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57

한가위 연휴 첫 날_20150926

작년 5일이던 연휴가 올해는 4일로 불과 하루 차이임에도 상당히 짧고 억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한가위 연휴로만 따진다면 하루지만 올해 국경일이 주말이나 일요일에 끼어 있던 탓에 전체 연휴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전이된 건 아닐까?삼일절이 일요일이요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이 토요일이니 극에 달한 국경일의 감질맛 보소.그래도 한탄으로 헛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노릇이니 다른 연휴처럼 일단 집을 뛰쳐 나와 사람들이 빠져 나가 텅빈 거리를 활보했다. 예전처럼 오산천변 산책로를 바라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자전거를 타고 날아갔다.(2013년 조용한 한가위 연휴 첫 날, 2014년 한가위 연휴 둘째 날의 텅빈 산책로)다만 달라진 점은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했던 만큼 거리를 길게 잡을 수 있었는데 그간 매처..

일상_20150703

특히나 청명했던 날. 종종 찍는 달 사진이지만 이날은 몇 년만에 대기가 가장 깨끗한 날이라 달 사진이 더 선명하고 저 분화구 같은 꼼보의 입체감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유별나게 티나는 청명함이라 집안에서 망원과 광각을 번갈아 가며 교체해서 찍어 보았다.하늘 뿐만 아니라 평소 보이던 사물들의 윤곽이 더 선명하고 색상도 또렷하여 닭살이 파릇하게 돋아날 정도였다. 지도를 찾아 보니 여기가 오산이다.산 너머 아파트에 삼미마을이 선명한데 지도상 여긴 오산 세교신도시 남단 A7 블록의 16단지고 그 너머가 오산 시가지로 평소 여기를 보면 항상 흐릿하게 보이던걸 비교하면 무쟈게 또렸한 거다.특히나 건물의 색상까지 보일 정도라 블로깅 전 사진을 확대해 보니 여느 회사들처럼 큰 타이틀도 보이고 오래된 듯한 교회당의 적..

오산으로 자전거 첫 출정_20150509

그 동안 집에 자전거로 이동한 가장 먼 거리는 오산대 부근인데 동탄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오산 세교신도시와 연결되는 북삼미로를 닦고 있었고 개통 전 차량 통행이 허용되지 않아 자전거 타기 적격인 상태였기 때문에 오산대역까지 가 봤지만 목표하고 간게 아닌 가다 보니 오산 수청동이었으므로 처음 작심하고 간 건 이날이었다. 오산 시내까지 자전거로 가는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닐만큼 열악하여 몇 번 가려고 시도는 해 봤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어 가는 도중 포기 하기 일쑤.그러다 동탄2신도시가 생기면서 오산과 기존 동탄 사이 산업단지 덕분에 주말 휴일 사람들이 빠져 나간 조용한 틈을 이용하여 수월하게 왕래가 가능해 4월에 첫 시도를 해 봤더니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아 가기 편하고 거리도 가까웠다. 4..

독산성 세마대_20150228

집 가까이 있어서가 아니라 동탄 일대에서 자연이 옹기종기 모여서 별 탈 없이 지내는 곳이 독산성이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갔던 곳인데 이번엔 모처럼, 그것도 트래킹 대신 편안한 산책거리를 찾다가 집 가까운 곳으로 선택했으니 안부차 함 둘러볼까? 일전에 다녀올때 몇 가지는 기록에 남겨 둔게 있긴 하니까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구먼.`초여름의 신록, 오산 독산성 세마대를 가다.',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20140423_다시 찾은 야심한 보적사', `20140525_비 오는 날, 독산성 산책'이렇게 간간히 독산성을 다녀오긴 했지만 작년 여름부터 급격한 귀차니즘으로 올초까지 생각도 없었는데 자의든 타의든 때마침 찾아온 기회를 이용해 몇 장 남겨둔 사진이 있다. 언제나처럼 보적사에서 진입했고 동쪽 시계 방..

한가위 연휴 셋째 날

제사를 지낸 한가위는 여전히 나른하다. 과식해서 식곤증으로 나른하고 한 거 없이 아침부터 부지런 떨어서도 나른하다.빵빵해진 배가 부담스러워 점심이 지나 밀려오는 졸음도 떨칠 겸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다녔는데 그나마 연휴가 시작되기 전, 한 동안 세워 놓은 자전거 뒷바퀴 타이어를 교체하기 망정이었지.이마저의 기동력이 없었다면 워째스까잉~ 지나가는 길에 무궁화가 매캐할 만큼 화사해서 시선을 잡아 끌기에 몇 송이 중 가장 잘 난 녀석을 골라서 보니 한 마리 여치도 나처럼 화사함에 현혹되었나 보다.접사를 찍는답시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 밀어도 도망갈 기색이 전혀 없는 거 보면 내 방해조차도 대수롭지 않나 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석양이 드리울 무렵 어디서 가장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동탄역으로 급히 재촉했..

