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82

계명산 만추_20071117

동면에 들어간 나무처럼 하드디스크 안에서 오랫 동안 잠자고 있던 사진들 중에서 8년전 요맘 때 충주 계명산에서 찍은 만추의 전경이 있었다는 사실**+ 멋진 가을이 계명산에 놀러 온다는 걸 알고 통나무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었다.지형의 등고차가 심해 충주호를 바로 발치에 두고 있는 휴양림이기에 호수와 그 너머 크고 작은 무수히 많은 산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라 늘 여긴 예약이 쉽지 않다.2007년 11월 17일이면 토요일인데 아마도 16일 금요일에 통나무 집에서 하루 기거하고 다음 날 계명산 산책로를 따라 눈으로 그 빼어난 자태를 기억으로 쌓아 두었을 거다. 통나무 집 안에서 창 너머 바라 본 충주호는 바로 발치에서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어 자칫 폭탄주 쳐묵하고 까불면 바로 굴러서 충주호수를 만질 수 있을..

추억의 사색 2015.11.18

주말 나들이_20151114

근래 주말이면 장거리 여행에 비가 내리거나 해서 자전거를 거의 타질 못했고 어제도 꽤 오랫 동안 비가 추적추적 내려 오늘 글렀구나 싶었다. 오후에 베란다 너머 도로가 자전거 타기에 무리 없는 것 같아 앗싸 가오리를 외치며 일단 가출. 가던 길에 보이는 만추다운 풍경으로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아님에도 계절의 약속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이렇듯 자욱한 낙엽을 바닥에 떨구어 놓았다.온 몸을 던지면 폭신할 거 같은데 막상 뛰어 들면 눈에 회오리 일겠지만서리...활동하기도 무난한 날씨라 굳이 두꺼운 옷을 껴입지 않아도 잠시 싸돌아 다니면 적당한 땀이 날 만큼 비가 내린 11월 치곤 포근하다.이른 시간이 아니지만 의외로 날이 좋아 밟은 김에 좀 더 과감하게 오산까지 가기로 했다. 오산천 고수부지를 따라 자전거길로 ..

통고산에서 삼척까지_20151105

여전히 산골에 남아 서성이는 만추의 풍경이 그리운 가을과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운 발로일까? 바다와 산을 아우를 수 있는 통고산으로 가는 길은 늦은 밤, 꽤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행군과도 같았다.영주를 거쳐 봉화를 지나는 36번 국도는 가뜩이나 인가가 드문데 밤이 되면 나 혼자 암흑을 방황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자정이 넘어 잠시 쉬어간답시고 춘양을 들렀더니 온전히 잠든 마을이었는데 외롭게 불을 밝히는 등대처럼 편의점 하나만이 움직이는 불빛의 흔적을 발산 중이라 극단의 반가움이 울컥 치솟았다.춘양하면 일교차가 원캉 커서 해가 진 한밤과 새벽에 거짓말처럼 추운데 아니나 다를까 편의점 여주인은 겨울 무장을 하고 쓸쓸히 매장을 지키고 있었다.따스한 두유 두 병을 사서 하나는 완샷! 하나는 품 안..

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제대로 된 가을 여행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던 중 어디를 가나 넘치는 인파를 어떻게 피하면서 지대로 청승을 떨기엔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다. 인파가 많으면 그만큼 멋진 가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입소문이 덜한 만큼 차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던 중 머릿속에 불빛이 번쩍!올 초여름 반딧불이를 만나러 갔던 오지 마을, 영양이었다.(반딧불이를 만나러 갑니다_20150627) 역시나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영주역에 도착, 일행을 만나 밤 늦은 시각에 영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줄곧 잡아 18시15분 청량리역에서 출발->20시 50분 영주역에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커피 한 잔을 손에 든채 21시40분에 영양으로 출발->봉화를 거쳐 23시 무렵에 영양 도착...

일상_20151021

퇴근길에 부쩍 쌀쌀해진 바람살이 몸을 잔뜩 웅크리게 하여 몸이 찌뿌둥한가 했두마 날 자체가 추운게 맞구나. 가을이 금새 몸을 뺄려고 그러나? 때마침 내 전속 교통 수단인 광역버스에 내려 걸아가는데 이렇게 낙엽이 자욱하게 깔려 걸을때마다 폭신한 느낌에 쓸리는 소리가 살살거린다. 가족들과 저녁을 같이 하기 위해 걸어가면서 가을 야경이 없는 아쉬움을 벗어 던지려고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남겼는데 저 가을 빛깔은 대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게 완전 틀리다.낮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밤은 가로등 불빛을 받아 그 만의 색상이 또 다르군. 이건 사이 좋게 골고루 자리를 틀고 각양각색으로 누워 휴식을 취하는데 낙엽 하나만 보면 누런 것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경쾌하지도 않은 것이 별 볼 일 없는 것을 같이 모여 있으면..

