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봄이 왔고, 그걸 뒤늦게 눈치챈 뒤에야 겸연쩍어 시선을 낮춰 그 컬러의 향기에 잠시 여유를 찾는다.벌써 이 들판의 존재들을 깨우고 있었음에도, 비가 내려 행여 흩어지고 달아날까 물방울 아래 가뒀음에도 뭐가 그리 건조한 삶을 추종한 건지 파릇하던 봄의 기대를 잊고 지냈다.그리 작은 프레임과 그 작은 세상에 가둬둔 내 삶을 이렇게 달래 보는 것도 그나마 좋은 방법 아니겠나.퇴근길에 동탄역 인근에 내려 이발하러 가는 길에 생소한 고수부지를 지나면서 개나리에 이끌리듯 데크로 향했고, 개나리 안내로 세상의 봄에 초대받았다.개나리 십장생처럼 공간에 스스로 갇히지 말라고.이발을 하고 나와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여울공원 봄소식이 무척 싱그러웠고, 특히나 만개를 시작한 목련과 그 꽃잎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