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

사려울 2014. 4. 19. 10:12

늦은 밤에 봄바람 불듯 왠 바람이 불었길래 독산성 세마대에 있는 보적사를 찾았을까?

그렇다고 내 종교가 불교도 아니요 속세를 등지고 싶었던 것 또한 아니올시다.

다만 요 근래 들어 대부분 늦다 일찍 끝난 덕분에 내 기분이 상당히 업되다 보니 주체할 수 없는 끼(?)가 발동하야 밤에 그런 발칙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야심한 밤에 으스스한 산이라...

바야흐로 바람 조~코 향기 조~은 봄이지 않은가?



보적사가 있는 독산성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전망 와따다.

동탄과 세교를 위시해서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전방위를 통해 오산, 병점, 정남과 수원 일대가 화끈하게 보인다.

특히나 날 좋을 땐 용인이나 분당도 보일 정도니 부근에서 쵝오의 전망대라 야경 또한 간지가 작살일 터, 마침 그날 또한 약한 연무가 있긴 했으나 그 정도라면 누구나 탄성과 함께 입이 떡!하니 벌어져 턱관절 무리가 올 법도 하다.

동탄 야경이 한눈에 잡히는 가운데 메타폴리스가 첨탑처럼 날카롭게 서 있다.



보적사 앞에서 정면을 보면 첫 사진처럼 동탄과 병점 방면의 전경이 보이고 그 자리에서 3시 방향으로 보면 멋진 고목들과 세교가 보인다.

그 날 마침 보름이었는지 보름달이 밤하늘에 탐스럽게 열려 있다.

벌건 무언가를 보고 놀라 개거품 물 수 있겠으나 그 실체는 울 오마니 되시것소잉~

둘레길이 곧 산성벽이다.



보적사에서 3시 방면으로 걸어가면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왕 감상하는 거 편하게 하시라고 넓직한 의자가 하나 있다.

먼 곳에 동탄과 가까운 곳에 세교 북단이 보인다.

이 전망만 봐도 속이 스원한데 그 날 전형적인 봄날의 밤바람이 더해지니 워찌나 스원한지 총각 가슴 설레다 못해 공중부양하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그짓말 쪼끔 보태서리~



있던 자리에서 보적사를 바라 보고 한 장 짜잔!

그 귀하디 귀한 빛을 한꺼번에 왕창 뿌려대는 외등이 있으니 엄청시리 밝은 것 같고 또한 주위에 숨어 있던 녹색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키고 미화시키는 촉매 같다.



아트필터를 이용한 특정색만 표현해 봤다.

먼저 녹색.

보적사에 홀로 껴져 있던 외등 자체가 약간 녹색빛이 나오던 탓에 녹색의 전도사 같다.

모노톤의 주변 환경들까지 퍼져 나가는 녹색 불빛이 넘무넘무 이쁘고 쾌감마저 느껴지니..



노랭이 사진.

원래 톤 자체가 연하고 은근한 온기라 그런지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같은 노랭이라도 개나리하곤 틀리구먼.



오렌지색.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있었구나 싶다.



벌건 색은 거의 없다시피...

연등의 벌건 색만 보인다.



앉은 자리에서 이동하지 않고 방향만 바꿔 찍은 세교신도시가 무척 단아하고 포근하게 보인다.

아무래도 가장 가까이 있는 주거지역인데다 가끔 여기를 가 보면 녹지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원래 있던 언덕배기들을 잘 활용한 덕에 녹지들이 세교를 감싸 안고 포근하게 지키고 있단 생각도 든다.



보적사에 갔으니 그 사진을 아니 찍을 수 없지 않은가! 해서 앞에서 요리조리 셔터를 눌러 보고 해 봐도 부는 바람 땜시롱 연등이 난리 부르스에 옆차기 열심이다.

다행히 잠깐 바람이 잦아 들 무렵에 운 좋게 걸려든 연등 덕분에 마당을 가득 메운 그림자도 덩달아 꼼짝마라다.

예전에 봤던 귀여운 동글보살상은 항상 그 자리에 앉아 변함 없이 인자한 미소를 날리시는 중인데 배는 더 나온 느낌이 드는 건 뭐이지?



동탄에 한 군데 뿐인 줄 알고 있었던 투썸플레이스가 서동탄역 입구에도 하나 더 있었다.

그래서 찾아가 펄펄 끓는 아메리까~노 한 사발 시켰는데 여기 청소는 욜라 하지 않나봐.

창틀이며 바닥, 화장실 상태가 허벌나게 삐리리한게 이거 밝은 날 보면 그 먼지 서로 앞다투어 코와 입으로 들어갈만큼 뽀샤시하다능...

넓직하게 보이는 것과 투썸커피를 생각하면 씁쓸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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