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49

일상_20171205

대구 가기 전 예약신청 했던 아이폰 X을 받았으면 좋으련만 다녀온 사이 집에 떡하니 배송되어 왔다.아쉽지만 아이폰 배송일자에 내 계획을 맞출 수 없응께로 지금부터 잘 사용해야지. 잠깐의 짬을 내서 다녀온 만의사는 요맘 때 늘 조용하다.주말 휴일이나 명절, 석가탄신일에는 한 해가 지날수록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는데 평일은 이렇게 한갓지다.오마니 뫼시고 갔던 때가 딱히 분명한 목적 없이 그저 휑한 적막을 즐겼던 듯.

황금 한가위 닷새 날_20171004

한가위 제사를 지내고 가족들과 남는 짬을 이용하여 무얼할까 고민하던 중 일단 무봉산자락 넘어 용인으로 가닥을 잡고 출발, 바다는 아니지만 확 트인 전망을 첫 번째 테마로 잡았다. 용인 이동저수지는 동탄 인접 담수 호수 중 신갈저수지, 고삼저수지와 함께 거대한 호수로 유명하다. 한가위 당일이라 성묘객들과 뒤엉켜 동탄 방면으로 들어오는 차들이 엄청나게 늘어나 정체 구간이 기나긴 꼬리처럼 늘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지만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터라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여름 내음이 남아 있어 호수 특유의 비린내와 살짝 더운 감도 있었지만 이동저수지를 처음 접해본 가족들은 내륙에 이런 큰 호수가 있었음에 감탄사를 내뱉느라 조금 불편한 날씨를 느낄 겨를 없었다.허나 신갈저수지처럼 공원화가 되지 않아 야생의 자연을 ..

남원 행차 둘째 날, 남해 충무공 순국공원과 작별_20170621

남해대교를 건너 초입에 충무공 순국공원이라는 이정표를 슬쩍 본 기억이 남아 남해를 빠져나가는 길에 이정표가 있던 공원의 초입에서 급히 차 핸들을 꺾었다.아이폰 지도상에서 흔하게 보던 공원의 규모와 사뭇 달랐기 때문이기도 했고 명색이 충무공이라는 단어를 본 마당에 그냥 지나치면 괜히 얼렁뚱땅 넘어간 양심의 가책으로 남은 시간 동안 찝찝할 거 같았다.근데 여기도 주차료와 입장료를 받는 구먼.역시 돈은 많은 난관을 뛰어 넘게 해 준다. 넓직한 주차장과 공원 초입에 딱 트인 전망의 갯벌이 있었건만 남원과 뱀사골 초입을 갈려면 겁나 빠듯한 시간이라 대충 훑어 보고 관음포 전몰 유허지의 첨망대는 꼭 가보자.게다가 그곳을 지나 바로 옆에 이순신 영상관이 있었지만 거긴 또 입장료를 내야 된단다.돈은 둘째 치고 촉박한 ..

남원 행차 둘째 날, 절벽에 선 보리암_20170621

보리암은 우리 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남해도 남단의 금산 남쪽 언저리에 있는 작은 절로 절벽에 세워져 남해, 특히 한려해상을 발치에 두고 관망할 수 있어 전망 '왔다'다.남해보다 큰 섬은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 정도. 보리암을 가기 위해 거치는 금산 복곡주차장을 거치는데 그 옆에 완전 바닥을 드러낸 복곡저수지를 보면 올 가뭄의 심각성을 알 수 있고 더불어 남해 공무원들의 불친절도 심각했다.주차장 내 특산물 매장이 있어 화장실이 있겠거니 주차 선 안에 차를 세워 놓았는데 버스가 지나다니지 못한다고 차를 빼란다.근데 특산물 매장 앞은 주차 선도 없었건만 그 앞에 차를 세워 놓았길래 그 차는 왜 방치하냐고 했두만 매장에서 특산물 구입하는 차라 잠시 세워 놓는건 괜찮단다.나중에 보리암을 둘러 보..

석가탄신일 전 미리 찾아간 만의사_20170426

무신론자이면서 오마니 기도는 종교적인 차원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모셔다 드리고 나는 조용한 사찰에서 봄바람 맞으며 기분 전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부모의 자식에 대한 기원은-최소한 우리 오마니께선 그렇다- 굳이 종교에 완전 의존하는 게 아니라 지극한 기원 중 단지 일부에 지나지 않으니까 예전처럼 그걸 굳이 거절하거나 비판?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때마침 올 석가탄신일은 여느 해와 달리 좀 빠르게 5월 초라 미어 터지는 고행은 피하기로 하고 미리 느긋하게 다녀 오기로 했다. 사실 만의사는 가깝고 만만한 거리라 다니시는 거지 내용물은 그리 흡족하지 않으시단다.왜냐?모든 종교의 타락 징후는 바로 세속에 젖어 들듯 돈독이 올랐다는 건데 여기는 딱 유전자가 돈의 DNA가 티 난다.그래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하..

