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13

사라진 탄광마을, 모운동_20150912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과거 영화를 누리던 탄광마을이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잔해만 남아 언젠가 다시 그 영광을 꿈꾸고 있는 모운동이 새로운 거듭나기로 이쁘게 단장했다.사실 영월은 라디오스타란 영화로 알기 이전, 어릴적 사회 시간에 인구가 감소한 대표적인 도시로만 알고 있었다.8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과부도에 영월시라는 타이틀로 기억하는데 당시 편찬 기준이 70년대였던 걸 보면 산업화 시대 상당히 번창한 도시였던 건 분명하고 가끔 제천에서 정선으로 넘어갈때 38번 국도가 부분 개통 되었던 당시는 연당에서 옆길로 빠져서 가는 길목 정도?그런 영월을 드뎌 9월에 가게 되었다. 역시나 회사 복지프로그램에 의거, 적은 부담에 멋진 전망을 배경에 둔 청풍리조트로 숙소를 마련했다.아직은 가을내음이..

용인 이동, 고삼저수지_20150808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연극을 보려던 당초 계획이 인사이드 아웃으로 만족해야만 했던, 그 남은 아쉬움을 충족하러 떠났던 길은 용인 거대 저수지 쌍두마차로 굳혔다. 동탄에서 무봉산 너머에 있는 이동저수지와 거기서 백암으로 쭉 가면 고삼을 지나자 마자 옅은 산세를 굽이쳐 뻗어 있는 고삼저수지. 오산을 거쳐 고갯길을 지나 이동저수지에 도착할 무렵, 가늘던 빗줄기가 장대비로 바뀌어 하는 수 없이 호수를 끼고 이동을 하며 감상 중, 반 정도 지나 남단에 도착할때 순식간에 그쳐 버린다.차에서 내려 호숫가 쉼터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한동안 호수를 바라다 보니 넓긴 넓다. 고삼저수지에 도착할 무렵엔 이미 구름도 대부분 걷혀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호수와 가까운 산 언저리에 아직 남아 있던 비구름이 뉘엇뉘엇 넘..

집들이 가며 월악산 보며_20150801

3월 봄소식처럼, 모처럼 만난 음성/충주 지인들의 좋은 소식을 듣고 무더운 여름을 피하듯 집들이 행차하셨다. 음성 생극이라는 곳에 사는 형이 새로 둥지를 튼 곳은 충주 수안보 부근이라 다시 집결 전보를 뿌리곤 한달음에 달려 갔다.모이기로 했던 시간보다 넉넉하게 도착한 덕에 잠깐의 짬을 이용해 월악산 송계계곡으로 가서 맑은 하늘 아래 월악산을 담았다. 역시 피서철의 절정이라 계곡은 피서객들이 빼곡한데 그래도 월악산의 빼어난 산세를 보노라면 인파가 북적대는 고행의 길도 나쁘진 않아. 3월초 감곡에서 만난 후 5개월 여 만에 만난 형은 홀로 이곳 양계장으로 독립해 꽤 정착한 듯 보였다.형수의 크나큰 응원으로 결단을 할 수 있었다는데 원래 말씀이 별로 없던 형수의 밝아진 모습에서 표현하지 않았던 작은 행복의 새..

제천 가족나들이, 세 날_20150719

돌아가는 아쉬움은 왜 발을 무겁게 하는지 늘 느끼는 바. 아침에 현관을 열고 나가려고 하니 벽에 아주 반가운 손님이 붙어 있다. 하늘소 한마리가 보여 냉큼 잡아 금새 숨을 수 있는 자리로 옮겨 놓았더니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디론가 느릿하게 걸어서 사라졌다.이 녀석은 아직도 잘 살고 있으려나? 리솜 포레스트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만큼 스파시설도 투숙객 중 유료로 운영 중이라는데 그 단가가 꽤 비싼만큼 이용하는 사람도 적어 한산하기까지 했다.가격에 비해 시설은 빈약한 편인데 높은 지세를 이용한 풀장 사진이 아마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이게 만약 깊다면 난 굿바이 했을테지만 딱 가슴 높이라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나로썬 쉰니게 놀기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한 ..

제천 가족나들이, 두 날_20150718

아침 일찍 시작된 기상 소리를 들으면 만사가 귀찮고 이렇게 조용한 휴양지에서 하루 죙일 자고 싶은 생각도 굴뚝 같다. 하지만 잠시의 유혹일 뿐, 설사 그렇게 좋은 휴양지에서 입에 개거품 나오도록 달콤한 잠에 취한 적 있었는데 막상 지나고 나면 후회막급, 늘 안타까움만 남는 걸 아니까 무거운 눈꺼풀을 강력 테잎으로 붙이는 한이 있더라도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만 한다.이 날도 예외는 아니었고 게다가 주위 괜찮은 눈 요깃거리를 요구하며 눈에서 레이저를 쏘아 붙일 기세라 무거운 어깨를 털어낼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그래서 가장 만만한 대로 제천13경 중 청풍호를 끼고 있는 어른들부터 공략하기로 했다.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으로 들어가다 남제천과 청풍호로 빠져서 능강계곡 도중 들린 금월봉휴게..

