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71

마지막 특강으로 대구 도착_20181121

특강도 마지막 주, 셋째 주까지 흘렀다.퇴근 하곤 곧장 대구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한 인터불고 호텔로 가기 위해 광장으로 나서자 텅빈 광장에 겨울이 다가온 듯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탈까? 아님 지하철을 타고 동촌역에서 내려 걸어갈까 하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버스를 타고 인터불고호텔 앞에서 내려 우선 체크인을 하고 짐을 두고 나와 망우당 공원을 따라 곽재우동상까지 갔다가 호텔로 돌아온다.셀카봉을 이용해서 유료어플로 촬영을 하는데 수동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거 같다.장노출을 했지만 대체적으로 어둡게 나오는 걸 보면 장노출이 안된다는 건데 내 돈 돌리도! 화랑교의 뻥 뚫린 도로를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차량들. 곽재우동상 옆에 금호강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벤치는 예나 지금이나 ..

둘째 주 캠퍼스 특강 _20181116

둘째 주 이틀 되는 날, 특강을 위해 등교하는 길에 오래된 계단 위 자욱한 은행 낙엽도 멋진 사진이 될 수 있구나. 특강 시간이 약간 여유가 있어 계단도 올라가 보고 계단 위 철조망 너머 오래된 아파트 단지도 훑어 본다.아파트 내에 멋진 은행나무들이 많지만 바닥에 빼곡히 떨어져 터져 버린 은행들로 공기 냄새가 거시기하다.

둘째 주 캠퍼스 특강_20181115

특강 둘째 주, 어김 없이 수요일 퇴근 해서 대구행 고속 열차를 이용하여 대구에 왔다.특강 중 한창 나른한 시간대에 졸음을 쫓고자 반가운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잠시 잊었던 풍경을 다시 확인하는데 완연한 만추를 지나 곧 겨울이 올 날씨다.아침엔 제법 쌀쌀해져 패딩베스트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는 건 흔한 일이고, 겨울 옷을 입고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가을이 남아 있는 나무. 강의동 정문 출입구에 이렇게 국화를 깔아 놨다.향도 매캐하고 빛깔도 눈을 즐겁게 한다. 그 무성하던 신록이 다른 세상 이야기인 양 앙상해지고 바닥은 자욱한 낙엽이 깔려 상대적으로 사진을 찍게 되면 가을 분위기는 물씬하다.도심의 작지만 오래된 캠퍼스라 나무들도 꽤나 무성한데 나무 숲 사이에 사진을 찍을..

첫째 주 캠퍼스 특강_20181108

3주, 목금요일 동안 특강으로 다시 대구에 내려와 캠퍼스 땅을 밟는다.물론 정규 과정은 모두 끝났고 1차 시험 결과는 아직 발표 전이지만, 괜한 자신감으로 따놓은 당상급의 결과를 예상해서 다음을 준비한 것. 짐작은 했지만 역시나 예상은 멋지게 맞았다.정규 과정에서 적극적이고 자신감과 함께 꾸준히 준비를 한 학우들은 2차 준비를 위해 대구로 모였고, 입과 자아도취에 빠진 학우들은 대부분 쫑났다.학업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었던 학우들은 정규 과정이 지나 그간 얼굴을 보지 못한 그리움이 있어 함박 웃음으로 첫인사를 나눴는데 한결 같이 보고 싶다거나 그 때가 좋았다는 푸념을 늘어 놓는다.더불어 3주간의 특강 첫 날이라 저녁 시간에 함께 모여 보고 싶었던 넋두리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사람만 반가운게 아니라 그간..

대구라면 막창 아니겠어_20181016

화욜 학업을 마치고 숙소는 동촌유원지 내 깨끗한 모텔을 선택했다.지인을 만나 소주 한 사발 뽀개기 편한데다 전날은 학우들과 함께 했던 만큼 이틀째 밤은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야겠지. 숙소 바로 옆에 주차장도 넓고 금호강도 인접한 막창집이 있어 거기로 결정, 어차피 금호강이 인접했다고 해도 바로 옆이 아니라면 강을 보면서 소주 꺾을 일은 없고, 이슬을 마시다 보면 강도 생각 안나고.모처럼 먹는 막창이 입안에서 고소한 선물 보따리를 활짝 풀어 놓는다. 다음 선수 삼겹살 입장.특유의 강렬하고 쫄깃한 막창에 익숙해져 삼겹살이 엄청 연하고 맛은 좀 밋밋한 감이 있다.그래도 몇 순배 돌자 삼겹살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천성적으로 술도 그리 좋아하지만 과음은 더더욱 싫어하는 지인들이라 부담 없이 한 자리를 털고 일어나 ..

