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235

통고산에서 삼척까지_20151105

여전히 산골에 남아 서성이는 만추의 풍경이 그리운 가을과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운 발로일까? 바다와 산을 아우를 수 있는 통고산으로 가는 길은 늦은 밤,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행군과도 같았다.영주를 거쳐 봉화를 지나는 36번 국도는 가뜩이나 인가가 드문데 밤이 되면 나 혼자 암흑을 방황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자정이 넘어 잠시 쉬어간답시고 춘양을 들렀더니 온전히 잠든 마을이었는데 외롭게 불을 밝히는 등대처럼 편의점 하나만이 움직이는 불빛의 흔적을 발산 중이라 극단의 반가움이 울컥 치솟았다.춘양하면 일교차가 원캉 커서 해가 진 한밤과 새벽에 거짓말처럼 추운데 아니나 다를까 편의점 여주인은 겨울 무장을 하고 쓸쓸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따스한 두유 두 병을 사서 하나는 완샷! 하나는 품 안..

아이팟터치6세대를 겟!!!

아이폰5s를 떠나 보낸 자리는 어김 없이 아이팟터치6세대가 대체 되었다규. 어차피 아이뽕을 사용 중이라 아이팟터치가 필요할까 생각할 수 있는, 폰 기능을 빼곤 아이뽕과 같아서 돼지털기기 중독증이거나 활용도가 떨어질 거 같지만 광역 버스를 이용해서 출퇴근 편도 시간만 1시간 가량 소요되므로 하루 중 가장 깨알 같은 휴식 시간인데 아이뽕으로 음악을 듣다가 시도때도 없는 카톡 소리엔 대책 없이 풀린 긴장을 다시 추스려야만 한다.대중 교통 안에서 벨소리가 소음이라 진동으로 해 놓더라도 이어뽕을 끼고 음악을 듣다 보면 휴대폰이 낼 수 있는 온갖 소리가 여과 없이 들리는데 아무리 무딘 신경이라도 결국 폰 기능 자체가 방해가 된다.그래서 대안으로 아이팟을 사용한다네~폰 기능만 뺐다지만 두께 6.1밀리에 무게 88그램..

잠시 만난 세종_20151025

숨가빴던 전날의 가을 싸랑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급히 대전으로 날아가야 될 일이 생겼다. 그러곤 간 김에 세종도 잠시 둘러 보는 걸루~이러다 세종에 새로운 둥지를 트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꽤 멀고 시간도 소요되는 편이라 아침 끼니를 후다닥 때우고 출발해야만 했다. 여전히 따사로운 햇살 아래 펼쳐진 흥림산의 가을이 남겨 두기엔 아쉬움이 마이 남는다. 세종에 도착해서 처음 찾아간 곳은 호수공원 북단 습지섬인데 그러고 보니 제작년부터 매년 가을마다 세종에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새로운 만남, 세종/두 번째 만남, 세종/잠시 방문한 세종_20141113)항상 업무로 다녀가게 되었고 잠시 구경하는 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간 김에 둘러 봤던 전례와 비추어 다른건 이번 만큼은 내 의지로 가게 된 거시여.물..

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제대로 된 가을 여행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던 중 어디를 가나 넘치는 인파를 어떻게 피하면서 지대로 청승을 떨기엔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다. 인파가 많으면 그만큼 멋진 가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입소문이 덜한 만큼 차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던 중 머릿속에 불빛이 번쩍!올 초여름 반딧불이를 만나러 갔던 오지 마을, 영양이었다.(반딧불이를 만나러 갑니다_20150627) 역시나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영주역에 도착, 일행을 만나 밤 늦은 시각에 영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줄곧 잡아 18시15분 청량리역에서 출발->20시 50분 영주역에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커피 한 잔을 손에 든채 21시40분에 영양으로 출발->봉화를 거쳐 23시 무렵에 영양 도착...

일상_20151021

퇴근길에 부쩍 쌀쌀해진 바람살이 몸을 잔뜩 웅크리게 하여 몸이 찌뿌둥한가 했두마 날 자체가 추운게 맞구나. 가을이 금새 몸을 뺄려고 그러나? 때마침 내 전속 교통 수단인 광역버스에 내려 걸아가는데 이렇게 낙엽이 자욱하게 깔려 걸을때마다 폭신한 느낌에 쓸리는 소리가 살살거린다. 가족들과 저녁을 같이 하기 위해 걸어가면서 가을 야경이 없는 아쉬움을 벗어 던지려고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남겼는데 저 가을 빛깔은 대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게 완전 틀리다.낮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밤은 가로등 불빛을 받아 그 만의 색상이 또 다르군. 이건 사이 좋게 골고루 자리를 틀고 각양각색으로 누워 휴식을 취하는데 낙엽 하나만 보면 누런 것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경쾌하지도 않은 것이 별 볼 일 없는 것을 같이 모여 있으면..

