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마란츠 헤드폰 앰프 겸 인티앰프_20190109

사려울 2019. 8. 3. 00:16

사이즈를 포기하고 범용성과 가성비를 선택하여 상시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다 여차하면 스피커까지 물릴 수 있는 인티앰프를 구입한 건 높은 임피던스 헤드폰에 제대로 된 궁합을 맞추기 위함이고, 더 큰 이유는 다용도로 접근 가능한 음감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도 뭔 일인지 색상 선택에 지나친 고민을 했다.

천편일률적으로 실버에 가까운 샴페인 골드가 넘쳐 나는 일종에 거부감으로 블랙, 그것도 매트 블랙에 우드 패턴이 배색으로 들어간 모습이 모던하면서 쉽게 질리지 않는 차분함이 있어 선택하게 되었다.



좌측 다이얼은 인풋 소스를 컨트럴하고, 센터는 시그널, 우측은 볼륨으로 첫 인상은 큼지막한 세 개의 동그라미가 눈에 들어 온다.



네트워크 앰프 답게 아이폰은 물론 광입력, 코엑셜, PC-Fi까지 왠만한 대중적인 입력은 모두 포함한 덕에 뒷면은 단자가 빼곡하다.

300옴짜리 젠하이저 650을 차고 넘치게 때려주는 타격감, 꽤나 단단하지만 현이 튕기는 타이밍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섬세함도 갖추고 있다.

미비하게 나마 차가운 느낌은 나만의 편향된 습성인가?

다만 자극적인 음색을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심심하고 따분하게 느낄 수 있을 만큼 플랫하다.

가장 먼저 들었던 건 복면가왕에 나왔던 곽동현의 '나만의 그대 모습' 스튜디오 음원으로 듣는데 고음이 특징인 가수임에도 날카롭지 않아 청각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

역시 문명은 길들여지고 나면 다시 돌아가기 힘들어.

늘 매끄러운 도로에 세단을 몰다 보면 오프로드에서 덜컹이는 디젤 SUV의 거친 울림이 불편한 것과 같은 논리 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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