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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선택, 소설 알래스카 한의원_20240405

회사 전자책 대여로 완독을 했는데 넘 재밌는 소설을 발견했다.‘알래스카 한의원’표지는 끝없이 펼쳐진 설원 대신 비슷한 청량감을 주는 하늘빛 일색이었고, 지구상에서 얼마 남지 않은 청정 지대란 걸 암시했다.그 춥고 청명한 지역에 한의원?미쿡에 한의원, 그것도 본토가 아닌 변방과도 같은 알래스카에 지극히 동양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한의원이라니 당연히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일 주일 동안 대여기간 동안 조기에 읽어, 그것도 집중적으로 읽은 건 하루 만에 대부분 분량을 읽어 버렸다.주인공 이름은 이지.복합통증증후군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난해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양한방을 가리지 않고 명의를 찾아다녔음에도 진전이 전혀 없어 진통제에 의존하던 중 알래스카의 한의원에서 이 질환을 치료했다는 논문을 통해 지..

자연의 즐길거리, 인천 영종도_20240331

늘 그랬다.봄이 가까이 오느라 기다린 사이 어느새 봄은 무르익어 멀어질 약속만 남겼다.그래서 집착적으로 봄을 쫓는 사이 깨닫는 바, 계절을 누리는 본능 실현의 과정이 행복이란 것.완성되고, 소유하는 건 잊혀진 과정의 빈자리에 공허가 쌓이고, 과정을 즐기는 건 여전히 뽐뿌질하는 심장의 역동을 느끼게 했다.돌이켜보면 기대가 용해된 과정에서 긴장과 굴곡이 상대적으로 희열을 증폭시켜, 그게 곧 생생한 행복이라, 봄의 기대에 아직 남은 내 인생, 내 건강을 확인하며 새삼 행복을 느꼈다.앞서 그걸 느끼게 해 준 진천, 그리고 이번엔 영종도에 감사 드릴 차례였다.지인 댁에 방문했던 차에 하늘신도시에서 걸어 도착할 수 있는 바다 전망의 씨사이드파크로 갔다.레일바이크가 운영 중이라 멀리서부터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봄의 갈망, 진천 농다리와 미르숲_20240330

누구나 계절에 대한 다짐, 약속, 추억은 있기 마련.내게 있어 봄의 약속 중 하나가 되어 버린 농다리 계절의 청량감을 즐기는 몰취향은 손꼽아 기다리는 의식이 되어 버렸다.미르숲에서 미로 같은 숲길 갈림길에서 즉흥적으로 발길이 가는 대로 길을 걷고,만약 걷다가 길을 잃어도 전혀 상관없었다.결과를 안다는 건 스릴도 없지만 두려움도 없는, 역치 내에서 지극히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최소한 농다리에서 조금 이른 봄 산책이지만 시신경을 자극하는 스펙트럼이 모든 게 아니며, 청각이나 후각 또한 모든 사유의 동조 안에서 결과는 상이했다.그래서 미르숲을 찾아 괜히 방황하고, 쓸데없이 기웃거리며, 정해진 길에도 공감의 가슴을 열어젖혔다.진천 농다리는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에 놓인 다리로 아름다운 모양..

냥이_20240328

이발을 하고 와서 저녁 식사 중 녀석이 저런 곁눈짓으로 째려봤다. 저 눈빛의 의미 뭐지?식사 중 맞은편에 자리잡아 한참 이렇게 있던 녀석이었는데갑자기 요따구로 째려봤다. ‘집사, 머리 왜 고따구냥?’ ‘그럼 네 눈빛은 왜 요따구냥?’식사 후 쇼파에 앉아 있는 모습이 좀 건방진데 어떻게 앞족발을 걸쳐 삐딱하게 있을 수 있나!결국 밤이 되자 집사의 무릎 위로 올라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녀석은 항상 집사의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어 집사는 항상 선택보단 불가항력적 현실에 한 손을 상납하여 최적의 수면을 위해 노력했다. “고양아 고양아, 어떻게 요따구로 생겨 먹었니!” 그러자갑자기 녀석은 눈을 뜨고 빤히 째려봤다.마치 그 눈빛에서 ‘집사, 모라 그랬냥?’ 그렇게 보였던 게 주뎅이에서 이빨까지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일상_20240328

시나브로 봄이 왔고, 그걸 뒤늦게 눈치챈 뒤에야 겸연쩍어 시선을 낮춰 그 컬러의 향기에 잠시 여유를 찾는다.벌써 이 들판의 존재들을 깨우고 있었음에도, 비가 내려 행여 흩어지고 달아날까 물방울 아래 가뒀음에도 뭐가 그리 건조한 삶을 추종한 건지 파릇하던 봄의 기대를 잊고 지냈다.그리 작은 프레임과 그 작은 세상에 가둬둔 내 삶을 이렇게 달래 보는 것도 그나마 좋은 방법 아니겠나.퇴근길에 동탄역 인근에 내려 이발하러 가는 길에 생소한 고수부지를 지나면서 개나리에 이끌리듯 데크로 향했고, 개나리 안내로 세상의 봄에 초대받았다.개나리 십장생처럼 공간에 스스로 갇히지 말라고.이발을 하고 나와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여울공원 봄소식이 무척 싱그러웠고, 특히나 만개를 시작한 목련과 그 꽃잎에..

