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80916

사려울 2019. 7. 20. 04:29

휴일에 가을 비가 내리는 공원을 걷는다.

올 여름에 마른 장마에 대한 보상처럼 가을이 되자 비가 내리는 양과 횟수가 부쩍 늘었고, 특히나 지루하고 긴 폭염 뒤의 가을 비라 청량감이 더해진다.



가느다란 비라 우산을 쓰지 않고 얇고 가벼운 방수 재킷을 걸쳐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데다 얼굴에 살포시 닿는 느낌도 도리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평소에도 북적대지 않는 공원 산책로에 비까지 내려 더욱 적막하다.











비가 내릴 때만 만날 수 있는 푸른 잎사귀 위의 물방울들은 지나치게 낯가림이 심해 비가 그치면 금새 어디론가 쏜살 같이 줄행랑 치는 녀석들이라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세상 구경 삼매경에 빠졌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내가 온 줄도 모른 채 서로 조잘 대느라 여념 없다.

약한 대낮의 세상 빛을 쪼아 먹곤 다시 뱉어내는 반짝임은 눈부시게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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