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2 5

하늘도 무겁고 마음도 무겁고_20180816

약속된 시간이 모두 흘러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처럼 마음과 발걸음이 무겁고 아쉽다.그런 마음을 아는지 하늘엔 무거운 구름이 낮게 쳐져 있고, 그 힘겨움으로 백두대간에 걸려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영주를 거쳐 안정, 풍기로 가는 활주로 같은 도로는 흐린 날이지만 맑은 공기로 탁 트인 대기처럼 시원하게 뻗어 있는데 멀리 장벽처럼 늘어선 백두대간이 적나라하게 보이고 그 틈바구니 낮게 패인 곳이 죽령이다.넓은 평원처럼 백두대간까지 산이 거의 없는 지형을 그대로 그어 놓은 도로를 따라 달리던 중 차에서 잠시 내려 구름이 걸린 백두대간은 마치 가야 될 길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란 예견처럼 보인다. 집으로 가는 길에 유독 졸음이 쏟아져 꼭 쉬어가게 되는 천등산 휴게소에 들러 뒤뜰을 걸으며 졸음을 털어..

말벌_20180815

해가 지고 밤이 되자 말벌이 방충망에 달라 붙어 있어 살충제를 뿌리자 어디선가 몇 마리가 또 달려 든다. 이 녀석들은 끈질겨서 살충제를 뿌리고 한참을 고통스러워 하다 뒤집혀 죽는데 이 날 잡은 말벌이 열 마리도 넘는다.허나 새벽이 되면 이슬에 젖어 모두 몸이 굳어 버리는데 이 때 창 앞에 죽은 시체와 여전히 기절해 있는 것들을 쓸어 확인 사살 후 한 쪽에 쓸고 보니 징그럽게 많고 끔찍하다.다닐 때 조심해야지~!

가파른 산에 의지한 고찰, 청량사_20180815

이튿날 아침에 눈을 뜨자 햇살이 거침 없이 눈 부시다.더불어 집 앞에 있던 개울은 여전히 맑고 폭염에 아랑곳 하지 않고 얼음장처럼 차갑다.올 여름 폭염과 함께 가뭄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반해 여긴 무심한 듯 일정 수량을 유지하며 밤새 이 공간을 물소리로 가득채우고 지칠 줄도 모른다.아침은 대충 때우고 마음으로만 다짐하고 있던 청량사 가는 다짐을 실행 시킨다. 아침에 일어나 여울에 다리를 담그자 이내 찬 고통이 발끝에서 부터 신경을 따라 심장으로 전달된다.워낙 폭염에 찌든 여름이라 그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이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발을 빼게 된다.아침은 간편하게 해결하고 모두 집을 나서 청량사로 향한다. 청량사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청량사를 향해 올라 가는데 워낙 길이 가팔라 오마니는 ..

봉화_20180814

한 달 정도만에 평일 다시 찾는 봉화는 오마니 모시고 가는 동안 한적한 여느 시골처럼 뻥 뚫린 도로를 질주하다 시피 이동했다. 고속도로처럼 매끈하게 깔려 있는 36번 국도를 따라 영주에서 봉화읍을 지나 춘양에 도달하기 전 작은 지방도로 빠져야 되건만 익숙치 않은 길이라 지나쳐 다시 국도에 올려 영주 방면으로 진행하다 그제서야 지방도로 빠졌다.영주 방면으로 다시 거슬러 오던 중 시간은 저녁을 바라고 석양의 노을은 벌써 서녘에 물들었다. 도착하여 칠흑 같던 암흑 속에 등불을 켜자 뎁따시 큰 나방이 빛을 따라 유리문에 붙어 있다.물론 깊은 산중과도 같은 곳이라 불빛이 도드라져 온갖 곤충들이 빛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달려 들지만 모기 한 마리 없는 게 신기하다.만약 있었다면 갈 때마다 모기와의 전쟁으로 홍역..

일상_20180813

일상을 기록할 겨를 없이 바쁜 나날이다. 잠깐 주변을 산책하거나 여가 활동을 하는 것도 거의 없이 오로지 회사와 집,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마음의 짐만 둔 학업은 늘 지고 다니는 무거운 배낭 같았다. 유난히 더운, 폭염이란 단어가 일상화 된 이번 여름은 더더욱 여행이나 외부 활동의 발목을 잡았고 이마저도 큰 마음 먹지 않았다면 집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냈을거다. 잠깐 걷는 사이 땀은 자연 발원하는 강물처럼 몸 전체를 순식간에 젖게 했고, 그걸 대비해서 챙겨간 음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을 드러냈다.오산천 산책로를 따라 걷던 중 하늘 위를 유영하는 까치 한 마리는 지친 어깨를 펴고 걷던 걸음을 재촉시켜 줬다.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게 까치는 악동처럼 다른 조류나 마당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를 괴롭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