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려는지 바람이 제법 쌀쌀하고 단단해졌다.어김 없이 세찬 바람이 떨구는 낙엽은 자욱할 정도로 많아 겨울까지 든든히 버텨줄 것만 같던 무성한 나뭇잎들이 일시에 우수수 떨어져 금새 가지만 남길 기세다. 조급한 마음에 초점 조정도 하지 않고 그냥 사진을 찍는 실수를 하다니!매년 요맘 때면 초점 조정해서 사진을 찍어야지 다짐하면서도 막상 세찬 바람이 불면 한꺼번에 낙엽이 몽땅 떨어질까 싶어 성급히 사진을 찍어 버리니 주위 사물은 선명하고 정작 포커스 온 대상인 낙엽은 두리뭉실해져 버린다.얼마나 정신을 빼앗겼으면 아예 셔터를 길게 눌러 연사가 다다다다 찍혀 버리는 구만.아쉽지만 올 만추는 이걸로 만족해야지.그냥 넘어가 버린 과거를 생각하며 위안 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