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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5_결국 질렀다~

엑백스가 줌이 안되는 걸 트집 잡았지만 사실 이 녀석을 갖고 싶었던 걸 수도 있다.이름하야 엑티워니(?)엑백스의 23mm 단렌즈에서 느낄 수 없었던 그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기 위하야 55-200mm 렌즈를 같이 결재하고 나니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18mm가 또 눈에 들어 오다니..엑백스를 방출하긴 싫고 그렇다고 두 대를 동시에 사랑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이게 들어 오는 순간부터 또 새로운 문제를 내가 던져 놓다니 나의 변덕에 경의를 표해야 할까, 아님 잔정이 많은 성격에 칭찬을 해야 할까?이번 연휴를 통해서 카메라를 과감하게 지르고 나니 정작 내가 좋아하는 여행보단 도구에 집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참회의 명상을 해 봤자! 이 녀석 들어 오면 불꽃 같은 사랑에 빠지겠지!한 달이 넘도..

20140501_부산으로

이번 여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그간 찍어 놓은 사진을 보니... 별로 없다. 첫 날인 5월 1일은 부산에 가자 마자 쐬주 한 사발에 맥주.다음 날, 5월 2일은 대구로 가서 막창에 쐬주.그 다음날인 5월 3일은 금호강변 자전거 타다가 다리에 계속 지진이 나서 끙끙대다가...4일은 물론 집으로 돌아와야 되니까.허탈하다.그래도 여행이니 정리는 해놔야겠지비~ 부산행 KTX를 타고 용산을 지날 무렵.서울역에서 부터 시작된 연휴의 실감이란 말로 어떤 표현을 써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만큼 가볍고 상쾌하고 화사하다.5월1일부터 6일간의 연휴니 아마도 이 사진 또한 가장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달리는 기차를 타고 한강을 지날 무렵에 한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하는 수 없이 한강대교 밑을 바라 보고 찍었다.구도니 ..

창의문에서

포토샵처럼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돌리기 귀찮거나 모를 경우, 후지 카메라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나 또한 그런게 귀찮고 그저 여행이나 일상의 기록 자체를 중시하는 경우는 후지 카메라와의 궁합은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으니.. 특히나 풍경 사진 위주로 카메라에 담아 두기 때문에 필름 시뮬레이션 중 벨비아는 풍성하고 맛깔스런 밥상과 같다. 근래 들어 아트 필터에 찰진 재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쉰들러 기법이라고 해서 특정 컬러만 표현하고 나머지는 흑백처리 되므로써 시각적인 부분을 초월해 강렬한 의미 전달이 수월하단다.지난 20일, 창의문에 갔다 몇 장을 담게 되었다. 창의문 이정표 앞, 클럽 에스프레소라는 유명한 드립 카페인 가게에서..10시에 오픈한다는데 넘무 이른 시간이라 군침만 삼켰스~ 저질 실력이 유감 없..

용평 산중에서

지난 주 용평 갔던 길에 잠깐의 짬을 이용해 정선 구절리로 가볼까? 싶어 다음 지도를 펼쳐 보니 리조트 뒷편으로 산길이 있더군. 구절리꺼정 갈려면 1시간 40분 소요된다길래 그건 무리다 싶고 걍 호기심에 그 길로 한 번 따라가 봤지.첩첩산중에 도암호수라는 비교적 큰 호수가 있더라구.난 원래 그런데 호기심이 많잖아.물론 깜깜해지면 호기심 제곱해서 겁이 많아지는데 땅거미가 완전히 질려면 1시간 정도 여유가 있겠더라구.그래서 앞뒤 안가리고 걍 밟아 버렸어, 산길로~ 뒤에 보이는 도암호수.첩첩산중에 비교적 큰 호수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좀 급하게 밟아 갔더랬어.신기한게 이런 오지에 큰 경작지가 있는데 시간이 그래서인지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나 뿐이었지.세상에 나 혼자 있는 기분을 정말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

들판에 서리는 정겨운 봄

휴일이지만 늦게 출발한 봄나들이 한답시고 딱히 무얼 보거나 듣겠다는 생각조차 없이 나갔다가 들판에 핀 봄의 징표들을 보곤 계획도 없고 예상도 못했던 작은 즐거움에 젖게 되었다.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바람은 어쩌면 기름진 패스트푸드를 먹은 뒤 그 텁텁함을 날리기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와 같은 것이렸다.이름 모를 들꽃의 작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은 감추려 해도 종내엔 주체할 수 없이 튀어 나오는 기침처럼 잠시 주위를 둘러 보는 사이에 눈을 통해 마음으로 몸을 숙이게 하는 마녀와도 같다. 민들레는 지극히 평가절하되는 희생양이면서도 그런 건 개의치 않는 호연지기의 대표 주자 같다.꽃밭을 아무리 화려한 꽃들로 장식한 들 민들레만큼의 뚝심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으리. 차가운 겨울과 초봄의 변칙을 이겨낸 징표인 듯 ..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