홍천에서의 평온한 하루_20151020

평소와 같은 잠깐의 여유라도 다른 계절엔 지루한 시간일 때가 많지만 가을만큼은 지루할 틈이 없다. 홍천에 들렀던 이틀의 짧지 않은 시간 조차도 난 넘치는 심적 여유로움에 유영할 만큼 타인에 비해 압도적인 많은 추억을 쓸어 담았다. 홍천에 지인이 살고 있다지만(홍천 고사리 채취), 그리고 비발디파크에 가족 여행을 종종한다지만 서먹할 수 밖에 없는건 자유 여행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내 소갈머리에 치밀한 경로와 목적지를 미리 정하기는 싫고.지나던 길에 홍천유원지 이정표를 바라고 무조건 왔더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끈하게 가공된 공원이 아니었다.말 그대로 강 가에 넓직한 공간이 있고 잠시 궁뎅이 붙일 수 있는 곳도 여기를 제외하곤 전무후무한 상태나 마찬가지.막연히 왔던 만큼 실망은 없었지만 ..

가을 성묘_20151017

한가위 성묘를 가는 건 늦어 버리면 찾아 오는 추위의 날카로움으로 차를 이용해야 되는데 요맘때가 자전거로 다녀 오기 가장 시기 적절한 타이밍이다.간편한 복장에 강한 햇빛만 적당히 방어한다면 자전거를 타고 50여 킬로미터가 그리 부담 되지 않거니와 강을 따라 한창 만개해 있는 가을 운치를 백 배 누릴 수 있음이다. 황금네거리 부근에 잡아 놓은 숙소를 빠져 나와 눈팅도 만족시킬 겸 대중교통으로 이동, 따스한 햇살이 눈부실 만큼 전형적인 가을이라 날은 기가 막히게 잘 잡았다.만약 차를 이용했더라면 이런 호사를 호사라 느낄 수 없이 그저 지나치는 과정으로만 봤을터라 누가 내린 결정인지 몰라도 현명했다라고 봐! 1차 목적지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대여한 후 뱃속 허기를 달래고 출발~새로 조성한 공원인지 아주 빈약해 ..

이천 갈대 바람_20151006

이천을 갈 일은 어쩌면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나 보다. 혹시나 싶어 카메라는 챙겨 갔건만 마땅히 인상 깊은 가을을 볼 수 없어 노심초사하던 차, 그렇다면 커피 한사발 땡기면서 고민해 보자. 이천 미란다 호텔을 지나서 가까이 투썸에 갔더니 첫손님이었는데 그럴 생각 없었음에도 브런치로 퀘사디아를 시켜 폭풍 흡입을 하곤 곰곰히 생각에 또 생각.아마도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환하고 친절하게 맞이하는 중년 여성 분의 화사함에 기분이 좋아서 덩달아 식욕 작렬했나 부다.잠시 앉아 있는 사이 거짓말처럼 사람들도 밀려 오는데 금새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과 좁지 않음에도 들어차 버린 주차장을 보자 한적한 시골 동네라고 얕볼 수 없으이.이천도 뻔질나게 방문했던 곳이었건만 무척이나 오랜만이라 방향 감각이 상실해 버..

양떼 목장_20150928

연휴가 지날 수록 더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해진다.회사에 생활 리듬이 맞춰져 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아무리 잠을 많이 잔 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다.지칠만큼 자고 일어나 보니 정신이 밍숭맹숭한데 그나마 화단에 활짝 핀 사랑초를 보니 잠이 좀 달아 나는 거 같다. 화사하고 아릿다운 꽃의 정기를 받아 맹한 정신머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가족들과 같이 집에서 가까운 카페로 납시어 감미로운 카페인 한잔을 들이 마시자 일상이 새롭게 보이니 가을 정취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온통 하늘을 뒤덮은 양떼구름의 대규모 행렬.드높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활개하는데 장관이 따로 없다.높은 상공에서 바라 보는 대관령 양떼 목장 같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해파리떼 같기도 하다. 다음 ..

한가위 연휴 첫 날_20150926

작년 5일이던 연휴가 올해는 4일로 불과 하루 차이임에도 상당히 짧고 억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한가위 연휴로만 따진다면 하루지만 올해 국경일이 주말이나 일요일에 끼어 있던 탓에 전체 연휴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전이된 건 아닐까?삼일절이 일요일이요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이 토요일이니 극에 달한 국경일의 감질맛 보소.그래도 한탄으로 헛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노릇이니 다른 연휴처럼 일단 집을 뛰쳐 나와 사람들이 빠져 나가 텅빈 거리를 활보했다. 예전처럼 오산천변 산책로를 바라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자전거를 타고 날아갔다.(2013년 조용한 한가위 연휴 첫 날, 2014년 한가위 연휴 둘째 날의 텅빈 산책로)다만 달라진 점은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했던 만큼 거리를 길게 잡을 수 있었는데 그간 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