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13

용평 산중에서 정선까지_20150530

5월말임에도 용평 산중 날씨는 꽤나 쌀쌀하고 흐려 비바람이 한바탕 쓸고 갈 기세였다. 이번에 숙소로 잡았던 용평 알펜시아 리조트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깔끔했고 넓직한 공간을 마련한 덕에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여유를 누릴 수 있어 그 간의 지친 심신을 충분히 위로 받을 수 있었다.그래서 일정을 용평 도암에서 안반데기를 거쳐 구절리, 정선 일대를 거친 후 평창 두타산 휴양림까지 비교적 긴 구간으로 잡아 지난번 기약만 했던 숙원(?)을 풀 심산이었고 봄이 끝날 무렵이라 비교적 한산해진 덕분에 일정의 지체는 전혀 없었으니 나만의 알찬 기행이 가능했다. 알펜시아에서 나와 작년 봄 이후 처음으로 찾아간 도암호수는 언제봐도 그저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작년 두차례(용평 산중에서, 20140522_용평과 도암) ..

원주역_20150529

퇴근과 동시에 기가급 속도로 원주역에 도착, 용평으로 가기 위해 일행과 모이는 장소였으니 역시나 철도역사는 설렘의 시작과도 같다. 청량리역에서 불과 한 시간 남짓 소요되는 터라 도중에 잤다가 지나칠까 불안해서 졸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졸다가 희안하게도 도착하기 전 깼으니 이번 여행도 느낌 좋잖아~ 일행이 당도하기 전, 원주역을 나와 넓직한 광장을 둘러 보니 그 규모에 비해 이용객들은 적은 편이라 광장의 한 켠에 앉아 나즈막한 음악을 틀어 놓고 감상에 빠진 사이 금새 일행이 도착하야 바로 용평에 잡아 놓은 숙소로 느긋하게 흘러갔다. 여행의 시작이 원주역이라 아니 넘어갈 수 없으니 이렇게 해질 무렵의 원주역을 담아 놓는다.

산소 가는 날_20150417

명절 성묘를 더 늦기 전에 치러야 되는데 날이 포근해지면 자전거로 다녀오기 힘들까 싶어 4월을 선택했더니 안성맞춤이었다. 날은 적당히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하며 기후조차 그 날이 적기 였음을, 탁월한 선택 이었음을 축포하듯 자전거 길에 지치지 않도록 바람이 그리 많지 않아 힘에 부딪기거나 다녀온 후에도 지친 기색이 별로 없었다.전날 퇴근 후에 바로 KTX 타고 내려와 아끼는 동생과 들안길 고깃집에서 거나하게 한 사발 박살내고도 희안하게 이날은 별로 숙취도, 컨디션 저하도 전혀 없었으니 아부지께서 박카스신을 냉큼 잡아채 가셨나벼.숙소는 갑자기 내려온 터라 인터불고 호텔로 못하고 걍 범어동에 깨끗한 모텔을 잡아 편하게 쉬고-너무 편하게 쉰건 좋은데 늦잠 잤구먼- 다음날 대중교통으로 동촌까지, 그리고 자전거 타..

금호강 봄소식_20150404

전날 마신 커피향을 상기시키며 동촌유원지 투썸으로 가봤더니 전날 바람결에 살랑이던 벚꽃잎이 보얗게 땅을 뒤덮곤 바람이 부는대로 흰파도를 넘실거린다. 그 파도를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진한 커피 내음에 정신을 바짝 차린 뒤 자전거를 타고 강정고령보를 향해 돌격! 봄이 되면 찾게 되는 꽃 중 하나가 이 앙증맞고 이쁜 빛깔을 물들인 녀석인데 내가 사는 주변엔 찾기 힘든 꽃이 여기선 지천에 널려 있다.김 샐 거 같은데 도리어 혼자서 반가워 흐뭇한 썩소를 주고 받는다. 벌써 개나리가 한창전망도 좋고 밑에서 바라 보면 봄꽃에 잔뜩 둘러싸여 응원 받는 이 건물은 다름 아닌 온천장이라는 나름 역사와 뼈대를 자랑하는 여관이란다.워째 여관 건물을 살짝 손 본다면 펜션이라고 구라 때려도 속을 만한 포스. 자전거를 타고 아양교를..

망우공원 야경_20150403

인터불고 호텔에 숙소를 잡은 덕분으로 한결 마음이 가벼운 상태로 대구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해는 지고 배는 고프고 몸은 쑤신다. 얼릉 저녁을 해결할 겸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 보니 텅빈 망우공원에 바람 뿐인데 아직은 바람살이 차다. 동촌유원지 투썸을 먼저 들린건 커피가 고파서.딱 피부에 와닿는 촉감 좋은 봄바람이 벚꽃 만개한 가지를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모습이 더욱 화사한 꽃바람이자 봄바람 같다.사진 외에 동영상도 찍어 뒀는데 이건 귀차니즘을 극복한 다음에 올려야 긋다. 인터불고 호텔에 짐을 풀고 활동하기 좋은 복장으로 단장한 후 바로 옆 망우공원으로 나가봤더니 도시 근교의 공원이라 그런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썰렁하기까지 하다.허긴 이른 봄의 밤인데다 바람이 워낙 넘실거려서 좀 추울 수도 있겠다.적당..

