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1 24

일상_20180929

산책을 나서게 되면 자주 들리는 곳 중 하나가 노작호수공원이다.동탄이라고 해봐야 두 다리로 왠만큼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이쯤은 만만한데 만만하다는 건 편하다는 거다.시간이 오래 되면 신선함은 무뎌지지만 제 안방 마냥 다리 뻗고 쉬기엔 좋다.게다가 봄, 가을은 엥간하면 주위 볼거리에 혼을 뺏기니까 피로감도 없다. 나처럼 가을을 기다린 사람들이 호수공원으로 평소보다 많이 나와 휴식을 취한다. 너른 들판에 홀로 펴서 미모를 뽐내고 있는 보랏빛 꽃 한 송이. 뒤늦게 호수공원에 분수쇼를 발견해서 담아 두려고 했더니 여지 없이 끝나 버린다. 해가 질 무렵 오산천 너머 세상을 석양이 물들였다. 아직도 미련이 남은 여름은 마치 내 마음처럼 무성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잠시지만 만난 가을로 내일이 셀렌다.

저녁 여운_20180928

가을이라 단언해도 될 만큼 계절의 내음이 달라 졌다.수줍거나 혹은 대담한 형형색색의 가을.한꺼번에 모든 걸 보여 주지 않아 수줍게 보이고,조금의 인내만 가진다면 세상 모든 색결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사람들 혼을 빼버리는 대담함도 있다.석양은 아직 못다한 하루의 아쉬움과 동시에 내일에 대한 설렘이기도 하다. 공원 내 데크길 이 자리에 선 게 1년이 지났다. 성급한 가을과 시간을 망각한 꽃. 석양이 바닥에서 자라는 풀들을 반짝이게 한다. 거의 방치해 놓다시피 했던 자전거를 타고 해가 지는 전망이 일품인 탄요공원에 들러 베어 나오는 땀과 한숨을 털어 내고 잠시 기다리자 기다렸던 모습을 보상의 댓가로 펼쳐 여과 없이 보여 준다.하루 시간 중 찰나에 불과하지만 결코 짧은 시간과 달리 모든 부족하고 푸념들을 없애 ..

여울 공원의 밤_20180924

빵빵하게 부른 배를 붙잡고 집으로 갈까? 하다 아쉬워하는 가족들의 기대에 반석산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원으로써 규모가 꽤나 큰 오산천 여울공원으로 향했다. 다른 가족들이 전부 산책을 하며 배를 진정시킬 때 혼자 느티나무에 남아 야경 사진을 둘 요량으로 장노출과 아트필터 기능도 적용시켜 본다.사실 필름 시뮬레이션에서 벨비아 모드보다 클래식 크롬 모드가 더 좋긴하다.쨍하고 자극적인 벨비아 모드는 첫 인상은 좋지만 보면 볼수록 왜곡이 느껴지는데 클래식 크롬 모드는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서 약간 오래된 시간과 질감이 느껴져 좋거든.특히나 이런 의미 있는 구조물이나 풍경들은 클래식 크롬이 단아함도 부여된 거 같아 좋다.조명빨이 좋아 아트 필터에 녹색만 표현하니까 사진이 잘 나와 이왕이면 초점을 흐리는 장..

가족 접대_20180924

막상 가족들과 외곽으로 나가긴 했지만 명절 당일에 식사를 함께 나눌 곳은 마땅찮았다.헤메면서 부질 없이 시간을 흘려 보내느니 차라리 익숙한 동탄으로 가서 돌아다니는 시간을 아끼자는데 의견이 모이고 곧바로 메타폴리스로 향했다.동탄으로 넘어오는 지방도의 차량 행렬이 무지막지 해서 마음을 비우고 출발했지만 23번 자동차전용도로에 닿는 순간 막힘 없이 쾌속으로 넘어 올 수 있어 의외로 이동 시간을 많이 절감했다. 저녁 식사는 계절밥상이나 스시를 생각했지만 대기 시간이 조금 걸릴 거 같아 행여 빕스에 문의를 하자 바로 자리가 있단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빕스로 들어가자 빈자리가 몇몇 눈에 띄여 바로 쳐묵했다.가끔 먹는 스테이크가 날이 그래서인지 유별나게 맛이 있다.이미 익숙한 자리, 이미 기대했던 딱 그 정도, 스..

처인성지를 탐방하다_20180924

만의사에서 출발할 무렵의 시각이 17:30경, 여전히 낮은 남아 있고 다음날 내려가면 한 동안 기약할 수 없는 가족들과의 함께할 시간이 까마득하여 하루를 통째로 즐겨 보잔다.한가위 당일이라 이 고장을 벗어나는 길은 체증을 감안해야 되는데 그럴 각오에 무봉산 너머 용인 남사 방면으로 넘어가 진작부터 한 번 찾아볼 마음을 먹었던 처인성지로 목적지를 잡았다.다행히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3번 자동차전용도로를 따라 용인으로 넘어가는 82번 지방도로는 맞은편 들어오는 차들이 끝 없는 행렬로 거북이 걸음 중이었지만 용인으로 나가는 방면은 뻥 뚫려 상대적인 쾌감을 누리며 금새 처인성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불과 20분 정도 만에 도착. 처인성이 아닌 처인성지인 이유도 성곽은 전혀 남아 있지 않고, 성지만 남은 휑..

한가위 만의사_20180924

한가위 당일, 부시시 늦잠을 자던 중 큰누님이 집으로 들어 오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이번엔 혼자오게 된 이유가 큰 조카는 한창 바쁜 대기업 생활, 둘째 녀석은 상영관 알바로 가장 바쁘면서 일당이 짭짤하단다.큰매형도 물론 급작스런 업무.제사를 끝내고 가족들끼리 가까운 근교 나들이를 하기로 했는데 첫번째 코스는 오마니 종교적인 부탁으로 만의사를 방문하기로 한다. 역시나 전형적인 가을이라 하늘도 높고 푸르거니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그 맑은 하늘을 등지고 불상이 세상을 바라본다.오마니는 사찰을 다니며 언제나처럼 절을 하시고, 나는 오마니 핑계로 사찰을 둘러 보며 사진을 찍는다. 사찰 초입부터 반기는 것들이 많다.코스모스 군락지에서 한껏 펼친 꽃잎으로 부는 바람을 따라 살랑이는 코스모스와 꽃은 이미 시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