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75

라떼는 마리야! 고구마라떼_20240222

오장동에서 두 형과 한 잔 뽀개고 헤어져 찬형과 백병원 앞까지 걸어와 뒤돌아서기 아쉬워 투썸에서 고구마라떼를 시켜 도란도란 대화꽃을 피웠는데 가만 정신차려 머그잔을 보니 라떼가 2/3만 담겨져 있었고, 아무리 술이 취해도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이미 찜을 한 상태라 뒤늦게 뭐라 할 수 없잖아.그렇다고 찐~한 사골을 듬뿍 담은 것도 아니었다.

단아한 경주의 시간과 작별, 천년숲정원에서 영덕으로_20240116

천년숲 정원이란 타이틀에 낚여 지인과 함께 찾았지만 '천년'이란 떡밥에 살짝 현타가 온 곳. 오래된 숲이 아닌 천년 경주에 기댄 곳이라 고목이나 거목보다 마치 천년 전 서라벌 귀퉁이의 단아한 정원 같았다. 거창하게 마음먹을 필요 없이 소소한 정원 숲에서 단음의 현악에 취하듯 마음을 비우고 걷는다면 그 단순함 속에서 개운한 뒤끝을 음미할 수 있었다. 지인과 헤어지기 전, 불국사 인근 카페에서 진한 커피 향에 취해 그 또한 무심한 가벼움을 여운으로 남기고 다음 행차, 영덕으로 향했다. 인사말 < 기관소개 < 산림환경연구원 < 산림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이 소중한 산림이 지속적으로 보존 될 수 있도록 산림에 대한 연구와 임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떠나기 전 국밥과 커피, 횡성_20221011

돌아가는 길에 점심으로 찾은 수구레국밥집은 내가 선호하던 수구레국밥이 아닌 조금 짜면서 밋밋한 국밥이었다.조금 무뚝뚝한데 묘한 정감이 차라리 더 구수했던 식당, 그래도 손님은 꽤 많았다.국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횡성IC로 가던 길에 말끔히 정비된 동네에 투썸이 우뚝 서 있어 커피 한 잔 마시는데 2층 너머 보이는 들녘은 이미 가을로 물들고 있었다.커피 한 잔에 가을 들녘은 어찌나 궁합이 짱 좋은지!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어르신을 찾아뵙고 가야 스것다.

내륙의 바다 대청호의 연이은 경관들, 직동 근장골과 찬샘정_20220902

자글자글한 주름에는 그만큼 많은 사연과 희열이 있다.꺾임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한 카오스는 다듬어진 직선에 비해 예측할 수 없는 반면 꿈을 꿀 수 있어 더 많은 이정표를 꾸릴 수 있고, 애써 변증 하지 않아도 역사와 자취는 충분히 설득된다.지금까지 숨 가쁘게 도로를 질주했다면 한 번 정도 초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자기 합리화에 적합한 포인트, 발아래 세상을 명징하게 볼 차례였다. djdonggu - 대청호오백리길 드라이브 코스의 숨은 사진 명소 「근장골 전망대」 www.cdnews.co.kr마산동 산성에서 출발하여 냉천로를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달리자 도로에 닭이며 강아지들이 노니는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펼쳐졌고, 녀석들이 지나길 기다렸다 다시 질주를 하다 보니 도로 우측에 간간이 호수 전망도..

바다를 향한 꿈, 흰여울 문화마을_20220816

바다를 향한 꿈, 오랜 세월 삶의 무게와 맞물려 장독에 묵힌 구수한 장맛처럼 진면목을 드러내고 비상하는 바닷새가 되어 수평선을 출렁이는 아리랑이 된다. 지칠 줄 모르는 바다 바람이 세 평 쉴 틈 없이 몰아넣어도 태초에 솟은 산에 업혀 엄마 품에서 처럼 곤히 졸고 있는 아가처럼 이따금 근원 모를 함박웃음에 기나긴 설움 터널은 지워지고 어느새 갈망의 견고한 돌탑이 머나먼 걸음 마다한 나그네를 동심의 울타리로 안도시켜 준다. 지인과 만나 영도로 넘어갔고, 비가 내릴 듯 말 듯 애매한 날씨긴 해도 그리 덥지 않은 날이라 도보 여행을 곁들이기로 했다. 우선 태종대 초입까지 또 다른 지인이 데려다준 덕에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하고 버스로 중리방파제에 도착했다. 정박 중인 선박들이 수평선에 사이좋게 걸쳐져 있었다. 걸..

