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5 4

동탄 소녀상_20170607

일찍 끝나고 영화 '노무현 입니다'를 보러 가는 길에 질척하게 내리기 시작한 비가 봄과의 작별을 예고하는 내음이 물씬하다.잠깐의 소강 상태에 빠진 비를 피하기 위해 요이~땅!하던 중 뭔가 익숙한 동상이 있어 고개를 슬쩍 돌려 보자 평화의 소녀상 계신다.동탄에 있을 줄 생각도 못했는데 괜히 무심했던 마음에 숙연해져 잠시 서서 둘러 보고 상영관으로 향했다. '노무현 입니다'는 일대기라기 보단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다큐멘터리 형식인데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봤을 때 이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재조명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근래 상영관에서 광해, 변호인 이후 처음으로 펑펑 울었다. 부끄~끝날 무렵 눈물 자욱이 들통날 새라 연신 눈을 끔뻑이며 말린다고 애썼건만 어쩔 수 없지...

태백에서의 셋째 날, 떠나기_20170529

전날 열심히 다녔던 여파는 잠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엥간하면 자로 잰 듯 일찍 기침하시는 분인데 이날 만큼은 늦게-내 기준에는 여전히 이르다-까지 누워 계셨다.체크 아웃 해야 되는 시각이 있어서 일어나자 마자 전날 미리 마련해 놓은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떠나기 전 베란다로 나가 주위를 둘러 봤다. 멀리 함백산 봉우리의 송신탑이 보인다.사진으로만 봐도 목이 탈 정도의 뙤약볕은 모든걸 홀라당 태울 정도로 강렬한데 여전히 그늘 아래는 시원하다. 정면 골프장은 텅 비어 있는게 아마도 누군가 필드에 나왔다 강한 햇볕에 도망 쳤겠지?이런 탁 트인 전망을 뒤로 하고 돌아가는 발걸음은 얼마나 무거운지... 돌아 오는 길은 증산을 지나 국도 바로 옆, 곤드레 밥집을 택했다.2015년 초겨울 함백산을 다녀 오는 길(눈꽃..

태백에서의 둘째 날, 구문소20170528

저녁도 해결하지 않은 채 구문소까지 강행한 이유는 해가 떨어지는 아쉬움 때문이었다.출발할 때 오마니 가시고 싶은 곳과 더불어 구문소는 이미 점 찍어 놓은 상태라 꼭 가보겠다고 다짐 했건만 도착과 동시에 해는 떨어져 버렸다.그나마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사진이 잘 나오는 시간대라 삼각대를 끼워 구문소 앞에 섰는데 이 악취와 모기의 공습은 뭐지! 생각보다 도로 위를 지나는 차들이 많았던 구문소는 낙동강이 바위를 뚫고 지나가는 곳이다.몇 번을 지나치면서도 허투루하게 넘긴 곳인데 뒤늦게 자연의 위대함에 닭살 돋는 경이로움으로 의미를 갖고 온 날이 옛말처럼 '가는 날이 장날'이 되어 버렸다.사진과 다르게 금새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건만 아쉬움에 자리를 못 뜨고 발을 구르는데 구문소 옆 숲과 연결된 공원에서 바스락..

태백에서의 둘째 날, 정선아리랑과 바람의 나라_20170528

막상 출발은 했지만 생각보다 오마니께서 피곤한 기색이 있으셔서 마음이 무거웠다.젊은 시절 여행은 사치라고 여기실 만큼 평생을 자식에게 헌신한 분이라 익숙지 않은 먼 길 이었던데다 오시기 전 컨디션도 그리 좋지 못하셨다.가급적이면 가시고 싶으신대로 모셔 드리려고 했음에도 정선 장터만 알고 계신 터라 증산에서 화암약수와 소금강을 지나는 산길을 통해 정선 장터로 방향을 잡았다. 원래 들릴 예정은 아니었지만 지나는 길에 늦봄의 뜨거운 햇살이 가져다 준 갈증으로 인해 화암약수를 들리기로 했다.조용했던 초입과 달리 약수터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약수를 뜰 만큼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서 순간 조용해졌다.뒤이어 관광버스와 몇몇 커플들이 오자 다시 떠들썩해 졌지만 오래 머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