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학업_20240427

사려울 2024. 7. 2. 13:20

부쩍 더워진 날씨, 아니 여름 같은 봄이라 야외 활동을 하는 사이 내가 사람인지 바베큐인지 정체성 혼란도 겪었다.
햇살이 얼마나 따가웠으면 악동 까치도 정신 못차리고, 호박벌도 군고구마가 되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초저녁 무렵 다시 스원해지기 시작했단 것.

학업 2주차에 피곤한 몸을 끌고 주말에 등교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긴 쉽다면 누구나 다 했겠지만.

그래도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여러가지 정황들 중 하나라 올해 목표인 만큼 꼭 패스해야지.

햇살이 강한 대신 이파리는 따사롭게 굴절시켰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그런지 악동 까치가 정신을 못차렸다.

내가 좋아하는, 친숙한 까치 녀석아, 힘내라, 힘.

점심 시간을 활용해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데 산허리에 언뜻 전망대 데크가 보였다.

잠깐 동안 양지를 걸었는데 노출된 부위가 따가웠다.

그때 내가 좋아하는 왕벚나무를 발견하고 그 그늘 아래로 들어와 햇살을 잘게 쪼개는 나무의 자태를 잠시 감상했다.

뒤영벌 하나가 길에서 꼼지락 거리는 걸 보면???

아무리 그래도 네가 밟힐 수 있으니까 입바람으로 훅 불어 화단으로 옮겼다.

강의가 끝나고 즐거운 하교 시간.

의도적으로 걸음수를 늘리기 위해 어느 정도 구간까지는 걷게 되는데 한창 봄의 꽃들이 만개하는 시기라 많은 꽃들을 볼 수 있기도 했다.

하루 종일 햇살 따가운 날이라 피하긴 어렵고 가급적 나무 그늘 아래를 골라서 가는데 그럼에도 뒷목과 뺨따구를 석쇠 위에 올려놓은 기분이었다.

지나는 길에 워낙 화사한 꽃에 다가설 수밖에 없었다.

꽃을 감상하는 사이 다른 지나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바람에 양보를 해줬는데 지나고 나서야 좀 더 사진으로 담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 강의도 잘 들었고, 담주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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