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에도 가을은 수려하다.
평소에 비해 조금 일찍 집을 나서 가을이 펼쳐진 거리를 보면 막연히 걷고 싶어져 나도 모르게 꽤나 걸었다.
그것도 앞만 보며 걷는게 아니라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쉴 새 없이, 그렇게 걸으면 전혀 지치지 않는데 어느 순간 한 자리에 머무는 순간부터 정신 없이 걸었던 피로감이 엄습한다.
가을이 끝물로 치닫게 되면서 떨어지는 낙엽도 많지만 여전히 나무에 지탱 중인 낙엽들은 한결 같이 빛깔이 곱다.
퇴근 후 밤이 찾아오면 낮을 밝히던 햇빛 대신 가로등 불빛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조금 미약하긴 해도 그걸 투정할 겨를이 없을 만큼 여전한 가을의 자태가 아름답다.
걷는 김에 이왕이면 좀 더 둘러 보자고 했다가 오산천까지 가버려 꽤나 무리했다.
하지만 계절이 흐르듯 다시 걷다 보면 금새 그 피로감을 잊게 된다.
빌딩숲 사이로 동그란 보름달이 고개를 내밀고 기지개를 펴며 한껏 뛰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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