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559

20140510_아카시아향 짙던 날

지난 주 토욜 초저녁 무렵에 반석산 초입에서 부터 동탄 복합문화센터와 여기저기를 찍으며 다닌 사진들인데 카메라 성능도 조코~ 찍사도 참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이...퍽@-@ 그래. 전적으로 티워니 실력에 많이 의존한 사진들을 올려 봄이다.참고로 귀차니즘+뽀샵에 대한 무지로 인하야 전부 무보정 사진. 커피빈에서 아메리까~노 한 사발 들고 반석산 초입으로 가는 동안 내 옆을 놓치지 않고 따라 붙은 친구는 다름 아닌 매캐할 만큼 진하디 진한 아카시아 향이었다.커피향은 입에서 떼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시종일관 아카시아 내음은 가시질 않는데 그 덕분인지 발길을 어디로 돌려야 겠다는 생각보단 그냥 걸어 간 곳이 반석산 초입이었다.이렇듯 아카시아 꽃이 어마어마하게 만발해 있으니 온 천지가 그 매혹적인 향..

20140511_봄비

초겨울과 봄에 내리는 비는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지나간 추억의 무수하게도 파릇한 장면들이 회상되고 막연하게도 설렘과 기다림의 감각이 촉촉해 진다. 단지 고독과 공허의 이미지로 매도하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허상에 너무 길들여 진 것이 아닌가?누구나 기억에 새겨진 추억이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 액자 속에 풍경화처럼 덩그러니 하나만 돋보일 수 없는 것.겨울과 봄비는 조금 차갑지만 습하지 않아 풋풋함을 간직한 이 계절의 뇌리에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간직될, 변질 될 수 없는 나만의 일기 같은 소중함이다.사람들이 떠나 버린 공원에서의 빗소리는 심금을 적셔주는 선율이었다.

20140510_X-T1과 망원렌즈를 선택한 이유

표준 단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스냅용으로 아주 적합하다. 적재적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거니와 엑백스는 특히 단렌즈이면서 고정렌즈라 최적화는 이런 거시여!를 절실히 보여 준 작품이라 하것다잉.근데 문제는 다가설 수 없는 거리의 한계가 있을 때, 가령 강 건너편이나 도로 건너편 또는 약간 떨어져 있는 강조하고픈 포커스가 있을 때엔 사진을 찍어 크롭을 하거나 포기를 하는 수 밖에 없는데 포기하고 나서 미련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경우-그렇다고 진짜 미치겠나^^;- 그런 사례가 쌓이다 보니 집착이 생기더라.집착이 생기니? 결국 질러야지.뭘?망원렌즈와 그걸 장착할 수 있는 카메라를...그래서 색감에 매료된 후지 제품의 선택은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후지 제품 중 어떤 걸 고르냐가 고민이었다.X-T1과 X-E2가 마지..

20140423_다시 찾은 야심한 보적사

이날도 이른 퇴근 덕에 보적사를 찾았으나 연무가 살짝 드리워져 있어서 야경은 조금 자제했지. 그래도 이렇게 여유 부리는 게 참 조~타.그래도 올라가서 여유를 부려야 되니 얼릉얼릉 올라가야겠지? 독산성 정상 보적사에 도착해서 깜깜 으실으실하지만 용기를 내어 서편으로 가 보적사를 바라 봤다.사진처럼 보적사 법당 쪽을 제외하곤 거의 빛이 없어 좀 거시기하다. 서편엔 이렇게 평택화성간 고속도로가 있고 산 밑엔 한신대학교(?)가 어렴풋이 보인다.요따구로 연무가 끼어 있는, 맑지만 약간 우중충한 날이었다. 방향을 약간 북쪽으로 돌려... 여긴 동탄과 세교 방면으로 초점을 의도적으로 흐려 봤다.중심 부근에서 살짝 좌측에 빨간 점 4개가 동탄 메타폴리스 되시것소잉. 보적사 올라 오는 길이 뒷편에 어렴풋하고 그 길 따라..