홍천에서의 평온한 하루_20151020

평소와 같은 잠깐의 여유라도 다른 계절엔 지루한 시간일 때가 많지만 가을만큼은 지루할 틈이 없다. 홍천에 들렀던 이틀의 짧지 않은 시간 조차도 난 넘치는 심적 여유로움에 유영할 만큼 타인에 비해 압도적인 많은 추억을 쓸어 담았다. 홍천에 지인이 살고 있다지만(홍천 고사리 채취), 그리고 비발디파크에 가족 여행을 종종한다지만 서먹할 수 밖에 없는건 자유 여행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내 소갈머리에 치밀한 경로와 목적지를 미리 정하기는 싫고.지나던 길에 홍천유원지 이정표를 바라고 무조건 왔더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끈하게 가공된 공원이 아니었다.말 그대로 강 가에 넓직한 공간이 있고 잠시 궁뎅이 붙일 수 있는 곳도 여기를 제외하곤 전무후무한 상태나 마찬가지.막연히 왔던 만큼 실망은 없었지만 ..

한가위 연휴 첫 날_20150926

작년 5일이던 연휴가 올해는 4일로 불과 하루 차이임에도 상당히 짧고 억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한가위 연휴로만 따진다면 하루지만 올해 국경일이 주말이나 일요일에 끼어 있던 탓에 전체 연휴에 대한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전이된 건 아닐까?삼일절이 일요일이요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이 토요일이니 극에 달한 국경일의 감질맛 보소.그래도 한탄으로 헛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노릇이니 다른 연휴처럼 일단 집을 뛰쳐 나와 사람들이 빠져 나가 텅빈 거리를 활보했다. 예전처럼 오산천변 산책로를 바라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자전거를 타고 날아갔다.(2013년 조용한 한가위 연휴 첫 날, 2014년 한가위 연휴 둘째 날의 텅빈 산책로)다만 달라진 점은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했던 만큼 거리를 길게 잡을 수 있었는데 그간 매처..

원시적인 겨울, 구수곡 휴양림_20150124

구수곡을 알게 된 건 작년 가을이다. 가을 바람이 들어 불영계곡 갔던 길에 숙소를 덕구온천호텔로 잡았었는데 거기서 울진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평소 좋아하는 통나무집들이 `총각! 우리한테 관심 좀 갖지?'라고 말하듯이 쳐다 보고 있지 않은가?굳이 새로 생긴 호기심을 억누를 필요 없어 웹을 통해 서칭을 해 봤더니 아홉개의 개울이 합쳐지는 골짜기라?그만큼 계곡이 깊고 다채롭다고 했다.바로 예약 들어갔더니 웬 걸? 이미 12월꺼정 주말 휴일은 완전 매진이다.그럼 1월 도전을 해 보기로 하고 12월 예약 가능일자에 들어가 봤더니 이날 몇 개가 눈에 띄인다.앞뒤 잴 겨를 없이 바로 예약 때리고 트래킹 멤버 호출.전부 나 만큼 좋아하는 걸 보고 아주 흡족하게 예약했던 그 날을 기다렸고 당일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

아이뽕6 시대_20141107

드뎌 아이뽕6의 시대가 개막했다규~예전처럼 박스 개봉기를 한다거나 인증샷도 이젠 귀찮고 늘 써와서 그런지 크게 바뀐다거나 새롭다기 보단 친숙하단 표현이 더 맞겠다. 11/7, 이 사진은 투명 스킨젤리 케이스에 낀 아이뽕6를 아이뽕5s로 찍었더랬지, 11/7, 이게 진정 아이뽕6로 찍은 첫사진이다.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런 새꼬시를 아이뽕6로 바꾼 날 저녁에 또래들과 모여 잡수셨다.회에 안 좋은 세균이 있을까봐 위장 소독약으로 쐬주 한사발~ 11/9, 거실에 거만하게 앉아 내가 유일하게 시청하는 서프라이즈를 한 컷.아름다운(?) 나의 족발이여. 11/9, 서프라이즈 끝남과 동시에 바로 베란다 정원에 가서. 11/9, 그 날 낮에 나왔더니 계절을 잊고 멍 때리는 철쭉이 있더군. 11/9, 밤에 조카들 왔길래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