학습을 위한 대구행_20181015

캠퍼스 정규 과정 이후 3개월 보름 만에 다시 대구 캠퍼스를 밟았다.계절의 변화가 금방 느껴지는 게 첫 캠퍼스 등교는 겨울색이 짙은 초봄이었고, 과정이 끝날 무렵은 6월 말 여름이 내린 시기였다면 이제 가을이 올 무렵이라 올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모두 만끽한다. 월 요일은 고시 준비를 위해 온 건데 이번 주는 3일간, 다음 주는 이틀을 머물고 1차 테스트를 거친다.임박 해서야 긴장이 되고 꿈이 아닌 현실임을 직감한다.얼마 남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_20180824

태풍이 지나간 자리, 아침부터 뙤약볕이 숙소 창만 열어 봐도 폭염을 짐작할 수 있는 풍경이다. 체크 아웃 시각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동촌유원지 투썸플레이스에 가서 크로크무슈에 커피 한 사발로 때우고 바로 출발, 아침과는 달리 오후 시간이 지날 수록 하늘에 구름이 두터워진다.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집으로 출발하는데 태풍이 모든 혼탁한 기운을 쓸어 버린 뒤라 여름이지만 가을 하늘처럼 청명하고, 아직은 태풍의 잔해로 한바탕 빗줄기가 더 쏟아질 기세다. 금호 분기점을 지나며 여러 고가도로가 실타래처럼 엮여 있다. 구미에 다다랐을 무렵 구름의 그림자가 드리워 졌다. 경부 고속도로를 벗어나 중부내륙 고속도로로 갈아 탔다. 다시 상주 분기점에서 당진영덕 고속도로로 갈아 타고 힘차게 내딛는다. 속리산이 가까워지자 ..

이 시절의 마지막 캠퍼스_20180626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마지막 순간은 늘 시작과 다른 두려움과 아쉬움을 남긴다.일상의 타성에 젖어 사진도 남기지 않은 채 그냥 강의가 끝나길 기다리는 습성으로 하루늘 넋 놓고 기다리다 괜한 미련이 자극되어 캠퍼스를 벗어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그렇게 시간은 정신 머리가 느슨해 진 틈을 타고 쏜살같이 줄달음치곤 어느새 장마전선을 끌고 와서 감당할 수 없이 잔혹한 시련의 씨앗을 퍼트리고 달아나 버렸다.한 걸음 더듬고 소화 시키기도 전에 한달음 성큼 멀어지기를 반복하다 보니 까마득한 꼬리의 자취만 아득히 보인다.캠퍼스의 나무들도 앙상한 가지만 위태롭던 초봄에 학업을 시작했는데 어느샌가 짙은 녹색 옷으로 갈아 입고 태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소한 내 기억의 창고 안에 머무르는 비는 화사하게 망울을 터트린 꽃 만..

언젠가 끝나는 시간들_20180620

학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대구역 광장 위에 펼쳐진 거대한 규모의 노을이 아름답다. 첫 강의 참석 때 동대구역 하늘의 석양과 비교해 보면 어차피 같은 하늘에 같은 석양으로 구름이 타오르겠지만, 마지막에 대한 아쉬움을 하늘이 알고 더욱 붉게 타들어간다. 겨울색 짙던 캠퍼스의 앙상한 나무들은 어느새 녹색 울창한 신록을 만개시켜 빼곡한 숲을 만들고, 더위에 쉬어 갈 수 있도록 햇살을 완전히 차단시켜 가뜩이나 살인적인 대구 더위를 잊으라며 편안한 휴식을 도와줬다.교육기간 동안 복잡하고 심란한 일들이 참 많았고, 업무와 학업 병행의 어려움을 어찌 다른 사람들한테 실토할 수 없어 이 나무숲 그늘 아래에서 위안 삼곤 했는데 이제는 정든 작별을 준비해야 될 시기가 가까워졌다.모든 선택한 일들이 어찌 나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