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에 취해 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내 초점이 흔들린다.
실상은 투명한 벽 너머의 찬바람과 그 바람에 저항하고 있는 콘크리트 건물들인데 난 무심한 척 유리에 비친 세상만 바라 보려 한다.
단지 고개만 돌리면 실상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지만 반사되는 세상을 더 동경하는 이유는 나도 알지 못한다.
실상은 중력에 붙잡혀 전혀 움직이려 하지 않는데 허상은 허공에 떠서 빛의 파고에 예민하단 걸 알고는 있는 걸까?
이건 마치 투정부리는 아이를 다독이듯 현실을 애써 억누른채 막연한 이상을 한 바탕 달콤한 꿈처럼 착각하고 있는 폭포 위 사공과도 같다.
아마도 공중에 떠 있는 착각 뒤에 산산히 부서지는 물보라를 촉각으로 인지한 자 만의 깨달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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