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늘에 모든 망설임을 털고 첫걸음 내딛는다. 티 없이 맑던 하늘의 화폭에 치악산의 미려한 선이 수놓듯 이어진 계곡과 만나던 길에 서서 또다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마음 구름이 걷히고, 자만이 겸허해지던 순간이다. 모처럼 산에 업혀 걷는 동안 사념 속에 지독하게 기생하던 잡념이 어디론가 흩어지자 저려오는 다리마저 즐거운 투정 같다. 전날 밤에 원주에 내려와 늦잠을 잔 원흉도 잊고 이 하늘 아래 치악산 능선을 본 순간 주저 없이 금대리로 향했다. 등산객이 많이 애용하는 황골이나 구룡사 방면도 아니고 하필 금대리? 원주 지인 왈, "일단 조용하고, 구룡사에 비해 접근성이 좋으면서 영원사까지는 거리에 비해 무난해요. 사람들한테 덜 알려졌는데 막상 가 보면 좋을 거예요. 야영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