일상_20161218

여긴 그닥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싶은데 오마니와 함께 갈 수 밖에 없었던 만의사.겨울 찬 바람이 예외 없이 세찬 곳이라 든든하게 입고 찾아 간 날은 겁나 조용해서 사진 찍기 좋은 기회이긴 했지만 애시당초 모든게 귀찮은 날이라 그저 몇 장만 흔적을 남겼다. 바람에 휘날리는 연등은 그래도 보기 좋다.왠지 역동감과 성스러움이 공존하는 것만 같단 말야. 익살스런 동자승들이 한데 모여 재잘 거리는 것만 같다. 의외로 이 동그리 불상도 귀엽네.장난끼 많은 누군가가 동전을 이게 만들었다, 재치 만점이지? 이 기왓장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소원을 새겨 쌓아 놓았다.어떤 종교든 이제는 돈지랄에 풍년이구먼.어떻든 소원이나 팍팍 성취시켜 줍쇼들~

일상_20161008

몸에서 새록새록 기생하던 각종 습진들이 창궐할 무렵, 난 가려움에 항복하고 주말 이른 아침에 병원을 찾아야만 했다. 가을의 청량감을 가득 누리면서 나를 가렵게 한 녀석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신념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는 여름이 물러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건 벌써 성급히 가을 옷으로 갈아 입었네! 따사롭게 내리쬐는 가을 햇살과 더불어 길가를 가득히 덮은 국화는 호랑나방들의 안식처가 되어 퍼질러 일광 중이시다. 걷는 김에 주말 아침의 조용한 거리를 막무가내로 산책해 본다.전형적인 가을의 드높고 청명한 하늘에 맞춰 햇살은 겁나 따가운데 찌든 여름을 씻어 주는 보약 같은 날씨라 지친 육신에 생기를 불어줘 마치 이 상태라면 하루 죙일 걷더라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만 같다.그렇다고 걷겠나마는. 독실한 ..

제천 가족나들이, 첫 날 _20150717

6월20일에 충주를 다녀온 이후 다른 가족들의 호응에 이번엔 누님과 매형의 추진으로 3일간 제천 리솜포레스트를 중심으로 다시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다.늦은 오전에 출발하여 평택제천고속도로를 경유, 충주에서 38번 국도를 거쳐 정체 구간 없이 무사 도착했다. 리솜 포레스트는 지리적으로 산에 완전 둘러 쌓여 있는 만큼 박달재 휴양림 초입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야 되는데 그 길목에 단아한 사찰이 있어, 마침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넉넉하여 경은사를 잠시 들렀다.경은사 아래 자그마한 바위 봉우리가 있고 그 위에 사탑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이 절에서 만든 작품일게다. 어느 절이나 있을법한 탄생의 내역을 주저리주저리~ 큰 돌에 새겨 놓은 경은사가 초입에 떡! 버티고 앉아 있다. 올라가는 돌계단인데 아랫쪽에 포커싱한 사..

석가탄신일 사찰_20150523

성탄절이면 교회에 사람들이 모이듯이 봄의 정점인 석가탄신일엔 절이 북새통이다. 오죽했으면 사찰과 한참 떨어진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사찰까지 셔틀이 운행할 정도니 한 번 정도만 겪어봐도 답이 나온다.오마니 종교기도 해서 개고생을 피하기 위해 올해 만큼은 당일이 아닌 이틀 전 23일에 방문을 했더니 그짓말처럼 한산했다.이 정도만 되더라도 느긋한 종교 축제를 호기심 가득 관전할 수 있을터인데. 만의사가 동탄에서 가장 접근하기 편한 큰 사찰이라 올해도 여기로 갔더니 주차장 겸 마당에 공사하던 이유가 바로 이런 연못을 만들려고 했었나보다.과거 습성이 익숙해서 그런지 없을때가 충분히 더 좋았고 분위기도 따스했었는데 이걸 만들어 놓으니 가공된 느낌으로 사찰 특유의 세속과의 경계가 없어져 버려 아숩다. 연등의 행렬이 구..