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한가위 연휴 셋째 날

사려울 2014. 10. 12. 23:07

제사를 지낸 한가위는 여전히 나른하다.

과식해서 식곤증으로 나른하고 한 거 없이 아침부터 부지런 떨어서도 나른하다.

빵빵해진 배가 부담스러워 점심이 지나 밀려오는 졸음도 떨칠 겸 혼자서 어슬렁어슬렁 다녔는데 그나마 연휴가 시작되기 전, 한 동안 세워 놓은 자전거 뒷바퀴 타이어를 교체하기 망정이었지.

이마저의 기동력이 없었다면 워째스까잉~



지나가는 길에 무궁화가 매캐할 만큼 화사해서 시선을 잡아 끌기에 몇 송이 중 가장 잘 난 녀석을 골라서 보니 한 마리 여치도 나처럼 화사함에 현혹되었나 보다.

접사를 찍는답시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 밀어도 도망갈 기색이 전혀 없는 거 보면 내 방해조차도 대수롭지 않나 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석양이 드리울 무렵 어디서 가장 잘 찍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서동탄역으로 급히 재촉했다.

마침 타이밍은 좋았으나 생각했던 것 보다는 그리 좋지는 않았다.

곳곳에 철탑과 전철 안테나(?)가 있으니 차라리 집에서 찍는 게 나으련만.



꼭 모자 쓴 짱구나 독고탁 같다.



이렇게 한가위 석양도 서산으로 넘어갈 채비에 열심이다.



그 반대가 되는 동쪽 하늘엔 달이 벌써 고개를 내밀고 있었으니 이 묘한 기분이란...



동탄에 살면서도 거의 올 일이 없는 서동탄역.

여긴 행정 구역상 오산이란다.



해도 집으로 돌아가고 집을 나섰던 전철도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이다.



한가위 보름달, 짜잔~!!!

슈퍼문이라는데 그래서라기 보단 한가위라서 밝고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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