소품들의 모임

꿈틀대는 35mm에 대한 욕심이 커지며 눈팅만 하다 막상 지금 있는 렌즈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이래저래 만지면서 눈에 들어온 소품들을 문득 담고 싶었다. 아이팟클래식과 피처폰, 그리고 얼마 전 선물 받은 샤넬화장품 에고이스트.화장품은 사실 내가 선호하는 향이 아니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향 자체가 지속력도 무쟈게 길지만 특유의 강렬하면서 눅눅한 향은 코 끝에서 오랫 동안 잔향을 남기는데다 처음에 받아서 일반 스킨로션처럼 손에 적당량을 붓는 과정에서 주둥이 구조가 틀려 왕창 부어 버렸다.그냥 필요한 부위만 직접 찍어서 사용해야 되는데 그걸 몰랐던 무지로 확 쏟아져 버리면서 손에서, 팔뚝으로 줄줄이 흐르면서 사방으로 떨어진 그 자그마한 실수가 혹독한 시련이 될 줄이야.그 후에 이거..

사진과 함께 하는 일상들

시간이 조금이라도 주어지는 날이면 틈틈히 카메라를 메고 산책을 한다. 근래 들어 나처럼 중급기 이상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이들도 부쩍 늘었고 예전에 비아냥대던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서 자동 모드로 사용한다는 말들도 많이 해소된 느낌이며-사실 내가 이랬으니- 막연하게 찍는 모습보단 신중한 표정으로 셔터를 누르는 광경도 종종 접하게 된다.나 또한 여행의 기록이 중요했을 뿐 사진에 대한 신중함은 없었는데 작년 지인 중에서 전공했던 분의 지대한 영향을 받아, 그리고 그 지인의 지인으로 인해 사진은 한 장면일 뿐이지만 그 장면에 들어간 넓은 세계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고 단정 짓기 힘들며 그 끝도 정의 내릴 수 없는 매력이 있단 걸 안 이후 사진은 내 단조로운 일상의 파문과도 같았다.때론 한 장면에 매료된..

20140525_비 오는 날, 독산성 산책

어둠이 오기 전, 초저녁 무렵에 홀로 독산성을 가서 모처럼 산성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보게 되었다. 특히나 한 바탕 세찬 소나기가 내린 후 잠잠해진 데다 근래 불어오는 바람 중에서 가장 시원한 느낌이 좋았으므로...한 장을 제외하곤 역시나 귀차니즘으로 인한 무편집 무보정 사진들이다. 일련의 지방 행차 후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한 바탕 시원한 빗방울이 퍼붓다 그친 틈을 타 티워니만 들고는 독산성으로 올라가게 되었다.어쩌면 내리는 비로 인해 텁텁하던 기분이 씻겨져 내림과 동시에 여독도 사라져 한결 가뿐해진 덕분일 수도 있겠다.마침 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 들면서 나처럼 독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보적사의 동편에 위치한, 동탄과 세교 전망이 가능한 곳을 시작으로 시계 방향을 선택한 산책을 시..

20140511_휴일은 이렇게

일 주일 지난 사진들을 보니 멋진 휴일에 어울리는 세찬 바람과 근래 들어 초여름 기승을 역행하는 스원한 날씨는 활동과 더불어 일상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감성을 충동질하기에 모자람 없었으니... 베란다 너머 오산을 향해 바라 보니 탑 같은 게 있다. 뭐다냐? 오산 세교의 오산대역 방면을 향해 줌으로 한껏 잡아 당겼더니 빌라촌 앞에 경부선과 봉담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보인다.비 예보가 있어서인지 대기는 약간 뿌옇게 보이는데 바람은 시원했단 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 보니 빗방울이 드문드문 떨어지더라.우산이 필요 없을 정도로 드문드문인데 이미 지나가는 한 쌍의 부자는 철저한 대비를 끝낸 상태다. 아주 작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그 자태가 빼어난 들꽃이 바위에 숨어 웅크리고 있다. 이건 보적사에 올랐을때 ..

20140511_집에서 바라본 보적사

지난 달 밤에 두 차례 찾아간 독산성을 가서 수 많은 빛들 중 우리 집은 어딜까 찾아 봤지만 정작 집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독산성을 세세히 살펴 본 적은 없었다. 그리하야 때마침 내 손에 들러진 티워니+망원렌즈를 이용해 바라 본 독산성을 담아 봤다.어제 저녁 때 비가 무진장 내리기 전이라 좀 우중충해도 첫 시도에 박수를 보내며... 전체적인 모습은 요렇게 특출나거나 별 다를 거 없는데 막상 올라가 보면 사방팔방이 뻥 뚫렸단 말씀.자세히 확대해 보니 세마역과 세교신도시의 북단이 보인다. 좀 더 확대해 보면 봉우리 바로 아래 보적사가 보이고 좌측 능선에 나무 한 그루와 담벼락 같은게 독산성의 일부다.자세히 보면 산 언저리를 따라 산성의 흔적이 어렴풋이 나마 보인다.가까운 듯 하면서도 4월 이전엔 거의 가보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