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이 있어서가 아니라 동탄 일대에서 자연이 옹기종기 모여서 별 탈 없이 지내는 곳이 독산성이다.
잊을만 하면 한번씩 갔던 곳인데 이번엔 모처럼, 그것도 트래킹 대신 편안한 산책거리를 찾다가 집 가까운 곳으로 선택했으니 안부차 함 둘러볼까?
일전에 다녀올때 몇 가지는 기록에 남겨 둔게 있긴 하니까 무의미한 시간은 아니었구먼.
`초여름의 신록, 오산 독산성 세마대를 가다.',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20140423_다시 찾은 야심한 보적사', `20140525_비 오는 날, 독산성 산책'
이렇게 간간히 독산성을 다녀오긴 했지만 작년 여름부터 급격한 귀차니즘으로 올초까지 생각도 없었는데 자의든 타의든 때마침 찾아온 기회를 이용해 몇 장 남겨둔 사진이 있다.
언제나처럼 보적사에서 진입했고 동쪽 시계 방향으로 성곽을 따라 돌격했다.
세마대 언저리에서 동탄을 바라보니 뿌연 대기가 마음에 걸리긴 하나 그래도 전망 좋은 건 여전하다.
그 전망 좋은 곳에서 항상 내려다 보고 있을 바위는 오랜 역사를 한 자리에 앉아 지켜 보며 많은 사연들을 기억하고 있는듯 겹겹이 주름진 형체를 하고 앞으로도 변함 없이 자리를 뜨지 않을 각오처럼 자리를 굳게 틀며 땅에 단단히 박혀 있다.
남문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와 사방을 두루두루 둘러봐도 여전히 전망도 조~코 공기도 조~코
다른 가족들도 눈에 종종 띄는데 아이들은 몸소 이런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부모는 인자하다는 증서를 하사해 드리고 잡다.
현명한 산교육이 이런게 아닐까~
중간에 건너 뛰고 서문 부근에 당도해 보니 소나무가 많은 지역 답게 꽤 녹색이 광범위하고 조밀하게 퍼져 있다.
이런 친구들도 오랫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사람들을 굽이 보살펴 주길.
서문으로 출입하는 사람이 비교적 자주 눈에 띄는건 오르기 쉽고 그 아래 차량 주차가 용이해서 그럴거야.
이것도 산성이라 비탈이 심한 편인데 여기만큼은 뒷짐지고 오르거나 내려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그나마 완만한 지형인 거 같다.
일행과 살아가는 이야기, 안타깝거나 즐거웠던 일상을 나누는 사이 어느새 한 바퀴를 다 돌아 보적사에 당도했는데 그래도 떨어져 지내면서도 비교적 자주 만나며 산책을 즐기다 보니 우리 다리통이 많이 튼튼해져 이 정도론 성이 차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독산성 삼림욕장으로 다시 방향을 잡고 내리막 지세를 따라 내려갔다.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한참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평지가 나오고 서오산톨게이트가 짠! 하고 나타났다.
아뿔사!
우리가 다른데 너무 정신 팔며 큰 길로 아무 생각 없이 내려오다 보니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내려 온거다.
다시 거슬러 올라가 예전 유격장 자리를 지나 숨도 돌릴겸 가져간 커피를 마시며 보스 사운드링크3로 음악을 듣곤 한참을 남은 이야깃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 해질 무렵이 되어 독산성 산책을 마무리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이 좋은 자리를 두고 늘 먼 곳을 생각하는 내게 빠듯한 주말의 가장 멋진 여행지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인접해 있던 독산성이었다.
사철 푸르른 소나무가 많고 그 솔향이 진득한 독산성의 아름다움에 오늘도 잔뜩 취해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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