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나간 산책길에서 길 위 생명의 고단함을 헤아린다. 초보 애묘인이지만 오랜 역사를 거치며 인간과 함께 한 생명이라면 분명 공존공생하는 숙명과 더불어 이로운 부분이 훨씬 많을 터. 그럼에도 길로 내몰린 가련한 생명들에 동정 이상의 박애 정신은 발휘하지 못했다. 산책 삼아 밥 한주먹 담아서 반석산으로 향했고, 냥이 마을에 도착할 즈음 석양이 서편 마루에 걸렸다. 도착 했을 때는 냥이 마을이 텅비어 발걸음을 돌릴까 하다 녀석들을 부르자 몇 번 봤다고 어디선가 몇 녀석이 달려왔다. 위계 질서가 엄격함에도 늘 먼저 먹는 녀석이 배부른 만큼 가장 순둥이한테도 밥을 봉투째 내밀자 눈치를 보다가 어느새 맛나게 먹는다. 너무 약하고 소심하고 경계심이 많은 녀석이라 돌아서는 길에 늘 마음에 걸린다. 냥이들과 헤어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