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30

학업_20240427

부쩍 더워진 날씨, 아니 여름 같은 봄이라 야외 활동을 하는 사이 내가 사람인지 바베큐인지 정체성 혼란도 겪었다.햇살이 얼마나 따가웠으면 악동 까치도 정신 못차리고, 호박벌도 군고구마가 되어 버렸다.그나마 다행인 건 초저녁 무렵 다시 스원해지기 시작했단 것.학업 2주차에 피곤한 몸을 끌고 주말에 등교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하긴 쉽다면 누구나 다 했겠지만.그래도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여러가지 정황들 중 하나라 올해 목표인 만큼 꼭 패스해야지.햇살이 강한 대신 이파리는 따사롭게 굴절시켰다.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지 악동 까치가 정신을 못차렸다.내가 좋아하는, 친숙한 까치 녀석아, 힘내라, 힘.점심 시간을 활용해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데 산허리에 언뜻 전망대 데크가 보였다.잠깐 동안 양지를 걸었는데 노출..

첫 등교, 또 하나의 도전_20240420

올해 노심초사해서 결정한 학업은 응시에서 예비합격자 명단에 올라 조금 갈등했었다.그래도 최종 합격이 되어 또 하나의 도전에 첫 단추를 끼웠고, 어색하고 낯선 등교를 했는데 하필 첫 날을 골라 비가 내렸다.옛부터 비가 내리면 길조라고 했던가!캠퍼스엔 실로 멋진 나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는데 이 나무는 강의동 출입구 바로 앞의 멋진 나무로 가까이 멀대 같은 미루나무와 쌍벽이었다.어색한 학우들과 첫 날 오리엔테이션과 강의를 끝내고 순항을 예고했다.'난 잘 할거야, 난 자신 있어'

회사 회식으로 만만하게 찾는 그릴1492_20240324

이베리코는 돼지 품종 가운데 하나로 머리와 코가 길고, 귀가 길고 좁으며, 몸이 검은 것이 특징으로 스페인이 원산지다.스페인 흑돼지인 이베리코는 자연 방목으로 도토리를 먹으며 자라 맛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양돈업계 일각에선 "이러다 국내산이 이베리코로 둔갑되는 것 아니냐."라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출처] 이베리코_다음사전오랜만에 모임 저녁 식사는 종종 회사 회식으로 애용하던 이베리코 고깃집.웃고 떠드는 사이 훌쩍 저녁 시간이 되었고, 마지막 유종의 미는 부근 카페에서 수다 떨다 밤 9시 넘어서야 파했다.봄이라 뭘 해도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맛과 식감, 두 마리 토끼와 같은 새조개_20240224

과하지 않은 바다 내음, 쫄깃한 식감이면서 질기지 않은 새조개 샤브샤브를 처음 먹어봤는데 새조개의 공로도 인정하지만 전라도식 스원, 구수한 육수를 만나면서 통제할 수 없는 식욕으로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특히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온몸에 퍼지는 따스함은 감당 불가였다.순차적으로 나오는 맛깔난 음식들.가짓수가 푸짐한 대신 제대로 된 몇 가지만 집중해서 차라리 메뉴의 짜임새는 알찼다.뒤이어 새조개는 정말 새부리 모양이었다.끓는 육수에 3분.쫄깃한데 질기지 않았고, 바다 내음이 퍼지는데 비리지 않았다.거기에 톳 무침이 이리 맛난 줄!여간해서는 음식점에 가면 처음 세팅된 반찬만 즐기고, 아무리 맛나도 추가로 요구하지 않는데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갖춰진 것만 즐기자는 소신도 이렇게 무너질 수 있구나.순식간에 새조..

라떼는 마리야! 고구마라떼_20240222

오장동에서 두 형과 한 잔 뽀개고 헤어져 찬형과 백병원 앞까지 걸어와 뒤돌아서기 아쉬워 투썸에서 고구마라떼를 시켜 도란도란 대화꽃을 피웠는데 가만 정신차려 머그잔을 보니 라떼가 2/3만 담겨져 있었고, 아무리 술이 취해도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이미 찜을 한 상태라 뒤늦게 뭐라 할 수 없잖아.그렇다고 찐~한 사골을 듬뿍 담은 것도 아니었다.

일상_20220914

명동에서 만난 키튼, 지나가는 길이라 피했거니 했는데 구석에 가만히 있는 걸 보면 더이상 갈 곳이 없나보다.턱시도냥이 왔던 길로 나오는데 뚫린 길이 없어 눈에 동공지진 상태였고, 그래서 얼른 가던 길을 재촉하듯 자리를 비켜줬다.여기서 두 녀석이 있다 눈이 마주치자 순서대로 피했다.구석에 몰렸는데 안쪽에 뚫린 길이 없는지 더이상 도망가지 못했다.턱시도냥이 왔던 길로 거슬러 오다 옆으로 쏜살처럼 피했다.얼른 자리를 비켜주는 게 그나마 녀석들에게 협박을 중단하는 것처럼 보여 가던 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