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1 7

태백에서의 첫 날_20170527

늑장을 부리다 늦게 출발한데다 뻔히 아는 길을 잘못 접어 들어 더 늦어져 버려 부랴부랴 실비식당에서 쫓기듯 한우를 구워 먹었는데 술에 잔뜩 취한 쥔장이 9시에 문닫는다 했건만 나가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기분만 잡치고 태백 오투리조트로 늦게 도착, 체크인 하면서도 불성실한 직원의 태도와 말투로 짜증 지대로 였다. 오투리조트 직원들 원래 이렇다는 거 한 두 번 겪은 것도 아니지만 모처럼 기분 내서 먼길을 온데다 오마니 뫼시고 왔잖아!옆에 서 계시는데 화 낼 수도 없고 해서 맘 속에 참을 인자 그리는 첫 날이었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밖을 다시 뛰쳐 나온 건 순전 나만의 기대감 때문이었지.이런 오지에, 그것도 고도가 1000미터 넘는다면 은하수가 보이겠거니 하고 후딱 나왔는데 이런!자리를 옮겨 가며 몇 십 분을 ..

일상_20170519

입는 옷의 두께가 얇아짐과 동시에 상의 팔이 짧아지고 더불어 낮의 길이가 상당히 길어져 여름이 목전으로 다가왔다.퇴근이 빨라져 동탄에 도착했음에도 아직 대낮 같아 냉큼 집에서 옷을 갈아입곤 카메라를 챙겨 얼마 남지 않은 아카시아 향을 찾아 나섰다. 동탄복합문화센터 뒤 반석산자락엔 여전히 아카시아 향이 진동을 하는데 대부분 꽃이 떨어져 시들었건만 아직도 세상에 대한 미련이 남은 양 시들지언정 그 향의 자태를 뽐내는 아카시아 꽃이 매달려 있는 나무도 있다.둘레길을 한바퀴 돌아 도착한 동탄복합문화센터 뒷편 반석산 무장애길엔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꽃이 매달려 발걸음을 잠시 붙잡아 둔다.대부분 낮은 곳에 꽃은 떨어져 바닥에 떨어진 채 말라 비틀어져 있는데 키가 큰 아카시아 나무 꼭대기 부근엔 아직도 꽃..

세상 밝히는 아카시아 향_20170514

5월에 접어 들게 되면 어김 없이 찾아 오는 유혹의 덫, 매캐하면서 매혹적인 아카시아 향이다.온 천지가 아카시아 향이 차고도 넘치게 되는데 이거 은근 사람 이성을 마비 시켜 밖으로, 산으로 사람을 이끌어내게 만든다.그래서 뒤늦게 반석산으로 더 짙은 아카시아 향을 찾아 나서는데 해는 벌써 지기 시작한다.아무렴 어떠하리.해가 지는 대신 아카시아 향이 더 짙어지는 봄의 끝자락을 찾아 나선다는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서산 마루로 걸터앉기 일보 직전의 햇님. 반석산 둘레길로 걷는 내내 아카시아 향과 꽃을 만난다.어릴 적엔 아카시아 나무가 다른 나무를 죽이거나 성장을 방해한다는 미명하에 많이도 베고 잘랐는데 요즘은 완전히 달라져 아카시아 나무도 자연의 일부며 자연 파괴가 아닌 함께 더불어 성장해야 되는 자연의..

일상_20170513

주말 이른 아침의 해돋이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대지를 헤집어 놓는 현장의 빼곡한 타워크레인이 굴절되어 그다지 아름답진 않은데다 그런 기대감도 이미 포기하며 무덤덤히 쳐다 보게 된다.봄이 점점 지나 여름이 오는 기약으로 밤의 길이가 많이 짧아 졌기에 여간 일찍 일어 나지 않으면 일출을 보기 힘든데 이날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찍곤 다시 잠을 청했다지? 근래 봄비가 자주 내리는가 싶은데 한차례 시원하게 퍼붓던 비가 이내 그치고 창의 방충망에 빗자국을 남겼는데 이게 사진 찍을 무렵 한 칸씩 없어지는게 눈에 보여 오기?로 찍어 놓은 거 같다.카메라 셔터가 찰칵하던 순간 하나가 더 없어 졌다지~

비 내리던 대통령 선거날_20170509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를 뚫고 오마니와 함께 투표장으로 향하던 길, 한 동안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정치판에 열만 내다가 과감히 참여를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했다. 투표장은 어차피 집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가벼운 옷차림에 우산을 쓰고 경쾌하게 걸어갔다.대지를 촉촉히 적실 만큼 반가운 비가 내려 소중한 표를 행사하고 비 구경을 가겠다는 계획은 이미 눈을 뜰 때부터 했던 터라 모든 행동은 신속했다. 투표를 하고 걸어가던 중 어느 아파트 한켠의 산책로에 크로바 꽃이 빼곡하다. 집에 들어와 미리 준비해 놓은 가방을 메고 바로 출발, 우산은 놔두고 모자를 쓴 채 소강 상태로 보슬비를 맞으며 걸어 간다.비에 맞을까 싶어 카메라는 집에 두고 아이뽕으로만 흔적을 담아 뒀는데 이럴 땐 카메라가 아쉽다.망원렌즈를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