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82

일상_20180913

새로 영입한 렌즈의 성능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그냥 써보고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하고 집 가까운 곳으로 다녀 오지 않으면 초조해져 못 견디겠다. 저류지 공원에 도착하여 하늘을 보자 가을 느낌이 물씬하다.거대한 새털구름이 광활한 하늘을 뒤덮고 있는데 마치 비장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오산천을 따라 산책로를 걷는데 노랗게 물든 낙엽을 보자면 가을을 확신해도 좋다는 시그널 같다.낙엽 하나가 거미줄에 걸려 단단히 매달려 있구먼. 몇 장의 사진을 찍어본 결과 당연히 만족은 한 상태로 시작해서 렌즈에 대한 리뷰는 패스하고-내심 귀찮아서?- 후지 조합은 약간 어두운 결과물이 더 애정이 가는 이유는 뭘까?조도를 조정해서 몇 장을 찍어 놓으면 밝은 사진은 뭔가 허전하거나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고, 약간 어두운 사..

일상_20180519

근래 내린 화끈한 봄비로 주말 미세먼지는 자취를 감추고 대기는 청명했기에 간편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새들이 머무는 오산천은 근래 비가 많았다는 반증처럼 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반석산 어딘가에서 발원하는 여울도 많은 비로 인해 떨어지는 물소리가 힘차다. 세상 모든게 평온할 줄 알았는데 개미들은 마음과 다르게 혈전을 치르고 있다. 비가 온 뒤, 생명들은 더욱 역동적이고 부쩍 자랐다.봄에 시작되는 식물은 연약하고 고운 녹색에서 강인하고 짙은 녹색으로 옷을 갈아 입는 중이다. 아이폰에 인물 사진 특화 기능이 있는데 동상도 인물로 인식한다.신통방통~ 녹음만 짙어질 줄 알았는데 적단풍 또한 더욱 매혹적인 붉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아이폰 줌렌즈 첫 사용_20171206

손도 작은 편이고 휴대성도 좋질 않아 큰 화면 아이폰은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노치 드자인 아이폰은 베젤을 확! 줄인 덕에 기존 아이폰과 사이즈가 큰 차이 없으면서 화면이 확! 커지고 줌렌즈가 장착되어 있어 산책 겸 호기심에 몇 장 찍어 봤다. 늘 경계심에 가득한 길냥이도 조금 먼데서 찍을 수 있다.이 녀석 가끔 보이던 녀석인데 워째 비 맞은 것처럼 털이 이렇게 되었나? 새들의 휴식처에 셔터를 누르자 확실히 크게 보인다.허나 폰카의 디테일은 어쩔 수 없고만. 겨울에 나방이 가끔 보인다.추위로 여름 만큼의 활동성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겨울에 나비가 생활하지? 음지에 자라는 이끼와 함께 지난번 내린 눈도 고스란히 얼어 있다.줌렌즈는 인물 사진에 특화 되어 있다지만, 인물 사진을 그리 선호하지 않아 풍경에 잘 ..

집으로 출발하는 길목_20171201

3일의 일정 마지막 날이라 모든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간다.역시나 망우당공원을 지나 동촌 지하철역을 거쳐 동대구역에서 상행 열차를 타면 끝이지. 밤에 지나면서 얼핏 보면 사람이 없는 어둑한 공원에 포졸들한테 하이라이트가 비춰져 있어 개거품 물 수 있을 만큼 무서울 때가 있다.낮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영남제일관은 언제나 이렇게 썰렁하다. 어차피 시간도 넉넉해서 영남제일관 위에 올라 사방을 훑어 봤다.관의 정면은 시원스레 뚫린 아양교가 뻗어있고, 그 위로 차들이 시원하게 질주한다.금호강이 발치에 있지만 역시나 이른 추위로 넓은 고수 부지는 텅 비었다. 망우당공원에서 가장 운치 있는 벤치는 방과 달리 낮엔 그저 전망 좋은 곳에 불과하다.역시나 가로등의 역할도 무시 못하겠구만. 벤치에 잠시 앉아 멀리 가..

