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0일에 충주를 다녀온 이후 다른 가족들의 호응에 이번엔 누님과 매형의 추진으로 3일간 제천 리솜포레스트를 중심으로 다시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늦은 오전에 출발하여 평택제천고속도로를 경유, 충주에서 38번 국도를 거쳐 정체 구간 없이 무사 도착했다.
리솜 포레스트는 지리적으로 산에 완전 둘러 쌓여 있는 만큼 박달재 휴양림 초입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야 되는데 그 길목에 단아한 사찰이 있어, 마침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여 경은사를 잠시 들렀다.
경은사 아래 자그마한 바위 봉우리가 있고 그 위에 사탑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이 절에서 만든 작품일게다.
어느 절이나 있을법한 탄생의 내역을 주저리주저리~
큰 돌에 새겨 놓은 경은사가 초입에 떡! 버티고 앉아 있다.
올라가는 돌계단인데 아랫쪽에 포커싱한 사진은 뽀나스.
윗 계단 쪽이 의외로 또렸하게 나온 거 보니 뭔가 설정의 문제가 있다.
절은 돌계단을 조금만 밟으면 금방 올라갈 수 있는데 초입에 봤던 탑을 다시 당겨서 봤더니 바위 봉우리의 품새가 사뭇 빼어났다.
굳이 탑을 쌓지 않아도 되었을 터인데.
언제나 봐도 형형색색 화려한 연등의 행렬이 바람에 살랑인다.
사찰 곳곳에 자라는 오미자와 돌배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사찰을 둘러 보고 내려가는 길에 자그마한 약수터가 있어 그간 앞만 보고 달려온 갈증을 달래 주는 우리 조카님.
초상권 침해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캐릭터라 이렇게 막무가내로 찍어도 상관 없다.
경은사와 연결되는 길은 두 갈래로 좀 전에 올라왔던 돌계단과 지금 내려가는 완만한 길도 있다.
그 비탈길로 내려가다 보니 경은사가 새겨진 바위가 보이고 뒷편에 이런 자그마한 분수도 있구먼.
아래 내려와 도로 건너편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 아래에서 사진 찍겠다고 앉아 있던 가족들을 얼릉 도촬.
주차해 놓았던 장소 부근에 또 다른 멋진 소나무가 있어서 초상권 걱정 없는 조카가 신기했나 보다.
리솜 포레스트에 도착해서 체크인 후 배정 받은 숙소로 들어왔더니 복층의 가장 큰 평수라 생각보다 넓직하고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출입문은 2층에 있고 이렇게 복층 아래 1층은 마치 지하처럼 창 반대쪽은 땅속이라 산의 고도차를 이용해 찰지게 지어 놓았다.
우선 1층에 내 짐을 풀어 놓고 여기저기 둘러 보면서 사진을 찍어 놓았다.
1층 욕실은 긴 통로를 거치게 되어 있다.
욕실 통로 한 켠에 이런 큰 통유리창이 있는데 막무가내로 자라는 화단이 창 너머에 있어 산속에 뚝 떨어진 오지 느낌이 난다.
욕실 내부는 넓직한데다 역시나 한 켠에 통유리와 그 너머 무성히 자란 식물 천국이라 숲속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착각이 든다.
욕실에서 방으로 가는 통로를 좀전과 다른 반대편에서 찍었다.
이 방엔 기본적으로 화면이 큰 티비와 오디오가 있는데 아쉽게도 오디오는 장식에 불과한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2층에서 내려와 1층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여기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인데 제법 넓직한 공간이라 이 계단도 긴 편이다.
이제 2층 테라스로 나왔더니 주위는 온통 산이다.
큰 의자가 있어서 여기서 간단히 맥주 한 잔이나 커피를 마실 수 있겠지만 모기들의 공습 경보로 얼릉 그 자리를 피해야만 했다.
테라스가 있던 황토방이라는데 약간은 토속적인 분위기가 난다.
출입문은 이렇게 뒷편에서 보면 1층 같지만 사실 여기가 2층인셈이다.
하나의 지붕 아래 두 가구가 붙어 있는데 실제 내부에 차음은 훌륭해서 옆 집이 있단 걸 몰랐다능.
항상 이 돌 무더기 길을 지나게 되어 있는데 잠시지만 잘 꾸며진 정원보단 휴양림의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다.
열어 놓은 창 너머에 이렇게 신록이 넘쳐나는 꼴이 가관이다.
비좁은 마음도 넓어지고 은둔의 기분도 들어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잠이 팍팍 쏟아질 것만 같다.
내 눈에 잡힌 메뚜기 한 녀석이 낭창하게 건방을 떨고 계신다.
통유리 너머에 바짝 붙어 있어서 망원렌즈로 홀라당 끌어 당겨도 도망 가지 않는 저 넉살이란...
커뮤니티 공간인 거실은 아주 넓직하고 편안한 분위기라 쇼파에 UE 메가붐을 던져 놓고 음악을 틀었더니 분위기 딱!이다.
사진 찍을 당시 유해준의 '나에게 그대만이'를 틀어 놨는데 이 노래에 전부 감동 백배, 대한 독립 만세할 태세다.
여기가 출입문을 열고 내부를 보면 가장 정면 눈에 띄는 거실창이다.
외부를 나와서 허기진 저녁을 해결하러 가는 길에 들린 레스토랑 내부의 나무 조형물이 '정말 나무 맞아?' 싶을 정도로 가지를 꼬아 만들어 놓았다.
금새 달릴 거 처럼 역동적이라 혼자서 한참을 바라봤다.
저녁 장소는 제천한방바이오에서 제천 시가지 방면으로 가다 보면 길목에 버티고 있는 대보명가라는 한방 한정식당.
추천으로 왔다만 오기 전 지도 댓글을 찾아 보니 온갖 악평이 난무하여 살짝 망설이기도 했었다.
여기선 맛집이려나? 도도하신 주인 마님의 자세를 보면 이중적인 매력이 느껴지는데 좋게 이야기하면 도도하고 자부심이 느껴지는 거고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불친절이라.
대보명가 바로 옆에 이런 꽃밭이 있다.
공원이나 조경, 뭐, 그런 개념보단 화초 키우듯 밭에 꽃이 널려 있는데 이름은 모르지만 꽃 답게 그 자태가 매혹적이다.
숙소로 돌아와 거실에서 같이 조촐한 알콜 파티를 하는 그 짧은 시간이 사실 몇 시간이었는데 모든 자리를 파하고 홀로 테라스에 나와 동쪽하늘을 바라 보니 어디선가 길을 헤메던 빛들이 산 능선 부근 하늘을 떠돌고 있었다.
불꽃놀이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더라도 갈 길을 잃은 마냥 허공을 헤메던 일련의 빛들이 차분한 밤을 형상화 시켜 주는 거 같아 한 동안 바라보다 하루를 접었다.
휴일의 짧은 시간이 더욱 짧아질수록 내일 하루는 더욱 분주한 하루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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