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에 오면 곤드레밥을 줍줍해야 되지 않겠어?
정선으로 들어오던 중 자동차 전용 도로가 생겨 얼떨결에 그걸 타고 정선을 지나쳐 버렸다.
다시 돌아서 정선으로 들어오던 길은 처음 차로 정선을 들어오던 평창에서 정선으로 진입하는 길이었다.
15년 전 아무런 지식도, 네비도 없이 퇴근 후 늦은 밤에 정선으로 첫발을 들였던 날, 평창 지나 이길로 오는 과정은 힘들었다.
9시 좀 넘어 연당으로 빠져 불티 하나 없는 밤길을 운전하는데 이게 맞는 길인가?
앞에 거시기한 뭐시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
이러다 산사람 되는 거 아닌가?
안개 같은 의심을 뚫고 가리왕산을 굽이치는 이 자리에서 정갈하게 켜져 있던 가로등을 보고 월매나 반갑고 안도 했던가!
다시 이 자리에 수 없이 많이 지나쳤지만 급작스레 튀어 나오는 회상을 어찌 막으랴.
대기가 뿌옇더래도 기억의 표류는 걷잡을 수 없다.
평창 미탄에서 정선으로 넘어오는 길인데 이제는 다른 좋은 길들이 많이 생겨나 더 이상 이 길은 독보적인 정선길이 아니다.
10년 훨 이전에 정선군청에서 직원 추천으로 첫발을 디딘 후 시장에 사람들이 몰려도 여기를 대부분 이용했다.
시장의 북적대는 인파에 섞여 콧등치기? 올챙이 수제비? 전병이나 곤드레밥을 먹어도 여기만큼 가성비도 안 나오고 맛도 별로라 더 굳혔다.
점심 시간이 될려면 아직 시간이 넉넉해 식당 안도 고요하다.
덕분에 느긋하게 배를 빵빵히 채웠지~
창에 조롱박 퍼레이드.
음식이 나오는데 한참 걸린 보람이 있다.
근데 내 기억으로 장 맛은 조금 달라 진 거 같은데?
돌솥의 밥 위에 널린 곤드레.
대부분 시장 내 곤드레밥집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걸 감안하면 여긴 자리가 너르고, 또한 반찬 가짓수가 많다.
돌솥을 많이 달궈서 누룽지가 많은 만큼 물을 부어 두면 숭늉도 잘 우러나고, 비벼 먹기 위한 필수 양념 소스가 3가지라 입맛대로 비벼 줍줍하면 되겠다.
또한 내 배에 내장된 밥통이 큰 만큼 여기가 양도 푸짐해서 만족스럽다.
제육까지 완벽히 줍줍한 뒤 여기를 떠났다.
카페 몇 군데 문이 닫혀 있어 하는 수 없이 하나로마트에서 커피 2병을 구입, 마시면서 동강 칠족령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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