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집으로 출발하는 길목_20171201

사려울 2019. 2. 16. 03:22

3일의 일정 마지막 날이라 모든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간다.

역시나 망우당공원을 지나 동촌 지하철역을 거쳐 동대구역에서 상행 열차를 타면 끝이지.




밤에 지나면서 얼핏 보면 사람이 없는 어둑한 공원에 포졸들한테 하이라이트가 비춰져 있어 개거품 물 수 있을 만큼 무서울 때가 있다.

낮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영남제일관은 언제나 이렇게 썰렁하다.



어차피 시간도 넉넉해서 영남제일관 위에 올라 사방을 훑어 봤다.

관의 정면은 시원스레 뚫린 아양교가 뻗어있고, 그 위로 차들이 시원하게 질주한다.

금호강이 발치에 있지만 역시나 이른 추위로 넓은 고수 부지는 텅 비었다.



망우당공원에서 가장 운치 있는 벤치는 방과 달리 낮엔 그저 전망 좋은 곳에 불과하다.

역시나 가로등의 역할도 무시 못하겠구만.



벤치에 잠시 앉아 멀리 가는 길의 출발 전에 깊이 둘러 보고 심호흡을 해본다.

모든 심정을 아는지 금호강은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유유히 흐를 뿐이다.



강변으로 내려가서 걸어 볼까?



너른 고수 부지에 휑하니 뻗어 있는 산책로.



망우당공원과 금호강 사이는 이렇게 절벽으로 둘러 쳐져 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절벽은 절벽이다.



절벽에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계단과 연결 통로들이 있다.

이렇게 작심하고 본다면 눈에 들어 오겠지만 무심코 지나는 길에 잘 보이지 않아 이런 계단도 있었구나 싶다.

만추를 지나 초겨울이라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다.



동촌유원지에 오자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리배들은 손님의 간절한 발길질(?)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 오리는 다른 품종인가 보네?

동촌역을 이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해맞이다리가 보인다.

잠시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사발 때리고...



해맞이다리 위에 서서 금호강 하류 방면, 서쪽을 바라 본다.

어디론가 숨어 버린 미세먼지 덕에 대기가 무척 선명하다.

맨날 이런 날이면 월매나 좋것소!



뒤를 돌아 강 상류 방면, 동쪽을 바라 보자 이내 중천으로 향하는 햇살 덕분에 서쪽 방향 보다 확실히 화사하다.

초겨울 추위로 유원지는 텅비어 있지만 이번 여행에서 처음 생각한 목적을 고스란히 달성할 수 있어서 무거운 배낭의 무게감이 느껴질 않았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르지만 늘 이 공간은 큰 변화 없이,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다음에 언제 올지 모를 미래를 기약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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