봄과 함께 청풍호로 간다_20150320

아직은 춘분이 안지났다고 밤이 빨리 찾아오는데 이틀 후면 춘분이네. 그럼 봄이구나 싶어 2월 중순에 갔던 청풍리조트를 다시 찾아갔다.역시나 가는 길은 청량리에서 새마을호를 이용했는데 1시간 조금 더 걸리는게 엄청나게 빨라져 부렀다.그래도 밤은 밤이여. 19일 퇴근 후, 잽싸게 도착한 제천역은 여전히 조용하다.기차가 도착할때 꽤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게 도심 한가운데가 아니라 그런가보다.포토라이프가 많이 소홀해졌음을 느끼는게 하다 못해 아이폰 카메라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니 카메라는 오죽하겠나?도착해서 저녁 해결하고 커피까지 해결하는 동안에도 기록에 대해선 거의 체념 수준이라 반성에 또 반성을 해야 된다.그냥 안했으면 안 한대로 살아도 불편을 못느끼는데 꼭 지나고 나면 `짱구야!..

시간의 파고에도 끄덕없는 부론_20150307

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충주, 음성 지인들인지... 족히 8년 정도 지난 거 같은데 큰 형님 뻘 되시는 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전부 재회하기로 하고 장호원에 후딱 도착해서 큰 형님 되시는 분을 먼저 만났다.아직 만나기로 했던 약속 시각이 여유 있어 그 분께 부탁 드려 예전 내 추억이 묻힌 장소로 부탁 드렸더니 흔쾌히 콜! 부론으로 간 까닭?예전 기억에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이 느티나무가 건물로 가지를 뻗자 그 가지를 잘라 낸게 아니라 가지가 지나는 길을 건물 안에 틔워 줬었다.2004년에 첫 방문했고 그 기억이 너무 강렬했던가 보다.현대에선 이해하지도 않고 이해할 가치도 없는 걸 옛사람들은 배려와 공존공생의 방법을 알았던 게지.당시 2층은 다방이었는데 지금은 간판이 없고 1층에 다방이 있군.게다가 부론 옆..

UE Megaboom 더블업

얼마전 보스 사운드링크3를 방출하고 나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었다. B&W T7을 들여서 그 자리를 대체하느냐 아님 UE 메가붐을 하나 더 들여와서 더블업으로 완성해서 듣느냐에 대한 고민인데 방출한 사운드링크3와 비슷한 가격대의 대안으로 T7은 중고로, 메가붐은 애플스토어에서 새제품으로 대체 가능할 것 같았다.우선 T7의 경우 사운드링크3와 비슷한 컨셉인 대신 중고를 찾아 보니 몇 만원 더 추가해야 가능했고 메가붐은 이마트를 뒤져 보니 재고가 없었다.근데 기존 메가붐이 있으니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더블업이 가능한데 이거 한 번 들어본 이상 어떤 포터블 스피커로도 더블업의 묘한 매력을 압도할 재간이 없다.마침 T7의 중고 매물을 잡으려 하는 순간 다른 분이 업어 갔으니 차라리 더블업의 매력에 빠져 봐..

금월봉 휴게소_20150215

청풍호 여행 3일째, 제천으로 가서 커피 한잔 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가는 길에 바위가 톱처럼 뻗어 있는 금월봉 휴게소에 들러 그 특이한 돌무더기를 구경했다. 이런 특이한 바위언덕이 금월봉 휴게소에 있다.당시 휴게소는 휴점 상태라 이 바위언덕 외엔 딱히 휴게소로써의 효용은 없었는데 이런 천혜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휴점이란게 안타깝다. 여기를 보면 인공적으로 다듬은 티도 난다. 바위 언덕 사이를 넘어가는 길이 있고 그 길 중간에 이렇게 옆으로 쓰러지듯 위태롭게 지탱되고 있는 소나무도 있다. 바위는 여러 겹으로 층층이 쌓여 있는데 오랜 시간이 여기에 담겨 있다. 이 바위 언덕을 넘어 가 보면 청풍호가 나오겠다 싶었는데 막상 넘어가 보면 별 거 없이 공터와 멈춰진 공사장이 나와서 아쉽다. 떠나기..

겨울 청풍호의 매력_20150214

회사에서 제공되는 저렴하고 괜찮은 숙소를 찾던 중 예약율이 낮으면서 상대적으로 겨울이면 강원도에 비해 한적한 제천이 눈에 들어 왔다. 충주에선 충주호지만 제천에선 청풍호라 부른다던데 청풍호를 끼고 있는 멋진 전망의 청풍리조트를 거점으로 삼고 그 일대를 여행지로 당첨~이번에도 지도나 계획 없는 막무가내 여행 되시겠다. 청풍리조트에 마련한 숙소 베란다에서 바라본 청풍호는 이렇게 전망 조~타.다만 이때부터 솔솔하게 흘러나오던 청풍호를 비롯한 중부지방의 중요 식수원들이 가뭄의 여파로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져 있었다는 것.가끔 충주호에 와 본 바로 한눈에 가뭄이 심각하단 걸 눈치챌 수 있다.청풍호의 규모가 대단한 고로 이 지역 가뭄은 곧 중부지방의 사람들을 비롯하여 광범위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호수 건너편에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