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택시운전사로 두 번 울다_20170828

사려울 2017. 8. 29. 03:12

시원하지만 꾸물한 날씨가 결국 비로 이어지더니 사람을 센치하게 만들었다.

한 동안 그 좋아하던 영화를 못 보다가 얼마 전 회사 동료들과 택시운전사(택시운전사와 눈물_20170822)를 보곤 다시 잠자고 있던 열망이 꿈틀, 가족과 영화를 보러 가자 결심한 김에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못 본 택시운전사를 다시 선택했다.

왜냐고?

이렇게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잊혀지면 안 되는 진실은 꼭 주위에 알려야 되지 않겠는가!

내가 지금까지 모르고 지내왔거나 진실에 나태 했던 부분은 지금이라도 알아야 될 의무라 생각하니까.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모르며 살아왔던 건 분명하다.




동탄CGV가 있는 메타폴리스로 가던 중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가 다시 위력을 찾고 빗방울을 뿌려 댄다.

다른 흥미 거리는 제쳐 두고 촉박한 영화 시각을 맞춰야 되니까 콤보 하나 사서 바로 입장.

지난번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눈시울은 마를 겨를이 없었고 주위에서 들리는 훌쩍임은 이 영화가 당시의 암울한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고 공감대를 끌어 내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모르고 왜곡되어 알고 있던 진실을 접하며 분노에 대한 미세한 신음도 들려 왔다.

왜 진실을 덮고 언론을 장악하여 그 진실을 찾으려는 자들을 매도하고 군중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호도하려는 자들이 버젓이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영화는 사실 관객이 이 세상 모든 살아가는 인간이겠다.

어느 누구의 책임으로 간주하기엔 진실에 눈을 가리고 마치 자신이 아는 왜곡된 사실이 진실인 양 착각하고 있는 자들도 넘쳐 나니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개운함과 영화만이 안겨다 줄 수 있는 성취감은 오늘 같이 영화를 봤던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분모인지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은 제법 가벼우면서도 왠지 의연했다.



평일 동탄CGV는 이렇게 조용한 만큼 혼자서 영화 보기 딱! 좋아서 오늘도 혼자 영화를 관람하던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런 천의 요새를 두고 엉뚱한데서 멍 때리는 시간을 줄여야 되는데 요즘 여름이랍시고 혼자 뻘짓 참 많이 했음을 인정~

기회를 봐서 혼자서 라도 혹성탈출-원작이 워낙 탄탄하니까-과 다른 영화들도 좀 봐줘야지.

근데 어느 순간 상영관에 들어가면서 손에는 커피나 팝콘, 하다 못해 스낵 정도는 꼭 들려져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 이렇다는게 영화 발권은 각종 할인과 쿠폰 신공으로 저렴하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주전부리는 점점 단위가 커지는데다 할인 폭도 상대적으로 적다.

한 마디로 부르는게 값이 이런 꺼리인데 갈 수록 다양해짐과 동시에 간은 배 밖으로 나오는 단위에다 영화는 그 가격으로 때우는 시간이라면 저렴한 편임에도 먹거리는 입이 즐거워져 마음만 먹으면 외식에 버금가는 수준의 부담도 단숨에 비웃듯 능가해 버릴 수 있더라.

정신과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전부리를 좀 줄이면서-잘 될까???- 영화를 비롯한 문화에 투자를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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