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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릿골과 바다 사이 너른 쉼터, 이사부광장_20220824

나릿골에서 내려와 주차가 된 이사부광장을 찾았다.나릿골에서의 전망이 좋더라도 그 아래 펼쳐진 바다와 마을을 볼 수 있을 뿐, 매크로한 형태의 나릿골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다행인 건 나릿골 정면, 마을과 바다 사이 너른 광장이 있고, 그 광장도 제법 규모가 큰 데다 도보길이 비교적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나릿골의 온전한 형태를 볼 수 있기 때문. 이사부광장은 삼척항 활어센터 옆에 있다. 항구 옆 해변을 길게 감싸고 있는 정라진 방파제와 연결되어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해 놓은 테마공원이다. 공원에는 각종 공연과 행사가 열리는 잔디마당을 중간에 두고 야외공연무대와 게이트볼장이 양쪽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광장의 핵심시설은 스카이 데크로 데크를 통해 해변 방파제와 연결되어 있다. 데크에서는 삼척항의..

묵혀둔 정감,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마을길을 따라 좀 더 오르자 언덕의 너른 지세가 펼쳐졌고, 그제서야 파도치는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좀 전 지나온 길은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길이 아니라 인가가 비교적 적었고, 언덕에 올라 좌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인가가 밀집한 골짜기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마을 뒤편 가장 높고 너른 고원 같은 곳인데 여기는 완연한 공원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산책하기 최적의 길이 뻗어있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이라 육각정 전망대와 쉼터가 있었는데 때마침 말벌 몇 마리가 또다시 주변을 윙윙거리는 바람에 오래 있지 못했다. 길과 전경에 몰입해야 되는데 말벌로 인해 연이어 방해받는 기분이라 벩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가야 될 방향을 조금 서둘러 걷자고 생각해야지. 좀 전 지나친 원주민처럼 보이는 분이 ..

감성의 미로 골목,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고행의 세월을 감수한 재조명으로 바다언덕 옛마을이 감성의 보물창고로 각광받으며, 각양의 모습으로 혈관처럼 얽힌 골목은 어느덧 모퉁이마다 많은 사연과 이야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소외는 이 골목이 붐비던 시대에 생소한 외계 파동처럼 여겼건만 또아리 틀고 숨죽인 직선의 무참한 살상 앞에서 한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시간의 통찰을 거친 직선이 무기력할 때 그 위안 또한 비정형화된 길이 철학적 돌파구가 될 줄이야. 오늘도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이정표는 갯마을 그 모습을 그렸다. 나릿골은 삼척 정리항 영진안과 벽 너머 사이 어항의 배를 정박하는 나루가 있어서 붙여진 명칭으로 거주민 3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60~70년대 생화 정취가 남아있는 계단과 골목길, 담장 등을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항구문화가 남아있..

영동고속도로 따라 동해 가는 길_20220823

동해바다와 동해/삼척을 목적지로 궈궈!!!비 내린 뒤라 대기가 이리 청명한 건 축복이자 행운이고, 피서철 끝물이긴 해도 여름과 가을이 묘하게 뒤섞인 정취는 뒤돌려차기하는 맛이 있었다.수평선이 이다지도 선명하고 간결하게 보이는 날, 축복과 행운을 절감했다.원주를 지나면 전형적인 강원도 지형인 장벽 같은 겹겹이 산세를 만날 수 있었다.우측에 거대한 치악산이 자리 잡고 있는데 비로봉 일대 정상은 구름에 가려졌다.둔내 즈음 지날 무렵, 비가 내린 뒤라 대기는 이보다 청명할 수 없었다.덩달아 기분은 업업!방향지시등은 차량을 구성하는 디자인의 구성 요소일 뿐, 무법천지의 차량은 실선, 점선도 구분 없었다.평창 둔내를 지나 청대산 자락의 둔내 터널을 지나면서 드넓던 하늘은 순식간에 달라졌다.메밀꽃 필 무렵... 봉평..

한아름 자연 속, 청도 운문산 자연 휴양림과 운문호_20220707

해맑은 여울이 지저귀고, 큰어른 높은 산세 부락을 이루는 품 안의 자연은 새하얀 옥동자처럼 어미 품에서 달콤한 오늘을 노래했다. 찌는 여름, 나지막한 풀벌레 속삭임도 그늘 아래 단잠을 추스르는 자장가일 뿐. 백두대간 옆자락에 우뚝 솟은 고봉이 군락을 이루는 영남 알프스는 어디를 가나 거대한 장벽 마냥 하늘로 뻗은 능선이 즐비했다. 지구촌 어디를 가나 매력 움튼 곳 없겠냐마는 69번 지방도를 감싼 산세는 마음도, 경사도 급할 겨를 없이 어느새 동쪽 망망대해 숨결도 코끝에 닿았다. 청도 운문산 자연 휴양림은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산 29-6(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로 763)에 개장한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2000년 8월 17일에 개장, 지방도 985호선 변 운문산 기슭에 위치한다. 백두대간 낙동..

