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445

일상_20150622

지인께서 주신, 내가 좋아하는 식물. 직접 원주에서 재배하신 녀석이라는데 평소 이름도 모르면서 우리 가족들은 이 녀석을 참 좋아한다.왜냐?괴기 쌈사서 쳐묵할때 이 녀석의 쌉싸롬한 맛이 괴기의 느끼함을 상쇄시켜 주고, 샐러드에 쭉 찢어 넣으면 드래싱의 단맛을 향긋하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맛깔스럽게 해 준다.꽤 많은 양을 주셨는데 받아 오자마자 이렇게 씻어서 돼아지 목살과 삽겹을 쌈싸서 반을 뽀개버렸다.울 가족들이 요 향긋한 녀석 덕분에 더 많은 포식을 했으니 그 날의 고마운 녀석.

가족 나들이_20150620

새해 둘째날(새해 첫 외출_20150102) 이후 가족 여행이 뜸하기도 했고 지난 여행에서 돌아올때 능암 뒷산 언저리에 있던 콘도미니엄도 궁금해 하길래-난 예전 하일라비치 리조트일 때 가봤었다- 작심하고 미리 예약, 이 날만큼은 울가족들 단결력은 수소결합보다 더 견고하다.한치의 낙오자도 없고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없으니 이 얼마나 핵폭탄급 결속력인가!하긴 불만이 있다면 내 협박 공세를 견디기 쉽지 않을 거시여. 가는 도중 안성 지날 무렵부터 변덕스러운 비가 내리더니 도착해서도 그쳐다 내렸다를 반복했고 초저녁엔 제법 굵직한 빗방울이 요란하게 지상을 두드려댔다.중부지방 가뭄이 워낙 이슈가 되던 때라 그 빗방울조차 반갑고 고맙다 보니 반 년 만에 떠난 여행이 월매나 들뜨고 설레었을까?켄싱턴리조트가 산 언저리에..

지루한 여름의 시작_20150613

정작 부산을 가도 친구와의 추억이 될만한 징표라곤 그 녀석이 평소 믿고 따르던 형님과 동생 뿐이었는데 형님은 사정상 뵐 수 없었다.그래도 빈 손으로 가지말란 인연인지 원양 해운을 하던 그 동생이 때마침 육지로 나와 있던 찰나였으니 어찌나 감사하고 반갑던지.1시간 정도 살아왔던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지고 부산에서 하룻밤을 쉬고 바로 상행선을 타고 대구를 들렀다.대구에 오면 꼭 연락하라던 지인을 만나기 전, 무료함도 달래고 뒤숭숭하던 머릿속도 비울 겸 낮 시간에 자전거를 빌려 금호강변을 나섰다. 역시나 강바람의 기세는 대단했다.15킬로 정도 가는 사이 가슴에 바람이 안기어 앞으로 나가는데 힘을 너무 많이 뺀 탓에 얼마 못 가서 자전거를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왔다.기진맥진하여 되돌아갈 힘도 용기도 생기지 않아..

부산으로의 출발_20150612

작년 가을, 한창 나이에 생을 떠난 친구의 흔적을 찾을 겸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떠났다. 내가 근래 몇 년 동안, 일 년에 두 번 정도 유일하게 부산을 내려갔던 이유였었는데 그 친구가 떠나곤 한 번도 부산을 가지 않았었다.허나 그 추억들도 이제 묻어 둬야 되기에 여름이 오기 전, 그 흔적들을 마지막으로 찾아 보고 싶었다. 용산역을 지날 무렵, 내 생각을 알아 주는 하늘이 고맙다.무언가를 보여 주기 보단 그저 덤덤하지만 깨끗한 하늘.그 소식을 들었을때 난 누구에게도 위로 받고 싶지 않았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흐느끼는게 가장 위로가 되었다. 비교적 먼 곳까지 덤덤하게 틀어 놓은 음악은 때마침 뉴에이지의 잔잔한 파도가 찰랑이며 밀려 온다. 내가 이 부산역 광장에서 얼만큼 설레었고 얼마나 뿌듯..

