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559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

늦은 밤에 봄바람 불듯 왠 바람이 불었길래 독산성 세마대에 있는 보적사를 찾았을까? 그렇다고 내 종교가 불교도 아니요 속세를 등지고 싶었던 것 또한 아니올시다.다만 요 근래 들어 대부분 늦다 일찍 끝난 덕분에 내 기분이 상당히 업되다 보니 주체할 수 없는 끼(?)가 발동하야 밤에 그런 발칙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야심한 밤에 으스스한 산이라...바야흐로 바람 조~코 향기 조~은 봄이지 않은가? 보적사가 있는 독산성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전망 와따다.동탄과 세교를 위시해서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전방위를 통해 오산, 병점, 정남과 수원 일대가 화끈하게 보인다.특히나 날 좋을 땐 용인이나 분당도 보일 정도니 부근에서 쵝오의 전망대라 야경 또한 간지가 작살일 터, 마침 그날 또한 약한 연무가 있긴 했으나 그..

봄비가 그치고

봄비 내리던 어느 주말, 저녁 시간에 문득 그 반가운 봄비가 지나간 흔적들이 궁금해 졌다. 세상이 천지개벽하길 바란 건 아니다만 왠지 풋풋한 냉장실 야채가 암시되지 않나?혼자만의 암시라 하더라도 싱그러운 상상을 품고 동네 산책을 감행했다. 센트럴파크에서 반석산으로 오르기 전, 빌딩숲엔 거짓말처럼 조용하지만 조명은 시선을 끌기위해 서로 아우성이다.그 날 가져간 조그만 삼각대 덕에 조리개를 조이고 감도를 낮출 수 있어 노이즈가 없이 선명한 사진을 득템했다. 반석산으로 오르는 계단도 비가 지나간 자리를 여실히 보여 주듯 인적이 없다.잠시 테라스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에도 내렸던 비가 사람들의 관심을 씻어 버렸나 보다. 빌딩숲의 위용이 자못 첨탑처럼 날카롭다.이곳에 많은 사람들은 내렸던 비의 핑계로 반석..

3월23일? 뒤 늦은 발견.

무슨 발견이냐고? 생활의 발견도 아니고 원소의 발견도 아니올시다. 맥북에어에 숨어 있던 내가 찍은 사진들이 그 동안 숨바꼭질하고 계셨으니 이제야 찾아서 올리는데 이번 주중엔 여타 다른 평일처럼 엑백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터이니 귀차니즘 타파하고 왕창 올려버릴껴!미뤄 두기 시작하면 나중엔 내 기억에도, 맥북 안에서도 사장되어 버리니 이 월매나 억울한 일 아닌가, 사진이... 집 앞 근린공원 돌턱 사이에 피어난 들꽃-이름을 모르니 초장부터 진을 뺄 수 없응께로..들에 피면 들꽃 아임메?-을 보며 이 산책의 시작을 고하노라~잉뽀얀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어난 들꽃이 돌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그게 봄이구나 직감하는 순간 그걸 아니 찍을 수 없었다.돌이 겨울이라면 들꽃은 봄이겠지. 그 옆엔 이런 꽃봉오리가 ..

4월4일 여명

춘분이 지났으니 해가 길어지긴 많이 길어질 때이기도 하지만 앞만 보며 달리다 보니 밤낮의 길이 변화가 둔감한 탓에 실감이 난다.아침 출근을 위해 기상해서 문득 밖을 보니 뒤집어진 태극 문양처럼 하늘의 색상 대비가 묘하기만 하다.잠시 후면 지평선 너머에서 솟구치는 붉은 양기가 차가운 음기를 밀어 내고 온통 이글거리는 허공으로 채울 것이다.아침의 설렘은 가끔 이런 예기치 않은 쾌감으로 인해 잠자고 있던 흥분까지 도출해 내기도 한다. PS~엑백스의 색감에 찬탄을 보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일칸토 가는 길

가끔 찾는 맛집(?)을 가서 나오는 음식들을 보면 오로지 입속에서 잘게 씹어서 넘겨야 한다는 일념 뿐이라 남아 있는 흔적은 거의 없다.그래서 음식에 대한 일기는 나랑 상관 없는 특기 같고 난 그저 맛나게만 쳐묵쳐묵하면 될 뿐... 저무는 일몰의 번지는 빛깔들을 바라 보며 휴일 저녁을 맞이하노라니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귀찮아졌고 내가 귀찮으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겠거니 하던 찰나 때마침 찾아온 가족님들 등을 떠밀듯 데리고 동탄 외곽, 자그마한 저수지를 끼고 있는 전망 좋은 이탈리안 레스또랑으로 산책을 하며 데리고 가봤다.물론 내가 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단 것! 예전에 종종 가봤던 본가장수촌-닭이며 오리 요리로 우리 집(?)에서 정평난 곳- 옆 외삼미 저수지를 끼고 이렇게 멋진 레스토랑이 떡!하니 버티고..

단골 휴식처, 커피빈

동탄으로 둥지를 튼 이후 휴식 중에 가장 많이 들렀던 쉼터, 커피빈. 그렇다고 내 전용 공간은 아니다만 어느새 발 뻗듯 편안하게 자세를 취하게 되더니 등받이 각도도 점점 낮아 지기 시작했다. 라마다호텔 1층에 있는 커피빈은 현재 동탄에 있는 1호점이자 메타폴리스의 2호점보다 대선배 되신다.반석산 밑자락에 있는 고로 온 동네방네 싸돌아 다니다 피로감이 몰려 와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쉽게 갈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요로코롬 인도 인접한 곳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 구름과자 먹기도 얼씨구나 좋다.인도가 넓직한 데다 도로 건너 바로 노작박물관과 반석산이 있어 날 좋은 봄, 가을에 앉아 있노라면 운치작렬한다.커피맛도 맛이거니와 이런 주위 녹지가 어우러져 김삿갓이 있었더라면 몇 편의 싯구 정도는 단숨에 ..

휴일에 맞이하는 일몰

올 겨울을 정신 없이 보내다 보니 밤낮의 길이가 유연하단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겁나 해가 길어 졌구나!' 싶어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서산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일몰을 엑백스로 후다닥 잡아 낚아 채 버렸다. 귀차니즘에 계속 되는 무보정 사진들의 행렬.그래도 엑백스를 믿기에..비교적 서늘한 바람에도 해가 점점 길어지는 건 겨울의 아쉬움과 봄의 설레임의 징표겠지?하늘이 맑기만 하다.

창 너머 겨울

유리창에 눈이 쌓이고 그 너머 길엔 알알이 추억이 쌓여 간다.길을 따라 바삐 오가는 사람들의 설렘은 밝혀진 가로등 불빛 만큼 휘양찬란하겠지? 문득 어릴 적 작은 방의 쪽창 너머 세상을 살포시 덮어 가던 눈들이 세상 모든 추악함을 가리고, 춥지만 포근했던 바깥 세상 풍경의 설렘을 알송달송 옛추억을 하얀 도화지에 그리듯 흑백 영사기를 삐그덕대며 돌려서 숨겨져 있던 기억 중 한 송이를 회상케 해 준다.그립지만 형언할 수 없는 지난 날의 소중한 기억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