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338

일요일 반석산과 나루마을

휴일 늦잠 후에 멍한 정신을 뒤흔들어 깨어 보니 하늘을 가득 덮은 구름이 어찌 그리 탐스럽고 고와 보이는지. 행여나 구름이 불타는 일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몇 시간 여유를 동네 산책이나 해 볼까? 동탄복합문화센터 옆 산길을 통해 오르자 청설모 몇 마리가 바쁘게 쫓아 다니라 여념 없는데 내가 가까이 가자 서로 경계하며 연신 눈치를 보고 있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살며시 쪼그리고 앉자 무언가를 열심히 먹는다.그래도 반석산 첫걸음에 처음 맞이해 주는 녀석들이라 각별하다. 막상 정상을 오르자 둘러 봐도 우거진 나무로 인해 동탄2신도시 택지 개발 현장만 겨우 보일 뿐.바로 하산하다 잠시 쉴 곳을 발견해 보니 개망초 한 그루가 바람에 살랑인다.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다 팔꿈치가 따끔!거려서 보니 각종 전투..

동탄 메타폴리스 분수

서울 시청 광장에서 급작스런 소나기를 만나 하는 수 없이 동탄으로 돌아왔지만 그짓말처럼 보슬비조차 내리지 않았고 아쉬움을 달랜답시고 메타폴리스 분수 광장에 쇼쇼쇼를 하길래 그거라도 담자 싶어 셔터질을 한 지난 주말 저녁. 경쾌한 음악과 함께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지길래 카메라를 들이 밀었더니 이내 끝나 버리다니...거시기혀요잉~그나마 빛이 굴절되는 막판 분수와 그 물방울 잔해들로 아쉬움을 달래야지 내 건강에 좋겠지.시종일관 아빠의 목마를 타고 있는 아이의 왕성한 몰입도에 찰진 재미는 있구먼. 분수쇼가 끝나자 이내 제 갈길로 가는 시민들. 메타폴리스의 위용이 어두워오는 하늘을 가른다. 메타폴리스 인근에 높은 빌딩들도 밤을 맞아 하나둘 불이 밝혀진다.준광각렌즈도 덩달아 신난다. 주말 저녁이라 시끌벅적한 메타폴..

지천에 개화 중인 개망초

이름 없는 들풀로 간주했던 이 꽃이 개망초란다.요즘 동탄 지천에 널린 이 개망초가 사실은 약초로써 나물로써 두루두루 활용되는 고마운 존재임을 알게 되었는데 이 개망초 군락지를 지날 때면 그 매캐한 향이 장난 아니다. 오늘도 이 곳을 지났는데 지금 시간에 올릴려니 귀찮고 아니 올리면 까먹을 거 같아 이렇게 간단히 포스팅해 보고...구글링 해 보니 아주 상세히 올려 놓은 자료가 있어서 링크만 걸어 놓자. 링크 주소:개망초 무엇인가?

비 내리던 금요일

서울에서 내리던 비는 동탄에선 다다르지 못했다. 하야 저녁을 후딱 드시곤 갑자기 생각 난 커피 한 잔의 유혹을 참지 못해 라마다호텔 커피빈으로 금요일 퇴근 후의 여유를 누리고자 느긋하게 걸어갔지만 도중에 그짓말처럼 소낙비가 퍼붓는다. 그나마 동양파라곤을 지날 무렵까진 기미만 보일 뿐 비는 내리지 않았었는데 이 수직으로 치솟는 빌딩을 찍고 나선 기다렸다는 듯이 내리 퍼붓기 시작한다. 하는 수 없이? 뭐, 미리 갈 계획에 있던 커피빈에 후딱 들어가서 흘린 땀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스원야릇한 아이스 아메리까노 한 사발 시켜 홀짝이며 한 없이 퍼부을 것만 같은 소나기 소리를 통유리 너머에서 감상하는 여유를 부려봤다.테라스에 떨어지는 비소리+황급히 달려가는 차량의 바람 가르는 소리+당장이라도 허공을 쪼갤 듯한..

게으름을 떨치니 신록이다.

주말마다 습관적으로 동네를 방황하다 어느 순간 이 모든게 귀찮아져 바쁘고 피곤하단 자기 합리화에 많이도 농땡이 부렸었다. 봄이 오는 소식을 듣노라고 카메라만 메고 다니던게 벌써 몇 개월 흘렀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기 보단 멍하니 보내버린 시간이 참 많다란 표현이 맞겠다.그러던 내가 집안 대청소 중에 어느 순간 등골에서 흐르는 땀을 느끼곤 `옴마~ 벌써 여름이랑가?' 싶어 봄과 얼마나 다른 신록일까 급 땡기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해가 서서히 기울 무렵 밖으로 고고씽! 가는 길에 만난 참새 가족은 첨단 주택 공법으로 만들어진 집에 둥지를 틀었다.여름이 오니 먹잇감이 넘쳐나 서둘러 포식을 하려는지 연신 들락날락거리며 무언가 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산천에 철새들이 모여 지내는 너른 곳에 물이끼며 늘상 맨..

부산역

부산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51분.부산을 거의 오지 않는 1인으로서 멀긴 멀~다.KTX를 타고 한참을 달려 역시 빠르긴 빠르다고 해도 부산은 멀긴 멀다.'멀다'라는 단어로 가득 채워도 모자랄 만큼... 오는 동안 온 몸을 배배 꼴 거 같았는데 여행이라는 설렘은 평소에도 없던 인내를 어디에서 끌어내 주는지 신기하다.그렇다고 오는 시종일관 잠을 잔 것도 아닌데 별 지루함도 없었다.출입구 바로 앞 정방향 창쪽 좌석에 앉았는데 희안하게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없었다.그렇게 북적대는데도 사람이 없었다는게 불가사의다.덕분에 난 온 몸을 쫙 펴고 편하게 올 수 있었단 것.도착하자마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1층 커피빈에 들렀다.2층에도 커피빈이 있더라마는 거긴 인파 속에 간이 카페 같은 느낌이라 행여 1층으로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