여름 만개_20150607

5월말 용평을 다녀온 후 6월부터 부쩍 날씨가 훈훈해져 등판에 땀자국 흔적이 왕왕 찍히기 시작하는, 섣부를지라도 여름이라 단언할 만한 날이 되었다. 그 여름을 지독히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그 여름이란 녀석이 싸돌아댕기는 내 호기심을 어찌 억누를랑가! 동탄복합문화센터로 모처럼 행차하셨는데 무성해지려는 나뭇가지로 한눈에 들어오는 이 멋진 길이 가려지기 시작한다.그래도 해는 많이 길어지긴 길어졌어. 반석산 습지공원에 왔더니 투덜대던 내 여름 투정이 금새 사그라 든다.개망초에 앉아 열심히 식사 중이신 나비가 이뻐 렌즈를 밀자 얌전하게 앉아 `나, 찍히는건가~'하며 가만히 포즈를 취해 준다. 습지에서 자라는 각종 식물들이 무언가 싶어 내려가는 중에. 전부 이름표가 있던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그 각자의 어울림이..

트래킹 파트너 UE Megaboom

소유했었던 포터블 스피커 중에서 가장 오래, 만족하면서 사용한 제품이 바로 얼티밋 이어 boom인데 이 제품의 궁금증이 있었다면 바로 두 개를 스테레오 스피커로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소위 더블업 기능이었다. 하나도 짱짱한 출력에 쭉쭉 뻗어나가는 소리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이게 두개에다 스테레오로 좌우 분리된 사운드를 접한다면?그러던 차에 UE boom의 후속 제품이 출시되었다.올 초 애플스토어에서 출력과 저음을 더욱 보강하고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이고, 방수 능력과 버튼 키감 강화, 무선 리시버와의 거리가 최대 30미터 확장된 UE megaboom이란 녀석인데 전작을 만족하며 사용하는데 그 후속은 궁금한 건 당연지사!6월 한달 동안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걸 보고 구입을 내내 망설이다 오지 여행 갈 계획을 잡..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으로 가서

광복절에 3일간의 연휴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다른 건 몰라도 휴일만큼은 민감한 만큼 미리 꿰뚫고 있어야 되니까-비교적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계획은 전혀...네버... 없었다. 날도 더운데 피서 가 봐야 교통체증에 첫 번째 고생, 가서 북적대는 인파에 두 번째 고생, 가뜩이나 예민한(?) 성격에 뻔히 알고 있는 가격대를 훌쩍 뛰어 형성(?)되어 있는 물가로 세 번째 고생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나도 피서철을 피해서 휴가를 갈 참이었다.그러다 가족들 틈바구니에 끼여 광복절 당일 4시간 정도의 고행 끝에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리솜리조트 도착.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을 땐 이미 해는 서쪽 수평선과 가까이 붙어 곧 찾아올 어둠을 암시했다.바다에 낮게 깔린 석양과 그 석양을 따러 나선 고깃배는 ..

해방촌 골목

모처럼 카메라 가져간 걸 안 것처럼 친하게 지내는 형님께서 해방촌으로 놀러 오랜다.물론 따닷한 분위기 연출에 빠질 수 없는 한 가지는 필수품 아니긋나.바로 술!술판이 벌어 지면 카메라에 신경이 뻗히지 않아 해방촌에 들렀다 같이 강남역으로 가는 길에 골목을 잠시 담아 둬야징. 점점 사라져가는 골목 풍경들이 이제는 정겨울 줄이야. 남산 언저리라 역시 전망은 굿이다. 시간과 함께 사라질 약속을 한 판잣집.이제 쓸쓸한 은퇴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After the rain

휴일에 내리는 비를 맞기 위해 가끔 우산 없이 모자와 레인자켓에 의지하며 거닐 때가 있다.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서?예끼! 휴일인데 그 정도는 낭만(?) 아닌가--;;; 허나 이날 만큼은 장난 아니었다.빗줄기가 월매나 굵은지 그 분위기에 압도당해 버린데다 가방에 넣어둔 카메라며 아이폰까지 신경이 뻗히자 서둘러 종종 들리던 카페 테라스에 냉큼 들어가 비를 피했고 커피 한 사발에 한 숨 돌리던 찰나 번개까지 빠직!!!+_+다행히 카메라와 아이폰엔 전혀 지장 없었으니 비가 가느러지길 기다려야제잉 멀찍이 거리를 두자 내리는 비가 다시 낭만으로 보인다--;시간이 비교적 깊어질 무렵의 오후라 곧 해도 떨어질 거고 내 뱃속도 공허해 질 터인데 아니나 다를까 점점 어두워 오던 찰나, 벨소리에 전화를 받아 보니 무지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