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어서야 보이는 것들, 꽃과 새로 피어나는 녹색과 더불어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흔하게 부는 바람과 쏟아지는 햇살에서 조차 실려 오는 싱그러움이다.
퇴근길에 미리 챙겨둔 카메라로 사람들이 흔히 외면하는 가로수를 한 올 한 올 시선으로 챙기던 사이 부쩍 길어진 낮을 무색하게 만드는 아쉬운 밤이 젖어들었다.
지금까지 감동에 너무 무심했던지 길가에 늘 오고 가는 계절에도 홀로 감동을 오롯이 챙기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시간이란 녀석이 늘 무심하다 지만 만약 시간이 옭아매는 조바심이 없었다면 감동의 역치도 없었을 것을.
평소 발길이 뜸한 국제고등학교 인근 거리에 어느새 벚꽃이 만개하여 화사해졌다.
국제고등학교를 지나 사랑의 교회 옆 인도로 걷던 중 만난 들꽃의 빛결.
사랑의 교회 앞 정원에도 봄이 완연하다.
오산천 산책로로 들어서면 꽃의 종류는 더 다양하다.
쪼그려 앉아 자세히 보면 이쁜 꽃들이 빛처럼 반짝인다.
나루교를 지나면서 산책로는 벚꽃이 한가득하여 시선은 이미 제어할 수 없다.
이래서 봄이 설렐까?
노작마을 옆 오산천 산책로에 합류하면 뜸하던 인적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동탄에서 벚꽃 명소라 한 해가 지날수록 이 길을 찾는 사람이 늘어 주말 휴일이 되면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진행 속도가 상당히 더디다.
그나마 주중의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뜸한 축에 속한다.
오산천 산책로 중 최남단에 위치한 나루교에서부터 벚꽃의 행진은 시작, 북쪽 방면의 기흥동탄 나들목까지 이런 벚꽃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편도 거리가 대략 4km 정도 되려나?
벚꽃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봄꽃들 또한 만발한데 그들 또한 각자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충분히 봄꽃 구경으로 눈이 호사를 누렸다 싶어 집으로 향하던 중 목련이 고개를 삐죽 내밀며 자신도 봄꽃이라 속삭인다.
황량하던 겨울의 옷을 벗고 봄옷으로 하나씩 갈아입는 가운데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봄소식을 들려주는 반가운 언어로써 피는 꽃이기에 눈이 즐거운 걸 넘어 가슴 설레는 시간이기에 어느 하나 반갑지 않은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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