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6 8

일상_20181104

전날 김포 한강신도시 구래동에서 소주 한 사발 박살내고 검단 오류동에서 뻗었다.11월 4일은 사우의 결혼식도 있고, 때마침 양촌에 지인도 계시고 해서 넉넉하게 출발하여 찾아 뵙고 부평 결혼식장으로 고고~!! 자욱한 가을 정취.이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지인 내외분 뵙고 출발, 집이 지척인데 왜 안 들어오냐는 반가움과 서운함 섞인 말투에 결혼식 시각이 애매해서 그런 거라고, 그래도 그 형님은 무척 서운해 하신다.동글동글하신 형님인데 조금 수척해 지셨어. 부평에서 사우 결혼식을 끝까지 빛낸 휴일이었다.

아이팟 터치_20181102

3년 남짓 사용한 뮤직 파트너를 사진으로 찍은 건 중고 장터에 팔기 위함이었는데 케이스와 필름을 씌우지 않아도 상당히 깨끗하게 썼다. 또렷한 파란 뒷태가 언제 봐도 탐스럽다.이래서 거액을 투자한 값어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모서리를 자세히 보면 몇 군데 미세한 흔적들은 남아 있지만 그래도 애정이 가득한 이 녀석. 막상 팔려니까 도저히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아이폰의 유전자를 이어 받아 여전히 탄탄한 드자인에 청명한 소리와 집안 그득한 액세서리들.16년 겨울에 추위를 먹곤 배터리 게이지가 춤을 춰 리퍼비쉬를 받아 계속 쓸까 고민 된다.

일상_20181031

10월의 마지막 날이자 만추의 흔적들이 쏙쏙 들이 나타나는 시기. 솔빛 산책로는 특히나 단풍이 많아 뒤늦은 가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잇길이다.한창 보강 공사 중인 솔빛초교가 그 너머 있다. 뜨거운 석양이 오산천 너머 세상을 달궈 붉게 물든다. 걷다 지치면 잠시 쉬고, 쉬다 보면 제법 한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만추에 올라섰다.가을이 떠나려는 공원은 벌써 사람들이 떠나 황망한 석양과 싸늘한 바람이 맴돈다.여름 내내 검붉던 홍단풍은 일찍 지는 것과 달리 청단풍은 가을이 깊도록 푸른 신록을 지키며 단풍 특유의 붉은 색을 띌까 의문이었는데 만추가 가까워질 무렵에서야 급격히 붉어지며 홍단풍과 달리 청명한 가을 기운을 빼닮은 선명한 선홍색을 띈다.가을... 이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고 설레는 어감이다.

일상_2181027

가을 밤의 산책은 떠나기 전 설레고, 나서면 취한다.낮에 자전거를 타고, 밤에 다시 걸으며 꽤나 피곤할만도 한데 전혀 느끼지 못하고 밤이 늦도록 반석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오산천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반석산 둘레길을 따라 낙엽 무늬 전망 데크에 서서 동탄2 신도시 야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셀카봉으로 감도를 낮추고 장노출을 했지만 자동 모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왠지 속은 각인데?! 나루마을을 지날 무렵 셀카봉에 끼워진 아이폰을 들어 가로수에 들이 대 본다.바람이 야속해질 만큼 쉬고 있는 가을을 유난히도 흔들어 댄다. 여간해서는 미동도 하지 않는 계절인데 자글대는 바람에 귀찮은 속내를 숨기고 남쪽으로 떠나겠지?

고라니의 죽음_20181027

자전거를 타고 오산천으로 가던 중 소스라치게 놀랐다.뭔가 뻗어 기척도 없다.설마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역시 고라니가 죽어 있었다.2016년 처음 반석산에서 목격된 어린 고라니는 홀로 생존해 왔는데 설마 그 고라니란 말인가?이 녀석도 몸집이 작은 걸 보면 그 고라니가 맞구나 싶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반석산에서 홀로 생존해 가는 어린 고라니는 아니었고, 다른 장소에서 살던 녀석 같다.부디 좋은 세상에서 오래 생명의 안위를 누릴 수 있는 존재로 환생하길...

다시 찾은 통고산의 가을_20181026

이번 여정의 마지막 방문은 통고산 휴양림이다.각별한 추억, 특별한 가을이 있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온 통고산은 일시에 변해 버리는 가을이 아니라 제 각기 다른 시간의 흐름을 타고 계절의 옷을 입는다.통고산에 도착하자 여전히 비는 내리지만 빗방울은 조금 가늘어지고 가볍게 흐린 날이라 어둑하기 보단 화사하게 흐린 날이었다.쨍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표현이 좋고 가느다란 빗방울이라 조금 비를 맞는 감수만 한다면 활동하기 무난하다. 통고산 휴양림 초입 안내소에 잠시 내려 매년 찾아올 때마다 인사를 나눴던 분과 잠깐 대화를 하고 바로 진입 했고, 첫 만남은 여전히 인상 깊은 단풍의 향연이 나를 반겼다.평일이라 통고산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차를 이용해 천천히 앞으로 진행해도 어느 하나 민폐가 되지 않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