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오산으로 자전거 첫 출정_20150509

사려울 2015. 9. 9. 23:06

그 동안 집에 자전거로 이동한 가장 먼 거리는 오산대 부근인데 동탄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오산 세교신도시와 연결되는 북삼미로를 닦고 있었고 개통 전 차량 통행이 허용되지 않아 자전거 타기 적격인 상태였기 때문에 오산대역까지 가 봤지만 목표하고 간게 아닌 가다 보니 오산 수청동이었으므로 처음 작심하고 간 건 이날이었다.

오산 시내까지 자전거로 가는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닐만큼 열악하여 몇 번 가려고 시도는 해 봤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어 가는 도중 포기 하기 일쑤.

그러다 동탄2신도시가 생기면서 오산과 기존 동탄 사이 산업단지 덕분에 주말 휴일 사람들이 빠져 나간 조용한 틈을 이용하여 수월하게 왕래가 가능해 4월에 첫 시도를 해 봤더니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아 가기 편하고 거리도 가까웠다.



4월 26일에 지나가는 길에 동탄산업단지 공원이 정갈하게 잘 꾸며 놓은 거 같아 해가 지는 서산의 파노라마를 하나 남겨 두고 왔다.

낯선 길이라 어색함에 거리가 상당히 멀게 느껴졌지만 실제 10킬로도 안 되는 거리라 자전거로 이동한 걸 감안하면 그리 멀지 않다.

그래도 가는 길에 공단의 아주 한적한 도로는 마치 자전거 전용도로라는 착각도 들겠했다.



그러곤 일 주일 여 흘러 다시 오산의 오산천 고수부지로 갔더니 깔끔하게 다듬어 놓은 그런 공원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고수부지 였는데 그 지나치지 않은 매끈함이 도리어 정감이 갔다.

그날 마침 한창 꽃가루가 공기 중에 자욱히 날리던 시기인데 유별나게 버드나무가 많은 오산천엔 이렇게 꽃가루가 무수히 많이 떨어져 있는 품새가 봄에 함박눈이 퍼부은 착각도 들게 한다.



버드나무 가지에 저 어마무시한 꽃가루 좀 보소.

버드나무로 치면 아직 어린 나무 한 그루에도 이렇게 꽃가루가 소복히 달려 있는데 큰 나무의, 그것도 군락지라면 얼마나 많이 날릴까 생각해 보면 대기를 뿌옇게 뒤덮는 꽃가루가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볼 때는 참 신기해 보이는데 막상 그 솜뭉치 같은게 내 숨쉬는 코구멍에 들어 오면?



5월 9일 오산천 고수부지로 가서 한 바퀴 돌고 아직은 낯선 오산 풍경을 잠시 둘러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산대학교가 보인다.

처음에 오산대라고 해서 군부대 이름인 줄 알았었는데...



수질은 그리 좋지 않은데 말끔하게 정비해서 매끈한 강 보단 이렇게 울퉁불퉁, 자연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하천들이 같이 공존공생하는 거 같아서 더 정감이 간다.

그래서 동탄에서 부터 오산까지 오산천을 따라 가게 되는데 무조건 편한대로 가공해 버리면 금새 식상해지고 별 다른 특징도 없어 오리나 철새, 갈대 같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잊혀지고 그 감성도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5월 초순인데도 풀이 무성한 걸 보니 강과 산에는 벌써 여름 준비 중이다.




고수부지 한 켠에 이렇게 자그마한 허브 정원을 만들어 놓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카모마일이란다.

이 꽃이 편안해 보여서 일까?

그래서 향과 맛도 그렇거니와 효능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한단다.




다른 식물들도 딱 보면 아, 이거 구나 싶은데 지금은 머릿 속의 지우개가 살짝 지워 놓았네.

아주 작은 정원을 보니 소박해진다.



이미 온 몸에 에너지가 급 소진 되어 집으로 가는 길에 오산을 영문으로 새겨 놓은 화단이 보인다.

오산시티~

동탄에 살면서 서울 한강이나 안양천, 탄천 같은 자전거 길이 참 부러웠는데 이렇게 조금만 움직이면 오산까지 아우를 수 있어 이제는 그런 매끈한 강이 저얼대 부럽지가 않다규!

도리어 한적하고 덜 위험하며 주위에 널려 있는 볼거리들이 자전거 타면서 생기는 힘든 체력적인 장애물을 잊게 해 주니까 열심히 타면서 이참에 운동도 겸해야 되겠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가탄신일 사찰_20150523  (0) 2015.09.15
대구에서 막창_20150515  (0) 2015.09.09
토요일 산책_20150425  (0) 2015.09.08
금요일 밤 산책_20150424  (0) 2015.09.08
산소 가는 날_20150417  (0) 201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