제천 가족나들이, 첫 날 _20150717

6월20일에 충주를 다녀온 이후 다른 가족들의 호응에 이번엔 누님과 매형의 추진으로 3일간 제천 리솜포레스트를 중심으로 다시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다.늦은 오전에 출발하여 평택제천고속도로를 경유, 충주에서 38번 국도를 거쳐 정체 구간 없이 무사 도착했다. 리솜 포레스트는 지리적으로 산에 완전 둘러 쌓여 있는 만큼 박달재 휴양림 초입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야 되는데 그 길목에 단아한 사찰이 있어, 마침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여 경은사를 잠시 들렀다.경은사 아래 자그마한 바위 봉우리가 있고 그 위에 사탑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이 절에서 만든 작품일게다. 어느 절이나 있을법한 탄생의 내역을 주저리주저리~ 큰 돌에 새겨 놓은 경은사가 초입에 떡! 버티고 앉아 있다. 올라가는 돌계단인데 아랫쪽에 포커싱한 사..

세속을 잠시 벗어나_20150711

차를 몰고 굽이굽이 산고개를 넘고 넘어 도착한 오지마을은 완연한 여름이 되기 전, 한 번은 다녀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고 그게 바로 이 날이다. 유일한 진입로는 고갯길 꼭대기에 다다를 무렵 공무원이 지키고 있었는데 지인이 그 마을의 분교 교사라 바로 통과~도착할 무렵 아주 가끔 보이는 집은 그렇다쳐도 길 곳곳에 야생으로 자라는 복숭아와 산딸기는 요람기 회상에 엄청난 몰입을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잊고 지내던 산복숭과 개울에 징그럽도록 빼곡히 들어차 있던 다슬기를 보며 그제서야 오지에 왔구나 실감이 들었다. 마을에서도 뚝 떨어져 있는 시골 분교의 진입로는 이렇게 멋진 은행나무가 반겨준다.학교 인근에 인가는 걸어서 20분 정도 가면 겨우 몇 채 나오고 더 먼거리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란다.건물은 ..

반딧불이를 만나러 갑니다_20150627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울나라 오지 중 하나인 경북 영양인데 같은 오지 동무 중 봉화는 도로가 좋아져 쉽게 갈 수 있지만 영양은 아직 그렇지 않다. 여전히 봉화나 안동에서도 한참을 지루한 산길로 가야 되는데 그런만큼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2007년 가을에 검마산을 갔었는데 피부에 닿는 그 보드라운 빗방울의 느낌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걸 보면 흐른 시간동안 그 느낌이 강하게 각인되었나 보다. 전날 영주역에서 일행들과 만나 늦은 밤에 도착했던 흥림산 휴양림은 산림청이 운영하는 검마산과는 달리 영양군에서 운영하는 작고 아담하지만 깨끗한 휴양지였다. 흥림산 휴양림에 도착해서 푹 쉬고 다음날 아침, 베란다 너머를 보니 가을이 온 마냥 하늘이 높고 시원하기만 하다. 비록 산과 계곡의 규모는 검마산에..

가족 나들이_20150620

새해 둘째날(새해 첫 외출_20150102) 이후 가족 여행이 뜸하기도 했고 지난 여행에서 돌아올때 능암 뒷산 언저리에 있던 콘도미니엄도 궁금해 하길래-난 예전 하일라비치 리조트일 때 가봤었다- 작심하고 미리 예약, 이 날만큼은 울가족들 단결력은 수소결합보다 더 견고하다.한치의 낙오자도 없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없으니 이 얼마나 핵폭탄급 결속력인가!하긴 불만이 있다면 내 협박 공세를 견디기 쉽지 않을 거시여. 가는 도중 안성 지날 무렵부터 변덕스러운 비가 내리더니 도착해서도 그쳐다 내렸다를 반복했고 초저녁엔 제법 굵직한 빗방울이 요란하게 지상을 두드려댔다.중부지방 가뭄이 워낙 이슈가 되던 때라 그 빗방울조차 반갑고 고맙다 보니 반 년 만에 떠난 여행이 월매나 들뜨고 설레었을까?켄싱턴리조트가 산 언저리에..

5월도 보내고 횡계도 보내고_20150531

휴식을 편안하게 하고 나면 뒤따르는 극심한 후유증은 집착처럼 따라 붙는 헤어짐의 아쉬움이다. 늦은 오후에 숙소를 빠져 나와 아직도 남은 아쉬움을 표출하듯 알펜시아를 둘러 보곤 봄과 함께 작별을 직시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들판과 알펜시아 너머에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여름은 봄의 자리를 이어 받아 봄이 다져 놓은 이 땅의 부드러움을 퇴비로 하여 한바탕 신록의 기세를 만방에 퍼트릴게다. 낮 동안 대지를 태울듯 내리퍼붓는 햇살을 조금씩 모아 두었다 어느 정도 담았을 즈음해서 땅속에 잠자고 있던 녹색을 밀어 내면 이제 완연한 여름이 될 터.그 여름의 세상이 되면 자연과 사람들도 거기에 맞춰 옷을 갈아 입겠지. 봄의 전하러 강남에서 온 제비 가족은 터미널 처마끝에서 틀어 놓은 둥지에 단아한 가정을 꾸렸다.포근하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