늦은 밤에 봄바람 불듯 왠 바람이 불었길래 독산성 세마대에 있는 보적사를 찾았을까? 그렇다고 내 종교가 불교도 아니요 속세를 등지고 싶었던 것 또한 아니올시다.다만 요 근래 들어 대부분 늦다 일찍 끝난 덕분에 내 기분이 상당히 업되다 보니 주체할 수 없는 끼(?)가 발동하야 밤에 그런 발칙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야심한 밤에 으스스한 산이라...바야흐로 바람 조~코 향기 조~은 봄이지 않은가? 보적사가 있는 독산성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전망 와따다.동탄과 세교를 위시해서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전방위를 통해 오산, 병점, 정남과 수원 일대가 화끈하게 보인다.특히나 날 좋을 땐 용인이나 분당도 보일 정도니 부근에서 쵝오의 전망대라 야경 또한 간지가 작살일 터, 마침 그날 또한 약한 연무가 있긴 했으나 그..

남산 벚꽃 터널

동국대 방면에서 시작된 남산 벚꽃 구경은 점심 시간의 짧지만 기분 전환하기엔 충분했었다.장충단 공원에 산채 비빔밥 한 사발 후딱 해치우고 바로 걸음을 재촉. 마치 지네 모양을 한 거시기가 뭐시기?사진으로 보니 징글징글한데 연일 뿌옇던 대기가 그 날만큼은 그짓말처럼 청명하고 덩달아 햇볕도 월매나 따숩고 깨끗한지 사진 셔터를 누를 때마다 더할 나위 없이 맑은 사진이 나오더라. 일행들이 사진을 찍을 때 도촬하며 갔었는데 그 때 찍은 사진 중 가장 맘에 든다, 인물 빼고!봄날 실내에 있다 보면 약간 더워 갑갑함이 올 때 봄바람을 맞는 상쾌함이 연상되는 사진이다.개나리의 노란색만 부각시켰건만 청명한 햇살 덕택에 개나리조차 정화된 노랑이 같다. 요로코롬 벚꽃이 만발하야 산책하는 기분도 덩달아 홍콩간 기분이다.그러나..

봄비가 그치고

봄비 내리던 어느 주말, 저녁 시간에 문득 그 반가운 봄비가 지나간 흔적들이 궁금해 졌다. 세상이 천지개벽하길 바란 건 아니다만 왠지 풋풋한 냉장실 야채가 암시되지 않나?혼자만의 암시라 하더라도 싱그러운 상상을 품고 동네 산책을 감행했다. 센트럴파크에서 반석산으로 오르기 전, 빌딩숲엔 거짓말처럼 조용하지만 조명은 시선을 끌기위해 서로 아우성이다.그 날 가져간 조그만 삼각대 덕에 조리개를 조이고 감도를 낮출 수 있어 노이즈가 없이 선명한 사진을 득템했다. 반석산으로 오르는 계단도 비가 지나간 자리를 여실히 보여 주듯 인적이 없다.잠시 테라스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에도 내렸던 비가 사람들의 관심을 씻어 버렸나 보다. 빌딩숲의 위용이 자못 첨탑처럼 날카롭다.이곳에 많은 사람들은 내렸던 비의 핑계로 반석..

이중인격

커피향에 취해 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초점이 흔들린다.실상은 투명한 벽 너머의 찬바람과 그 바람에 저항하고 있는 콘크리트 건물들인데 난 무심한 척 유리에 비친 세상만 바라 보려 한다.단지 고개만 돌리면 실상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지만 반사되는 세상을 더 동경하는 이유는 나도 알지 못한다.실상은 중력에 붙잡혀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는데 허상은 허공에 떠서 빛의 파고에 예민하단 걸 알고는 있는 걸까?이건 마치 투정부리는 아이를 다독이듯 현실을 애써 억누른채 막연한 이상을 한 바탕 달콤한 꿈처럼 착각하고 있는 폭포 위 사공과도 같다.아마도 공중에 떠 있는 착각 뒤에 산산히 부서지는 물보라를 촉각으로 인지한 자 만의 깨달음일 것이다.

4월 1일, 필동 벚꽃길

만우절에 온갖 잡스러운 거짓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자연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자~나 근데 올 봄 벚꽃 개화는 쪼매 빨리 찾아와서리 깐딱 놀랬자~나.점심 시간 막간을 이용해 엑백스 둘러 매고 혼자서 필동 벚꽃길을 찾아가 이른 벚꽃들을 낱낱이 찍어 봤스~물론 엑백스를 믿기에 보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귀찮아서가 아님. 충무로 대한극장 뒷편 필동길로 느리게 걸으며 봄의 전령사와도 같은 벚꽃을 찍었다.이 벚꽃이란 게 수줍음이 많은 꽃이라 일찍 핀 만큼 일찍 져 버리니 괜히 떨어져 버린 꽃잎을 보고 아쉬워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찍는다마는 그게 마음 뿐이지 막상 지나고 나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더라.그렇담 아쉬움을 달랜단 표현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니겠나? 이렇게 벚꽃이 만개한 가로수가 쭉 펼쳐진 거리를 한눈에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