드리 부웠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그래도 만족스런 메뉴, 곱창 구이에 홀딱 반했다.원래 있던 자리에서 가까운 옆으로 옮겼는데 그래서 당연히 한 동안 눈에 안 보일 수 밖에.식감과 입안에 고소한 여운은 여전히 뇌리에 남아..

일상_20190110

얼마 전 제대한 조카 녀석을 퇴근길에 만나 영화 한 프로 땡겼다.아쿠아맨이 거의 대세라 압도적인 비쥬얼에 거의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나 제임스 완은 저예산 공포물의 대가로 남아 있는 게 낫겠다.솔까 화려하고 화려한 비쥬얼에 비해 속빈 강정처럼 내용은 산만하고 개연성은 턱 없이 부족했다.근데 이 날 내가 아끼는 모직 배색의 아웃도어 장갑을 잃어 버렸다.구입 1년이 채 되지 않은, 드자인과 기능성이 갑인데 버스에서 잃어 버린 건지 아님 뚜레쥬르에 놔두고 온 건지, 그도 아니면 극장인데 어디든 전화 문의 결과 없단다.장갑에 발이 달려 가출해 버린건가?불가사의다.

마란츠 헤드폰 앰프 겸 인티앰프_20190109

사이즈를 포기하고 범용성과 가성비를 선택하여 상시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다 여차하면 스피커까지 물릴 수 있는 인티앰프를 구입한 건 높은 임피던스 헤드폰에 제대로 된 궁합을 맞추기 위함이고, 더 큰 이유는 다용도로 접근 가능한 음감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도 뭔 일인지 색상 선택에 지나친 고민을 했다.천편일률적으로 실버에 가까운 샴페인 골드가 넘쳐 나는 일종에 거부감으로 블랙, 그것도 매트 블랙에 우드 패턴이 배색으로 들어간 모습이 모던하면서 쉽게 질리지 않는 차분함이 있어 선택하게 되었다. 좌측 다이얼은 인풋 소스를 컨트럴하고, 센터는 시그널, 우측은 볼륨으로 첫 인상은 큼지막한 세 개의 동그라미가 눈에 들어 온다. 네트워크 앰프 답게 아이폰은 물론 광입력, 코엑셜, PC-Fi까지 왠..

평촌 아파트 모델하우스_20190109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층수도 그리 높지 않아 최고 34층이란다.좋은 건 견본으로 봤을 때 동 간 사생활 침해 문제가 적을 만큼 조밀하게 서로 마주 보고 있지 않다는 것과 나름 공간 활용을 잘한 기하학적인 조경, 그리고 위치 정도.동 간 거리는 2기 신도시의 신호탄 격인 동탄1을 따라 갈 수 없겠지만, 근래 아파트의 조밀한 건물 배치를 봤을 때 나쁘지는 않다.요건 동탄과 비슷한 시기에 자리 잡은 2기 신도시들이 정점이라 그 이후 아파트들은 발전된 마케팅에 비해 동 배치는 건설사 배불리기 최적의 구조로 도리어 퇴보하였다.위치가 좋다는 건 회사와 같은 4호선 라인이라 환승 없이 단박에 출퇴근이 가능하다.은근 이거 중요하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높은 층에 당첨 되길 비나이다.

영종도 행차_20190108

동탄 이웃으로 계시다 영종도로 가신 분을 만나러 5년 만에 인천대교를 건넜다.바다 건너 인천 월미도와 청라, 송도까지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37층이라 전망이 굿이다.그래서 아이폰 광각과 망원으로 교차 촬영. 낮에 월미도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바다 건너 눈 앞에 작은 동산 같은 게 월미도라 관람차가 돌아가고 뭔가 꼬물이들이 돌아 다닌다. 밤이 되자 월미도는 도드라지게 환하다. 약간 고개를 돌리면 인천대교도 보인다.감탄은 잠시 접어 두고 저녁을 먹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무척 멀게 느껴졌다.

일상_20190106

휴일 점심에 채 가시지 않는 졸음에 상약 중에 상약은 바로 요 커피란 생퀴! 컬럼비아 수프리모와 케냐 AA를 마시다 간만에 유명 커피 브랜드 원두를 내려봤다.블랜딩이라 그런지, 아님 모처럼 미각의 기분 전환이라 그런지 겁나 맛있다.겨울 햇살이 강렬한 거실에서 따스하게 볕 쬐며 휴식을 음미하노라면 호강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 들린 노작 공원은 호수만 꽁꽁 얼어 버린게 아니라 공원을 찾는 발걸음도 얼어 버렸다.

일상_20190105

겨울의 정점이라지만 작년 겨울에 비하면 아직은 포근한 편이다.그래서 주변 길을 걷노라면 내린 눈이 덩어리로 얼어 있는 장면을 보는 게 쉽지 않은데다 혹한을 대비해서 마련한 두툼한 패딩 재킷을 걸치는 일자가 거의 없다. 늘 그랬듯 노작마을에서 반석산 둘레길을 따라 걷다 전망 데크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오산천과 그 너머 여울공원을 바라 본다.여울공원의 나이가 어려 아직은 앙상하다. 낙엽 무늬 전망 데크까지 쉼 없이 걷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라 앉히며 북녘을 바라보자 한 아파트 단지가 도드라져 보인다. 조금 더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용서고속도로의 시작점과 경부고속도로가 평행하게 북쪽으로 뻗어 있다.미세 먼지만 아니었다면 전형적인 겨울의 청명한 대기 였을 터. 낙엽 무늬 전망 데크 초입의 이정표 앞이 트인..

새해 첫 나들이_20190101

아버지 제사로 가족들이 삼삼오오 한 데 모였다.늦게 출발하는 시간에 맞춰 일찍 온 매형, 조카와 반석산을 가는데 이 녀석 엉덩이가 커서 힘겹게 따라 온다.하긴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만만한 산책 코스보다 에너지 소모는 각오해야 되니까. 깊은 산중이나 나무가 빼곡한 숲에만 있을 줄 알았던 겨우살이가 반석산에도 있다.무심코 지나치던 자리에 겨우살이라니... 어릴적엔 그리도 잘 어울리던 조카 녀석들이 나이가 들어 이제 볼 시간도, 기회도 흔치 않아 이렇게 가끔 의미 있는 날에만 보게 된다.그래도 예전의 정겨움은 남았는지 수다스럽다.이렇게 잘 말린 북어로 협박도 하고.새해 첫 날 밤, 아버지 제사를 빙자한 가족들의 잉여로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첫 하루가 흘러갔다.

한 해의 마지막 산책_20181231

이번 여정이 너무 편했나?충주를 다녀온 여독이 과하지 않았는지 한 해의 마지막 시간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 밤 느지막이 집을 나서 불이 환하게 밝혀진 공원길을 따라 걷다 어느새 반석산 둘레길로 방향을 다시 잡았아 겨울 바람에 공허히 퍼져가는 도시 불빛을 마주했다.작은 불빛이 모여 거대하고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이루듯 작고 미약한 시간들이 퍼즐조각처럼 모여 한 해의 시간이 완성 되었다. 아쉬운 미련은 인내의 스승이 되고성취의 설렘은 자신감의 멘터가 되어, 새해엔 주먹 쥔 손에 힘과 온기가 공존하길~그토록 차갑던 도시 야경이 한 해의 마지막 끝자락에선 따스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