20140506_석탄일 오산천에서 잠시

잠시지만 사진은 많아서 스크롤 압박으로 만의사하고 따로 올려야 겠더라. 만의사 갔다 바로 점심 식사하곤 오산천 갔으니 시간차는 별로 없겠다. 오산천은 사실 자연 생태하천으로 지정하여 낚시를 할 수 없고 덩달아 기흥(신갈)저수지도 금지가 되었다고 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말 안듣는 사람들은 때려 죽어도 청개구리 심보다.낚시하러 간 사람들이 낚시만 하면 월매나 좋누!쓰레기를 다양화시키고 대중화시키는 장본인들로써, 물론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낚시를 지켜보면 다른데 가기 귀찮? 갈수 없어? 자리를 지킨다는 명분하에 온갖 쓰레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투기한다. 자식들 보기에 민망하지 않을까?허기야 유전자가 그렇게 되었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오산천 이 자리가 철새나 텃새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점점 사라져가는 그들의..

20140506_석탄일 만의사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했건만 잠깐 메타폴리스 들린다는 게 어영부영하는 사이 시간은 훌떡 지나 정오가 가까워졌다.커피빈에 들러 잠시 커피 한 사발하노라니 화단에 그 자태 어여쁜 꽃잔디가 `엥간하면 한 번 쫌 봐주지!'해서 엑백스로 담았는데 난 이 꽃잔디가 정감이 간다.봄에 화단이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꽃나무는 흐드러지게 펴 있음에도 바닥은 여전히 푸르름이 부족한데 그런 배경에 이 꽃잔디는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바닥에 붙어 자칫 허허한 봄화단을 싱그럽게 해 준다.그래서 난 조~타. 꽃잔디를 찍곤 바로 메타폴리스의 고층 건물로 렌즈 방향을 돌려 봤다.석탄일을 축복하듯 하늘도 구름 한 점 없이 이따만큼 광활하고 날씨도 스원~하니 왕성하게 활동하더라도 지치지 않을 만큼 딱! 이었다.이 녀석 키가 크긴 커..

20140505_저녁의 여유

누나 집 식구들과 저녁을 먹고 돌아 오는 길에 봄꽃들이 여유의 최면제에 졸고 있는 것 같다. 유독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걸까?엑백스의 흑백 색감은 마치 살아서 꿈틀대는 것만 같다.거기에 퍼플은 심판을 볼 뿐 주연은 아니다.흑백이지만 고유한 톤이 모두 달라 그들을 바라보는 퍼플은 결코 그들을 무시하거나 으스대지 않는다. 가냘픈 꽃잔디들이 아둥바둥 모여 정점에선 봄의 한 가운데에서 앞으로 꺼질 약속만 남겨 놓은 서운함을 몸소 위로하듯 시들하다.얼마나 남았을까, 올 봄에 누릴 여유는...

20140504_집으로 왔지만

대구에서 집으로 왔지만... 딱히 별다른건 없단 거. 하늘이 어렇게 내 마음을 알았는지 세찬 비바람의 궂은 날씨를 보였는데 그래도 사진은 평안할 뿐, 그래서 내가 여행과 사진에 매료되나 보다. 모처럼 집에서 따스한 밥을 먹는 저녁 시간에 베란다 너머 근래 들어 보기 드문 붉은 광경이 연출되는 게 아닌가!옳다구나 싶어 엑백스를 후다닥 들고 해질 무렵의 이글대는 아름다움을 담아 봤다.두터운 구름 사이에 잠깐의 틈을 노리고 대기로 쏟아져 나오는 뜨겁디 뜨거운 햇살은 그 발이 뻗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대비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햇살이 뻗는 곳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상에 살짝 오렌지색 물감을 풀어 놓은 색수를 뿌려 놓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원래 가지고 있던 그들의 색을 보란 듯이 뽐내는, 그 색상의 ..

들판에 서리는 정겨운 봄

휴일이지만 늦게 출발한 봄나들이 한답시고 딱히 무얼 보거나 듣겠다는 생각조차 없이 나갔다가 들판에 핀 봄의 징표들을 보곤 계획도 없고 예상도 못했던 작은 즐거움에 젖게 되었다.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바람은 어쩌면 기름진 패스트푸드를 먹은 뒤 그 텁텁함을 날리기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와 같은 것이렸다.이름 모를 들꽃의 작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은 감추려 해도 종내엔 주체할 수 없이 튀어 나오는 기침처럼 잠시 주위를 둘러 보는 사이에 눈을 통해 마음으로 몸을 숙이게 하는 마녀와도 같다. 민들레는 지극히 평가절하되는 희생양이면서도 그런 건 개의치 않는 호연지기의 대표 주자 같다.꽃밭을 아무리 화려한 꽃들로 장식한 들 민들레만큼의 뚝심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으리. 차가운 겨울과 초봄의 변칙을 이겨낸 징표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