까마득한 바다 앞 해운대, 그리고 떠나기 전 부산 밀면_20220723

빌딩숲 너머 바다라... 바다가 무한한 행복의 표상이라면 그걸 앞에 두고 숨죽인 사념을 달래는 건 작은 행복이라 할만했다. 비록 어디론가 흩어진 커피 향이 아쉬울지라도 내리는 비에 스민 희곡에 낭만이 서리면 그만 아닌가. 짧은 시간은 마치 단잠의 곡조를 추종하듯 그렇게 여운만 남기고 떠났다. 이튿날 열심히 폭주했음에도 숙취는 그리 무겁지 않았던지 서슴없이 해운대로 달렸다. 19년에 왔던 이른 봄바다와 사뭇 다른 여름 정취였다. 우측 광안대교와 좌측엔 이기대와 오륙도. 오륙도 방향으로 수평선에 걸친 걸친 요트가 이 순간만큼은 시인이 되었다. 어느새 부산의 명물이 된 광안대교와 그 너머엔 아파트숲이 빼곡했다. 카페테라스에 겨우 자리 하나가 생겨 후다닥 찜한 뒤 아이스 한 잔 때렸다. 방파제 위로 이따금 새들..

풍성하고 너른 정원 카페, 우즈 베이커리 포레스트_20220709

작은 자연을 조성해 놓은 카페에서 야외 의자에 기댄다. 바람에 섞인 풀내음으로 습한 여름을 잠시 잊는 동안 허리 숙여 보이는 것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카페에서 커피향을 잊어버리는 건 양날의 검이다.-그만큼 가격에 비해 커피 맛이 뵑!- 야외에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반려견은 실내 출입 불가라 어쩔 수 없었던 '이유'가 '덕분'이 되었고, 때마침 야외 너른 공간 중 괜춘한 자리를 선점해서 커피 한 잔 곁들이며 큰누나네와 헤어지기 전, 나른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요 녀석은 초코 푸들인데 어찌나 까칠하고 멍충한지, 얼마 전에 봤는데도 또 사납게 짖어 대고,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이란 개념이 없는지 틈만 나면 짖어댔다. 나도 댕이를 오래 키워 봤지만 금세 가족이나 가족과 친한 지인을 빨리 습득한..

들판 옆 도심 카페, 데일리호스 브라운_20220708

들판 옆 카페를 좋아한다. 때마침 추천을 받고 굶주린 커피 한 잔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갔는데 정말 들판과 인접한 베이커리였다. 조용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 빵 한 조각과 커피를 나누는 사이 하늘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세상 모든 소음을 집어삼켰다. 조금 아쉽다면 천금 같은 들판은 창 너머 정면이 아닌 모로 살짝 시선을 돌려야 했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외부에 나가 들판을 바라보는데 순둥이 한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멍 때리는 사람 첨 보냐멍~" 마늘빵의 겉은 달달하고 조금 딱딱한 식감이라 진정 마늘 바게트 다웠다. 다만 토핑은 내 입맛이 아니어서 딸기케이크로 위안 삼았다. 요즘 빵값 장난 아니다. 큰조카가 올 무렵엔 소나기가 퍼붓는데 얼마나 굵고 살벌한지 샤워기로 퍼붓는 줄 알았다. 카페 내..

파주 대형 카페 문지리535와 평양손만두_20220523

한 때 공장형 카페가 성행하더니 이제는 식물원 카페도 눈에 띄었다. 규모로 따지면 왠만한 식물원 정도는 씹어 먹고도 남을 정도에 메뉴는 카페에 더해 파스타며 피자까지 가능했다. 물론 이색적이고 공감각적인 가치는 지불해야 되겠지만 어느덧 커피 한 잔 가격이 회사 부근의 점심 특선 메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사람이라고 그래도 질리지 않는 한식 메뉴를 선택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운정 신도시까지 달려 이색적인 카페 체험은 간단한 약식으로 끝내자. 근래 들어 자유로를 따라 파주에 특이한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는 가운데 여긴 규모면에서 가히 압도적이었다. 북한식의 꽤 깔끔한 맛으로 정평이 난 곳이란다. 운정역 바로 앞인데 너른 식당 내부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담양 벌판에 멋진 카페, 투썸플레이스_20211221

난 카페 분위기를 무척 좋아한다. 오죽했으면 공부방도 스터디카페 중에서 가장 카페 다운 곳을 고르는데 때마침 담양에서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페 중 엄청 멋진 곳을 알게 되다니! 사방이 트인 대지에 채광까지 좋아 눈부신 전경을 바라보면서도 눈부시지 않아 굳이 찡그리지 않아도 된다. 멋진 산세나 호수, 강에 기대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는 전망과 더불어 진한 커피향에 취해 잠시 갈 길에 대한 방향타가 무뎌졌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규모에 감탄사 한 번 찍! 뿌려주고~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이제 막 문을 연 터라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해서 내부를 둘러보는데 단일 규모로도 꽤나 큰데 무려 3층까지 있다. 2층은 시원한 전망의 통유리벽에 커플석은 외부 방향 조망이라 커피 한 사발 곁들여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