도심 산책, 동촌유원지_20171130

전날 밤 대구에 도착하여 인터불고 호텔에 자리를 잡고 해가 중천에 뜨도록 퍼질러 잤다.어차피 2박 예정이라 느긋하게 보내자는 게 한참 선을 벗어나 버린거지.아무래도 절친 두 명을 만나 소주 한사발 거나 하게 기울인 화근이다.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추운 날을 이기고자 두터운 패딩 코트를 하나 걸치고 간소한 백팩 차림으로 호텔을 나서 동촌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고, 마침 호텔이 망우당 공원과 동촌 유원지를 끼고 있어 산책하기엔 그만이었다.도심을 도보로 여행 하자는 취지니까 이 정도 쯤이야!망우당 공원 옆 금호강 하천과 연결되는 절벽에 어느 한 곳이 허술하게 뚫린 거 같아 다가서자 실제 이렇게 내려가는 좁은 길이 있다.한 사람 겨우 지나갈 너비에 절벽을 따라 굽이쳐 결국 금호강 고수부지에 다다르자 실제..

일상_20171126

역시나 첫 눈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눈 흔적은 거의 없어지고 마치 소소한 비가 내린 마냥 땅이 촉촉히 젖어 있다. 반석산 둘레길 음지는 눈이 내리면 녹지 않고 한 동안 자리를 잡고 있는데 초겨울의 날씨가 그들에겐 포근해서 금새 자리를 털게 만드나 보다.가을부터 차곡하게 쌓인 낙엽만이 둘레길을 가득 덮고 있어 눈이 내렸나 싶을 정도. 조카 녀석들이 어릴 적에 많이 데리고 온 장소가 노작호수공원 건너 인공 개울 데크길이라 반석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려 봤다.겨울은 세상이 덜 아름다워 기억 속에 묻어둔 아름다운 기억을 회상하라고 있는 계절인가?웃고 뛰어 놀던 그 악동 같던 녀석들의 떠들썩한 웃음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반석산 습지원은 예전만큼 발길을 두지 않아서 인..

낙엽_20171123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길목은 무엇보다 바람이 많다.그래서 마지막까지 가지에 달려 버티고 있던 이파리는 이런 세찬 바람에 대부분 떨어지게 되는데 떨어지는 낙엽 사진이라도 찍을라 치면 초점 맞추기도 힘들고, 타이밍 잡기도 무쟈게 힘든다.임의로 초점을 잡더라도 그 초점 거리에 떨어지는 낙엽보다 초점 거리를 벗어난 낙엽들이 워째 대부분이라 갈팡질팡하는 사이 제대로 사진 건지는 건 증말증말 어렵다. 요 녀석도 솔빛 공원을 배회하다 다른 자리로 옮기던 중 한차례 몰아치는 바람에 무더기로 낙엽이 떨어지던 찰나 운 좋게 렌즈에 찍혔지만, 역시나 초점은 안드로메다로 가 버렸다.그래도 사진 상 위치가 이렇게 좋을 수 있겠나?운 좋은 날이었다.

베란다 정원과 지상의 가을_20171115

울오마니께서 관심과 애정을 갖고 한 번도 소홀함 없이 가꾸시던 베란다 정원을 모처럼 훑어 보자 어린 생명들이 시나브로 성장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단풍 싹은 이파리 하나 달랑 열렸지만 가을이랍시고 붉게 물들어 소담스런 분위기를 만들었다.모든 생명들은 유년시절에 한결 같이 귀엽다고 했던가? 단풍보다 2년 형인 소나무는 더디게 크는 것 같지만 매년마다 성장을 실감할 정도로 곁가지와 이파리가 부쩍 늘어났다.단순히 눈에 보이는 양분과 햇볕만을 먹고 사는게 아니라 애정도 먹어서 그런지 집 안에서 자라기 힘든 이 야생에 길들여진 녀석도 지칠 기색 없이 야금야금 성장해 간다. 길가에 강인한 생명력으로 관심을 끌어달라는 듯 단풍은 절정의 붉은 옷을 입고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서서히 이파리는 오그라 들고 있어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