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3월23일? 뒤 늦은 발견.

사려울 2014. 4. 8. 18:08

무슨 발견이냐고? 생활의 발견도 아니고 원소의 발견도 아니올시다.

맥북에어에 숨어 있던 내가 찍은 사진들이 그 동안 숨바꼭질하고 계셨으니 이제야 찾아서 올리는데 이번 주중엔 여타 다른 평일처럼 엑백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터이니 귀차니즘 타파하고 왕창 올려버릴껴!

미뤄 두기 시작하면 나중엔 내 기억에도, 맥북 안에서도 사장되어 버리니 이 월매나 억울한 일 아닌가, 사진이...



집 앞 근린공원 돌턱 사이에 피어난 들꽃-이름을 모르니 초장부터 진을 뺄 수 없응께로..들에 피면 들꽃 아임메?-을 보며 이 산책의 시작을 고하노라~잉

뽀얀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어난 들꽃이 돌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그게 봄이구나 직감하는 순간 그걸 아니 찍을 수 없었다.

돌이 겨울이라면 들꽃은 봄이겠지.



그 옆엔 이런 꽃봉오리가 자기도 쳐다 봐 달란 듯 당당히 고개를 내밀고 있으니..

처음에 초점을 못 잡는 엑백스가 좀 거시기했지만 이내 구도를 조금 바꾸니 요로코롬 멋진 접사를 만들어 낸다.

흔히 인도에 조경으로 꾸미는 이 꽃-이것도 이름 몰러~-이 이제 곧 피기 시작하면 세상 사람들도 봄을 실감할 듯 하다.



겨울을 밀어 내고 곳곳에 녹색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몇 개월 겨울을 봤으니 슬슬 다른 볼거리도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는 걸 계절이 눈치챘나 보다.



반석산으로 오르기 전, 카페촌에서 일몰을 준비하는 태양이 앙상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쳐다 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봄의 전령사 중 대표 주자인 쑥이 떨어진 나뭇잎 사이에서 그 자태를 귀띔해 준다.



봄 꽃이라고 하면 단연 진달래 되시것소잉.

꽃망울이 활짝 피기 전, 한창 새로운 꿈에 부푼 표정이다.

그 뒷편에 일몰이 보이니 누가 찍었는지 사진 겁나 잘 찍은 거 같다 ㅋㅋ



남들보다 한 걸음 빨리 꽃망울을 틔운 진달래의 뚫린 꽃잎 사이에도 일몰이 보인다.

이거 찍느라 개고생 했다.

부는 바람이 꽃을 그리 흔들어 대는데 어찌 초점도 타이밍도 잡을 수 있어야 말이쥐~



위 사진과 달리 한걸음 늦게 꽃망울을 틔울 진달래의 봉오리가 싱그럽다 못해 한잎에 넣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밋밋한 듯 하면서도 그 시원한 맛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 또한 년중에 아주 잠깐의 희소성 때문이라도 그 충동은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강렬하기만 하다.



반석산에 오르는 내내 고층 빌딩과 앙상한 나뭇가지들 틈바구니에서 일몰이 집요하게 따라 온다.

허나 그게 귀찮거나 투정으로 보이지 않고 정겨운 동무 같다.



반석산 정상을 지나 오산천 방향으로 하산하는 중에도 그 빼곡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일몰의 동행은 여전하다.

그래서 하산을 하며 곧 다가올 저녁이 예견되자 이제는 지는 태양이 그립고 아쉬워 붙잡을 요량으로 처음과 달리 내가 사진을 담아 둔게 아닌가 싶다.



약간 경사진 산비탈에 이렇게 진달래의 이쁜 자태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채 미모를 뽐내고 있다.

접근하려니 생각보다 비탈이 심해서, 괜한 참견이 아닌가 싶어 사진만 담아 두곤 슬쩍 자리를 비켜줬다.



산책로 옆에 핀 들풀도 봄을 맞이하야 누구에게 뒤질새라 얼른 고개를 내밀었다.

겨울을 난 마른 잎사귀들 사이의 녹색빛깔은 곱디곱다는 표현 외엔 생각이 나질 않어.



자전거 주차장에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폐자전거.

얼마나 오랫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까?

가끔 지나가는 길에 흘낏 쳐다 보면 항상 이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는데 타이어 바람이 빠져서 못 달리고 있는 건지 아님 주인에게서 버림 받은 탓에 못 달리고 있는 건지.. 그건 궁금하지 않다만 엑백스 내밀 때 왠지 흑백으로 담지 않으면 섭섭해 할 것 같단 말야.




오산천에서 동탄 방면으로 다시 걸어가다 보니 모처럼 조용한 녹색교가 보인다.

용서고속도로-동탄-수원을 연결하는 간선도로가 있어서 제법 교통량이 많은 곳인데 그 날만큼은 사색을 즐기고 싶었나 봐?

세피아 기법으로 촬영해 놓으니 남산 터널 같구먼, 꿀럭--;;



뽀나스~

반석산 정상에서 잠시 땀을 훔치고 있을 때 까치 녀석이 째려 보면서 `울 집에 왜 왔삼?' 그러면서 열라 짖어 댄다.

아이뽕으로 확대해 찍었더니 역시 사진이 울고 있당.



반석산 정상에서 동탄2신도시 택지 개발 현장을 찍어 봤는데 황량해서 인지 금새 표가 난다.

유일하게 이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던 아파트와 그 너머 경부고속도로가 어렴풋이 보이는데 얼릉 개발이 끝나서 알몸(?)을 가렸으면 좋것네, 그려.

거 참 보기 민망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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