회사 회식으로 만만하게 찾는 그릴1492_20240324

이베리코는 돼지 품종 가운데 하나로 머리와 코가 길고, 귀가 길고 좁으며, 몸이 검은 것이 특징으로 스페인이 원산지다.스페인 흑돼지인 이베리코는 자연 방목으로 도토리를 먹으며 자라 맛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양돈업계 일각에선 "이러다 국내산이 이베리코로 둔갑되는 것 아니냐."라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출처] 이베리코_다음사전오랜만에 모임 저녁 식사는 종종 회사 회식으로 애용하던 이베리코 고깃집.웃고 떠드는 사이 훌쩍 저녁 시간이 되었고, 마지막 유종의 미는 부근 카페에서 수다 떨다 밤 9시 넘어서야 파했다.봄이라 뭘 해도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선 굵은 주말과 휴일 사이, 부산 기장 장례식장 조문_20240323

여주에서 일행과 작별한 뒤 곧장 기장 장례식장까지 달려 자정 무렵에 도착, 병원 주차장인 줄 알고 차를 세운 주차장은 사실 병원과 무관한 유료주차장이었고, 처음엔 그것도 모른 채 차에서 내리자마자 화사하게 핀 목련을 보며 상쾌한 밤바람에 잠시 심호흡하며 뻐근한 몸을 풀었다.장례식장으로 가자 거기에 따로 주차장이 있단 걸 알곤 잠깐 주차했던 주차비를 결제하고 제대로 주차를 한 뒤 장례식장으로 들어가자 출입구가 조금 복잡해서 헤매기도 했다.때마침 장례식장 1층 일부가 작업과 관련된 분들을 위한 주차장이었는데 바삐 작업 중이신 분들께 여쭤 겨우 찾긴 했었다.중부지방엔 아직 목련 만개 소식이 없었는데 여긴 벌써 이렇게 화사하게 만개한 걸 보면 역시 남부지방의 기온이 포근했었나 보다.이상고온처럼 덥던 낮과 달리 ..

시래기 순대국, 양평 개군 토종순대국_20240323

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 출발하여 끝까지 여행 가이드로서 책임감을 느껴 남한강 여주보에 들렀지만 예전 생각하며 갔다 길을 헤매는 바람에 꽤 시간이 걸렸고, 워낙 봄볕이 강해 오래 있지 못했다.게다가 간현유원지 식당에서 먹은 아침이 벌써 소화가 되어 뱃속은 그야말로 전시상황이라 이른 저녁을 먹자는 의견에 비교적 가깝고 맛집으로 유명한 양평 개군의 순대국밥으로 결정했다.이른 저녁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해서 식당에 들어서자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문전성시라 역시나 싶었다.어차피 국밥이라 주문한 메뉴는 빨리 나왔는데 일행의 폭풍흡입하는 모습을 보곤 너무 강행군했나 싶어 조금 미안했지만 사실은 입맛에 맞아서 맛이 있었단다.무청시래기가 들어간 순댓국이 독특하다거나 덧내가 적다거나 등등 일행의 호평에 괜히 으..

경쾌한 봄,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울렁다리_20240323

완연한 봄에 찾은 원주 간현에서 만개한 대지의 봄볕 아래 천리안을 빌려 산이 바라보던 세상을 품었다.나무의 꿈이 어느덧 뛰쳐나와 가지의 눈으로 영글어 오색빛 현실이 되고, 차디찬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던 대지는 신록의 푸른 춤에 흥이 실렸다.주말을 맞아 길 따라 흐르는 인파 속에서 희망의 미소가 빛을 굴절시킬 때 봄은 앞서거니 쫓아 산으로, 강으로, 벌판으로, 철길로, 허공으로 등 떠미는 진풍경을 보며 봄을 실감했고, 그 따스한 군집에 스며 동화되어 걸음 또한 분주했다.많은 인파가 올 거란 예상과 달리 고속도로는 줄지어 남쪽으로 향하는 덕에 제법 여유 있는 여정을 곱씹었다.단돈 9천원의 행복, 충분히 즐길 자신 있다면 그 9천 원 아깝지 않았다. 소금산그랜드밸리 시설안내 - 소금산그랜드밸리 - 테마..

냥이_20240322

간절기에 입는 아끼는 가죽 재킷을 술에 취했다는 나태함에 묻어 걍 벗어놓았는데 바로 응징당했다.녀석이 그 위에 자리잡아 퍼질러 누웠다.그러다 난데없이 스크래칭을 해버리는 게 아닌가.겨우 녀석을 말려서 걸어놨는데 그래도 크게 표가 나지 않아 다행이었다.만취한 집사가 누워 잠깐 조는 사이 녀석이 다가와 내려다 보길래 얼마나 훔쳐봤냥? 물었더니 그냥 말 없이 집사의 슴가에 올라와 빤히 쳐다봤다.선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알고 보면 무서운 녀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