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556

일상_20200701

어느새 냥이들의 마중에 애정은 깊어간다. 오는 길엔 길목에 서서 어느 하나 꼭 반기고, 가는 길엔 길목을 따라 배웅 나오며 여운을 남긴다. "다음엔 언제 올래?" 치즈 얼룩이가 먼저 알아보곤 바짝 다가왔다. 경계 3인방 중 하나인 카오스는 이제 나에게 만큼은 신뢰의 화답으로 줄행랑을 보이지 않는다. 두 넉살꾼, 치즈 얼룩이와 검정 얼룩이는 모든 밥그릇에 입을 대고 냥마을 이장임을 과시한다. 물론 격한 환영으로 몸을 비비고, 궁뎅이 팡팡을 해달라고 들이미는 건 기본이다. 녀석들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카오스가 배웅을 나왔다. 충분히 식사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일까? 녀석의 이런 모습은 잘 볼 수 없는데 가는 길목에 이렇게 따라오는 걸 보면 녀석도 마음을 꽤나 많이 열었다는 방증이고 여간해서는 캣맘분들한테도 ..

일상_20200629

설렘을 가지고 마중을 나오는 냥이들. 건강한 모습을 안심하고 돌아가는 길에 부쩍 여름 냄새가 짙다. 특히나 산모기가 많은 자리라 적어도 한 번 헌혈을 하지만 헌혈증을 받은 적 없고, 알흠알흠 밥을 가지고 산책 삼아 녀석들을 만나지만 고맙단 말을 들은 적 없다. 그럼에도 녀석들의 눈빛으로, 가슴 속 뿌듯함으로 나는 오늘도 나를 위해 노력했다. 근래와 달리 많은 녀석들이 냥마을을 지키고 있고, 공동 육아를 짊어진 치즈뚱이도 이제는 가까이 허락해준다. 물론 더 가까이 가면 겁나 도망 가지만. 치즈 얼룩이는 젖살이 빠지고 성묘 티가 난다. 검정 얼룩이와 함께 마을 터줏대감이자 애교쟁이다. 늘 사이좋게 줍줍~ 검정 얼룩이는 늘 다리 사이와 몸을 비비며 적극적으로 반겨준다. 치즈 얼룩이가 원래 가장 먼저 입을 대는..

일상_20200620

주말 이른 아침부터 푹푹 찐다. 8시도 되지 않은 아침임에도 대낮 못지않게 환하고 햇살은 따갑다. 냥마을이 궁금해 밥을 좀 챙겨 찾았지만 대부분 녀석들은 자리에 없고, 그나마 발길을 돌릴 무렵 나타난 두 녀석이 모처럼 본 궁금증에 갈증 났는지 의외로 반가움을 표한다. 늘 조금 남을 정도로 밥을 주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 날도 있다. 얼룩 냥이는 밥이 담긴 위생팩을 푸는 사이에도 정신없이 앞뒤를 오가며, 자기 몸을 비벼 대는데 손을 뻗어 머리를 스담 하면 자기 뺨도 설거지하듯 비벼 댄다. 이래서 미세하게나마 정을 쌓는다. 이 녀석은 부쩍 몸으로 반가움을 표한다. 쉴 새 없이 앞뒤를 오가며 몸을 부벼대는데 나지막이 소리를 지른다. 경계심 많은 아이지만 내가 오면 달려온다. 근데 안 보는 며칠 사이 많이 ..

일상_20200612

무르익은 밤꽃이 무심하게 지나는 바람에도 떨어질 무렵, 무심할 것만 같은 바람 속에서도 여름 향기가 흥건하다. 약속한 사람 마냥 같은 길을 걸어 파릇하게 피어나는 신록도 찾고, 동산을 누비는 길냥이 가족들도 찾는다. 전부 비슷하게만 보이던 냥이들도 이제는 짬밥이 쌓였다고 특징과 생김새를 알아볼 경지에 이르렀다. 유별나게 산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녘에서 내 의지를 갖고 찾아간 첫 발걸음이 4월 9일이었고, 어느덧 2개월이라는 출석 도장을 듬성듬성 찍었다. 인연이란, 정이란 이렇게 알흠알흠 쌓인 시간의 벽돌처럼 어느샌가 빈자리의 허전함에 공허함을 느끼는 것과 같다. 빈약한 가지에 위태롭게 남은 밤꽃이 떨어지고 나면 바람에 섞인 여름 내음도 더욱 텁텁해지겠지? 냥마을 인근에 이런 매혹적인 야생화가 군락을 이뤘다..

일상_20200608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건강 검진은 강제성이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 종합 검진이라 사람들이 몰리는 하반기를 피해 일찌감치 받았다. 가장 가까운 곳에 아주대병원과 삼성병원 수원센터가 있던데 후자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위내시경에선 대기 시간이 꽤 길었지만, 앉은 자리에서 한 번 졸고 일어나자 차례가 다가왔다. 대체적으로 깨끗하고 정갈한 시설보다 더욱 인상 깊었던 건 40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광교와 영통 일대의 전경이다. 심지어 동탄까지 보인다. 검진 결과는 2주 정도 지나서 나오겠지만 스스로 주문을 외자. 별일 없을 거야~!! 광교 초입에 위치한 건진센터라 창 너머 정갈한 광교가 펼쳐진다. 멀리 동탄도 보인다. 오전 일찍 건강 검진을 시작했고, 수면 내시경이 끝날 무렵엔 정오가 가까워질 정도로 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