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양떼 목장_20150928

사려울 2015. 10. 30. 14:06


연휴가 지날 수록 더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해진다.

회사에 생활 리듬이 맞춰져 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아무리 잠을 많이 잔 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다.

지칠만큼 자고 일어나 보니 정신이 밍숭맹숭한데 그나마 화단에 활짝 핀 사랑초를 보니 잠이 좀 달아 나는 거 같다.



화사하고 아릿다운 꽃의 정기를 받아 맹한 정신머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가족들과 같이 집에서 가까운 카페로 납시어 감미로운 카페인 한잔을 들이 마시자 일상이 새롭게 보이니 가을 정취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온통 하늘을 뒤덮은 양떼구름의 대규모 행렬.

드높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활개하는데 장관이 따로 없다.

높은 상공에서 바라 보는 대관령 양떼 목장 같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해파리떼 같기도 하다.



다음 날도 전형적인 가을 하늘인데 전날과 다르게 아주 화창하더니 늦은 오후로 갈수록 어디서 뛰쳐 나왔는지 어김없이 양떼목장이 연출된다.



짚은 가을 하늘색과 서산에 드리우기 시작하는 석양의 노을이 만들어 놓은 들판에 빼곡히 들어선 양떼들이 몽환적이고 한적한 오후의 휴식처럼 아주 느릿하게 움직이는 이 장관.

이건 양떼가 아닌 삼엽충의 등판 같기도 한데?




사실 정신 차리고 자전거 타러 나갔다 멋진 노을을 기대하며 카메라를 챙겼던 건데 그건 글렀고 그나마 건질게 이것 뿐이라 하는 수 없이 하늘 사진으로 삽질을 해버렸다.

이래저래 가을이 점점 가깨워졌음을 체감하게 되고 그럴 수록 이내 가슴 설렘은 주체할 수 없이 좋아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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