속리산 아래 기개 곧은 벼슬아치, 정이품송_20220613

저물어가는 하루의 시간이 극적이었다면 수백 년 동안 단 하루도 소홀하지 않았던 소나무는 이 하루가 어땠을까? 역치는 자극에 쫓겨 무뎌지듯 수령님은 시간의 파고가 그저 숙명의 무수한 털 한 끗도 되지 않겠지? 저녁 식사로 들른 식당 쥔장이 유기묘를 거두고 나서 두 번째 출산으로 5마리 키튼을 선물했단다. 가만 보고 있으면 심장이 멎을 것 같아 그 자리를 벗어나면서 내게 무턱대고 궁뎅이를 내민 털보숭이 어미에게 냥캔과 항생제 선물로 응수했다. 이를 보면 생명의 위해함과 강인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이품송은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에 있는 수령 600~700년의 소나무. 1962년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었다. 조선 세조가 얽힌 전설이 있어 대중들에게는 한국의 천연기념물 중에서도 매우 유명하다. [..

하늘을 향한 기암의 욕망, 속리산 문장대_20220613

갈망일까? 소외일까? 갈망이라 하기엔 속리산 능선의 바위 봉우리가 도드라진 절경에 편향적일 수 있고, 소외라 하기엔 속리산 전체를 이루는 자연의 조합이 절묘한 화합을 이룬다. 속리산이라 함은 문장대로 인식되는 이유, 오른 뒤에야 비로소 긍정할 수 있었다. 산을 이루는 자연의 갈망이 모여 하나의 문장대라 읽히고, 그 문장대를 가기 위해 갈망의 곡(谷)을 하나씩 밟으며, 평이한 것들 가운데 특이한 하나가 마치 군계일학을 표현한 자연의 언어 같았다. 비록 자연을 훼손한 철학의 타락도, 문명의 이기도 백두대간의 위대한 심연 앞에서 초라한 행색일 수밖에 없는 자취를 한 발 떨어져 숙연히 바라보는 가운데 억겁 동안 인내한 문장대의 잔주름은 통찰의 표식이었다. 청법대 자태 또한 속리산의 빼어난 요소 중 하나였다. 신..

신선들이 노니는 속리산_20220613

거듭된 간절함에 소망이 결정체를 이루고 차곡하게 쌓인 소망이 성취란 결실이 된다면 켜켜이 쌓인 돌이 자연의 거룩한 손길을 거쳐 하나의 산이 된다. 삶이 한결같은 형상을 그리겠냐만 산 또한 어느 하나 같은 모습일 수 없었고, 먼 길 달려와 잠시 가부좌를 튼 백두대간이 유형의 신으로 하늘을 기리는 곳, 속리산이 아닐까? '속리산=문장대'란 공식을 버리고, 그와 함께 정갈히 앉아 각자 찬연한 화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또 다른 세상에서 작은 능선길의 질감을 손끝으로 듣는 사이 어느새 고유 명사처럼 각인된 혼을 기렸다. 계속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던 경업대에 서자 마치 거대 공연장의 홀에 서서 객석에 자리 잡은 여러 신들의 울림을 듣는 착각에 빠졌고, 그로 인해 세속의 잡념은 공연의 소소한 에필로그처..

유희의 찬가, 치악산 종주능선과 남대봉_20220504

칼날 같은 능선은 아니지만 치악산의 종주능선길을 걷는 건 무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유희로 가슴 벅차다. 전형적인 오솔길로 길 폭은 한 사람 지나기에 자로 잰 듯 알맞고, 길가 유기물은 어느 하나 특별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하찮은 것 하나 없이 여느 길과 완연히 다른 기분으로 착색시켜 이따금 정신 나간 사람처럼 충족된 목적에 한숨 응수하며 오를 때의 고단함을 잊게 만들었다. 길이 아름다운 건 그 길의 필연을 역설하기 때문이고, 또한 오래된 시간의 자취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이 잉태된 땅에 불쑥 들어서 환영 받지 못하는 불청객은 길로 인해 손님이 되고, 친우가 되며, 때론 제자가 된다. 비록 뿌연 대기가 세상으로 뻗어가는 시선을 시샘하고, 용인하지 않지만 이 길에서 만큼은 세속과 다른 민낯을 하나씩 열거..

신선의 세계, 상원사_20220504

중력은 약하고, 자태는 묵직한 사찰인 상원사는 남대봉으로 가는 길이라면 꼭 들러야 된다. 탐욕의 비늘이 있는 자리에 나지막이 울리는 산내음이 있고, 둔탁한 엔진소리 대신 발자국 소리마저 숙연하게 만드는 은은한 풍경소리가 있다. 치악산의 파수꾼처럼 잔혹한 세속에서 우뚝 선 절벽 위 큰 어른. 실크로드의 오아시스처럼 유혹이 난무한 산행 뒤에 눈과 가슴으로 갈증을 깨친다. 힘든 여정의 감로수, 치악산 남대봉/상원사_20210817 평소 산을 거의 타지 않는 얄팍한 체력에도 뭔가에 이끌린 듯 무작정 치악산기슭으로 오른 죄. 평면적인 지도의 수 킬로를 우습게 본 죄. 시골 출신이라 자연 녹지의 낭만만 쫓은 죄. 여전히 대 meta-roid.tistory.com 상원사에 들어서면 누구나 약속처럼 감탄사를 남발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